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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전남 여수 라움 하드웨어

 

가게 이름도 내부 인테리어도 차별화된 매장을 원한다

 

전남 여수 라움 하드웨어 박용수 대표

 

 

 

 

올해 4월 오픈한 전남 여수 라움 하드웨어는 간판부터 매장 내부 인테리어까지, 
뭔가 여타의 매장과는 다른 철물공구상이다. 
박용수 대표는 애초부터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매장으로 꾸미고 싶었다 말한다.

 

건설사 근무하다 매력 느껴 차린 공구상

 

인터넷 블로그에 올라온 라움 하드웨어 사진을 보자마자 ‘이 공구상은 한 번 취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번쩍거리는 매장 바닥. 먼지 없이 깔끔하다는 바닥은 여러 공구상에서 보았지만 대리석처럼 번쩍거리는 바닥은 난생 처음이다. 혹시 입주 전부터 원래 이런 바닥이었던 걸까?
“제가 설치한 바닥이에요. 마블 에폭시 바닥이라고 하는데 번쩍이는 게 대리석 같죠? 하하. 진짜 대리석을 깔긴 비용이 좀 세고, 그래서 일반 에폭시가 아니라 대리석 에폭시 바닥을 깔았습니다. 카페 같은 매장에서는 이런 바닥을 많이들 하죠.”
올해 나이 34세 라움 하드웨어 박용수 대표는 원래 건설사에 근무했었다. 회사에 다니다 발주한 물건을 가져다주는 납품 업체를 보곤 ‘매력적인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해 남의 돈을 받는 회사원이 아닌 ‘내 사업’을 한다면 철물공구상이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가게 이름부터 남다른 철물공구상

 

매장 오픈 전, 대표가 가장 먼저 생각했던 건 다른 공구상과는 다른 ‘차별화된 매장’이었다. 그래서 바닥도 일반 공구상에서는 볼 수 없는 마블 에폭시로 설치했고 가게의 이름 또한 그런 생각에서 정한 것이다.
“다른 업체들을 보면 가게 이름이 ‘무슨무슨 철물’이나 ‘무슨무슨 상사’가 많잖아요. 그런 업체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이름을 좀 다르게 짓고 싶더라고요. 철물점이나 상사는 오래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름을 라움 하드웨어 라고 지었어요.”
일반 매장에서는 보기 힘든 매장의 로고. 육각볼트와 스패너가 그려진 라움 하드웨어의 로고 역시도 대표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디자인적인 감각도 갖고 있는 박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블랙 앤 화이트’ 컬러로 매장 인테리어도 통일했다.
“맨 처음 건물에 입주했을 때, 이 건물이 신축이라서 아무 것도 없었어요. 매장 내부 페인트도 제가 직접 칠했죠.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요. 그리고 진열장 같은 소품들도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검은색으로 들여놨어요.”
한참 이야기하는 대표의 옷 역시 블랙 티셔츠에 화이트 면바지였다.

 

매장 인테리어와 대표의 패션은 둘 다 블랙 앤 화이트.

 

일반 진열장 대비 1.5배 가격의 진열장

 

라움 하드웨어에 설치된 진열장은 색깔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대형 마트에 설치된 진열장처럼 가격표를 끼워 넣을 수 있는 진열장이다. 가격은 일반 진열장의 1.5배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돈은 더 들었지만 고객들은 매장 인테리어를 보곤 다들 ‘세련되고 예쁘다, 공구상이나 철물점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오픈한지 아직 반년도 안 됐지만 매출액은 대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다.
“사실 오픈하고 1년 정도는 공칠 줄 알았어요. 공구상은 빵집이나 식당처럼 소위 ‘오픈빨’을 받는 업종이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월세나 관리비를 제가 가진 돈으로 메워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도 매출액이 점점 늘더라고요.”
오픈 초기엔 매출액의 70~80%가 소매 매출액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공공기관으로부터 발주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 한다.

 

 

가격표 붙이며 공구에 대해 공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격표를 끼울 수 있는 진열장을 설치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처럼 대표 역시도 공구에 대해, 공구 가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매장 꾸미면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가격이 무조건 붙어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손님들이 와서 물건 가격을 물어보는데 저도 모르면 책임 쪽에 전화해서 물어봐야 하고…. 그래서 애초에 진열 제품마다 가격을 붙이면서 나도 알아가자 했던 거죠.”
부착된 가격표 덕에 한두 번 매장에 와봤던 손님은 가격을 묻지 않고 자기가 직접 물건을 들고 카운터로 온다. 가격을 묻는 손님은 처음 온 손님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제품 아래에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정리해 붙여 뒀다. 방문한 고객이 직접 읽어 보고 공구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설명을 정리하면서 대표도 공구에 대해 공부했다.

 

 

이름난 대형 공구마트를 꿈꾸다

 

매장 오픈 전, 박용수 대표는 서울경기 쪽의 이름난 대형 공구마트를 벤치마킹했다. 그 매장을 보며 ‘이쪽 전남 지역에 건축자재부터 시작해 모든 공구를 판매하는 공구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다는 대표. 그 꿈을 위해 넓은 주차장이 있는, 대로변에 매장 문을 열었다.
“비싼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할 수는 없으니까, 무엇보다 사람들 눈에 띄어야 할 것 같았어요. 또 가게 홍보를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돈을 들이지 않고, 귀찮더라도 내가 시간을 들이면 되는 블로그를 선택했죠.”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가게 로고.

 

매장 바닥은 대리석처럼 번쩍거리는 마블 에폭시로 시공됐다.


라움 하드웨어가 위치한 전남 여수지역 공구업계 대표님들은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다고 대표는 말한다. 그래서 인터넷 블로그 등으로 홍보하는 업체가 드물다고. 따라서 블로그 운영만 제대로 해도 시간을 들인 값은 나온다는 것이 대표의 판단이다.
“우리 매장에 방문했던 한 손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인터넷 검색창에 ‘여수 디월트’를 쳤더니 저희 가게밖에 안 나온다고요. 저희는 디월트 대리점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제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오신 거예요.”
젊은 대표와 젊은 매장, 젊은 마케팅은 고객을 불러 모은다. 아직까지는 창고도 없는 30평 작은 매장이지만 앞으로 박용수 대표의 꿈처럼, 대형 공구마트로 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예감이다.
“지금 라온 하드웨어 오프라인 매장 말고도 온라인 몰도 같이 하고 있어요. 저는 최소 4년 안에 매장 확장을 할 계획입니다. 대형 종합공구상도 멀지 않은 일이겠죠?”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