공구상탐방
전남 영광 와룡투
장사가 잘 되는 공구상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 특히 지역에서 잘되는 공구상은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매년 큰 매출을 올린다. 규모도, 구색도 남다르고 대를 이어가며 사업을 하는 경향이 크다. 전남 영광에 위치한 와룡공구도 영광 지역을 대표하는 잘되는 대형 공구상이다.
2022년 현재 인구 5만 2천명의 영광군에는 영광굴비 이외에도 자랑스러운 명물이 있다. 와룡공구라는 공구상이다. 와룡공구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은 물론 광역시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소매판매 중심의 초대형업체다. 30년 전 시작한 ‘와룡공구’는 창업자인 오재종 대표가 경영하고 있으며 5년 전 새롭게 건물을 올린 ‘와룡투’는 아들인 오선재 실장이 운영한다.
“저는 와룡공구를 창업하신 아버지로부터 장사하는 법을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군대를 전역해 집으로 돌아와 보니 기존에 있던 와룡공구 건물은 그대로 두고 부모님이 새롭게 와룡투 건물을 올리셨더라고요. 그리고 공구와 더불어 생활용품 판매로 품목을 확대하고자 하시더군요. 군대 전역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제 나이가 23살에 불과했습니다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 아들인 제가 집안 가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말씀대로 이왕 하는 것이라면 최고가 되고 싶고요. 다행히 부모님을 비롯해 저희 직원분들 모두 마음을 합쳐 지역에서 함께 일한 결과가 좋은 매출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와룡투를 운영하는 오선재 실장은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이지만 매입, 매출, 직원관리, 제품진열, 손님불만 응대 등 전 사항을 책임지는 경영자로 일한다. 5년 전부터는 새로운 신제품을 도입하는 일은 전적으로 그의 생각과 의견에 따라 결정된다. 와룡공구와 와룡투는 영광읍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불과 25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교통과 주차도 편리해 영광군은 물론 주변 반경 30km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다양한 공구와 생활용품을 선보인다.
‘와룡투’는 공구와 더불어 생활용품 종합매장이며 ‘와룡공구’는 공구 및 철물, 농기구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사실상 같은 업체라고 볼 수 있으며 도로 하나를 두고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나란히 위치해 있다. 와룡투는 휴일이 없다. 1년 365일 가게문을 연다. 반면 와룡공구는 일요일에 문을 닫지만 와룡투를 통해 일요일에도 손님이 공구 구매가 가능하다.
“와룡공구 건물 3층이 저희 부모님과 제가 살아가는 집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려와 가게 문을 열고 저녁 8시에는 문을 닫죠. 일요일에 손님이 특정 공구를 찾으시면 아버지께 가게열쇠를 빌려 공구를 찾아 판매합니다. 저희 가게에 오시는 손님분들은 영광지역 주민만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멀리서는 고창이나 함평지역에서 저희가게로 오시는 분들도 계세요. 지역에서 장사를 한다면 지역민의 마음을 생각해야죠. 멀리서 시간 내어 오셨는데 헛걸음 하시면 속상하시잖아요. 공구를 찾으시는 분들은 오랜 단골분들이 많으십니다. 어차피 아들인 제가 와룡투에서 생활용품과 공구를 함께 판매하는데 찾으시는 공구가 와룡공구에 있다면 문을 열어 찾아 드려야죠. 와룡공구와 와룡투가 성장하는 것은 모두 주민분들의 애정덕분입니다.”
와룡투가 취급하는 물건은 대략 5만 2천여가지 제품이다. 다양한 공구를 비롯해, 세제, 화장품, 영양제, 그릇, 가구, 조리기기, 육아용품, 캠핑, 원예용품 등 대기업 대형마트보다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와룡공구의 다양한 공구가 더해지니 먹는 것 빼고 다 판매하는 업체가 되었다.
현재 와룡에서 일하는 전체 직원은 10여명이다. 온라인은 편리하지만 전통적인 소매 판매도 그 매력과 재미가 있다. 와룡은 공장 납품이나 건설현장 납품, 온라인 판매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소매로 손님의 발걸음을 잡는다.
“저희는 구색으로 승부하고 동시에 서비스로 승부 합니다. 물건이 많이 있으면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새로운 물건을 만나게 되면 내게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죠. 아버지께서 공구상을 운영하시다가 생활용품으로 구색을 확대하셨는데 신제품 매입은 제게 맡기셨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좌충우돌 했습니다. 잘되어도 내 탓, 잘 안되어도 내 탓이죠. 책임감을 느끼고 지역민들이 필요해하는 생활용품을 찾는데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신제품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구매했는데 판매가 되지 않으면 악성재고가 될 뿐이죠. 아무리 큰 건물에서 장사를 하더라도 소매 장사를 하는데 공간이라는 것은 부족하게 느껴지거든요. 무조건 구색이 늘리는 것이 아닌 지역 주민분들이 찾는 제품이 무엇인지 연구해야 하고 회전율이 높은 제품과 아닌 제품을 구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소매 판매만으로 직원을 10명이나 고용할 수 있었던 것은 오선재 실장이 물건을 매입, 진열하는 능력을 키워서다. 판매 추이를 분석해 재고를 늘리거나 줄이고 새로운 제품군 도입과 퇴출을 반복하면서 와룡공구의 매출은 지난 5년간 크게 늘어났다.
가게와 제품에 애정이 있는 사장님은 판매하는 제품의 진열과 전시에 신경을 쓴다. 와룡공구와 와룡투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 진열과 전시하는 능력이다. 그 실력은 국내 최고 수준. 바코드는 물론 가격표까지 부착되어 있으며 조명도 아낌없이 설치해 마치 백화점에 방문한 느낌이다. 와룡공구를 창업한 오재종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최고가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죽기 살기로 하는 것이죠. 제 성격이 또 그러하고요. 이런 저의 고집을 아들 오선재 실장이 잘 이어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있다고 최고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30년 전 영광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정리 정돈과 진열에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좋아할까. 어떻게 하면 손님분들이 인정하고 제품을 존중할까 생각했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이제는 오선재 실장이 대표가 되어 와룡투와 더불어 와룡공구도 잘 이끌어 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30년 전 공구유통업을 시작한 제 나이가 지금 일하는 아들의 나이와 비슷합니다. 이제는 아들이 중심을 잡고 사업을 해야죠. 와룡이 성장한 것은 모두 지역 주민분들과 직원분들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서비스 하겠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그냥 건물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와룡공구는 그러지 않았다. 25년 공구장사를 하며 모은 자산을 다시 새로운 건물에 투자해 확장 도전을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남 영광 지역민들의 편의로 이어졌다. 공구부터 생활용품까지 한 번에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 매년 성장하는 와룡공구와 와룡투가 앞으로 더욱 크게 성장 할 것이 기대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