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광주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
‘장사는 사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하는 것’ 2세 정준호 실장의 말이다.
그 말처럼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은 직원과 함께 동반성장해 나가고 있다.
넓은 매장면적뿐 아니라 그것 역시 베스트건축자재의 특징이자 성장의 발판이다.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에 방문했던 화요일,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매장 직원에게 인사를 건네고 만나기로 한 2세, 정준호 실장을 찾자 지금 회의중이라는 대답이 들려 왔다.
왕복 16차로, 도로 폭 최대 80미터. 전국에서 가장 넓은 도로라고 불리는 광주광역시 무진대로 바로 인근에 위치한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은 무진대로만큼이나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말 그대로 ‘종합공구백화점’이다. 대지 면적 2500평에 매장 면적만 700평이 넘는다. 그렇다면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의 특징은 넓은 면적뿐일까? 아니, 넓은 면적보다 더 특별한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다.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은 매주 화요일 아침마다 정회성 대표, 2세 정준호 실장 그리고 직원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서는 지난 일주일간의 매장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앞으로 들여놓을 상품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놀랄 만한 점은 직원들의 의견 제시가 활발하고 또 그 의견들이 여간 해선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정준호 실장은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을 직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공구상이라 말한다. 빈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베스트건축자재의 직원은 연계 사업체 포함 총 스물두 명. 특이한 점은 직원들 대부분의 나이가 30대에서 40대 정도로 젊다는 것이다. 정 실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역시나 ‘동반 성장’을 위해서다.
“저희는 될 수 있으면 젊은 직원을 뽑으려고 해요. 경험이 부족하다 해도요. 이 매장 오픈한지 이제 1년 됐거든요. 회사는 성장해 나가는데 50대 60대 직원을 뽑으면 십 년 후에 남아있을지 어떨지 모르는 거잖아요. 젊은 직원을 뽑으면 이 직원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으니까, 오래 함께할 수 있으니까 웬만하면 젊은 직원을 뽑고 있습니다.”
매장 운영의 중심인 2세 정준호 실장의 나이는 서른 둘. 젊은 나이인 만큼 생각도 깨어 있다. 나이가 적다고 해서 경험도 적은 것은 아니다. 군대 제대 후 스물넷부터 공구상에서, 그것도 아버지 매장이 아닌 다른 공구상에서 일을 해 왔다. 그러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생각은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 오픈을 준비해 나가며 많은 부분 반영되었다.
“저희가 매장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직원 복지입니다. 왜냐면 장사는 사장이 하는 게 아니거든요. 직원들이 장사해서 돈을 벌어주는 거죠. 저뿐 아니라 저희 대표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직원들이 돈을 벌어주는 거라고요. 그래서 직원들에게 투자를 더 하시려고 해요.”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은 직원 채용 시 꼭 하는 말이 있다. ‘적은 수익이 나더라도 직원과 함께 나누는 회사가 되겠다. 계속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말이 그것이다. 그 말처럼 베스트건축자재 직원들의 연봉은 다른 매장들보다 좀 더 높은 편이라고 정준호 실장은 말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혼인휴가, 출산휴가 등도 이미 갖춰져 있다.
“저희도 오픈한지 많은 시간이 흐른 건 아니니까요, 직원 복지제도는 차차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대체공휴일도 돌아가면서 쉬고 있고요. 저처럼 요즘 젊은 사람들은 급여보다 쉬는 게 더 중요하거든요. 그런 걸 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맞춰나가고 있는 거죠.”
직원들이 젊다는 것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 일해 온 누적된 경험과 지식은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정준호 실장은 모든 직원들과 함께 배워 나가면 될 일이라고 말한다. 매장 문을 연지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직원들 그리고 정준호 실장이 꿈꾸는 것은 ‘원스톱 쇼핑 가능한 매장’을 꾸리는 것이다. 매장에 오면 정말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구입할 수 있는 철물공구 종합 백화점을 만드는 것. 그것도 고객이 원하는 모든 ‘품목’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품목의 ‘모든 브랜드’를 갖춰두는 것이 베스트건축자재 운영의 목표다.
“저희 매장이 좀 넓잖아요. 그래서 꿈도 큰 편입니다. 사실 한 가지 품목은 하나의 브랜드만 가지고 가도 됩니다. 그런데 요즘 고객들은 워낙 취향들이 다양하잖아요. 인터넷 쇼핑몰만 뒤져 봐도 자기가 사고 싶은 걸 다 골라서 살 수 있고. 그런 니즈까지 전부 충족시키기 위해서 품목과 브랜드를 늘릴 수밖에 없는 거죠.”
고객들이 품고 있는 제품과 브랜드 니즈 파악을 위해 정 실장과 직원들은 유튜브를 열심히 탐독하고 있다. 유명 공구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히트친 제품은 무조건 매장에 배치한다. 고객들이 그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는 회의에서 직원들이 내는 의견들도 그런 것들이다. 어떤 품목을 들여놓아야 고객들이 찾을까. 직원들 역시 회사와 동반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주의 깊게 추천 제품들을 파악 및 제시하고 있다.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에 비치된 상품들을 보면 이곳이 정말 공구상이 맞는지 의심케 된다. 카운터 옆에 쌓여있는 컵라면, 초코파이, 음료수, 커피캔 등 식품류와 각종 세차용품, 자동차 유리 클리너며 타이어 관련 제품, 그리고 2층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캠핑용품들까지. 이곳은 이미 공구상을 넘어 섰다.
“저희 아버지도 그리고 저도 공구상을 하다 보니까 앞으로는 다 합쳐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철물점 건재상 공구상뿐 아니라 모든 것들이요. 진짜 별에 별거까지 손님들이 찾는 건 다 갖다 둘 생각이에요.”
매장 방문 고객들이 ‘백화점처럼 원하는 건 뭐든 구입할 수 있는 곳’ 이라 생각할 그날을 위해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 운영진과 직원들은 오늘도 회의 중이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