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중국 공구상의 모습
해외 자료를 통해 본 요즘 중국 공구상들의 운영 형태를 소개한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모습에 살짝 놀랄 수도 있다.
현재의 경제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생존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지만, 불경기에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강인한 생존력으로 길거리, 골목 등에 산재해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이는 바로 철물공구점이다(이하 공구상). 대다수 사람들은 공구상 사업이 귀하지 않다 여기고 성에 차지 않아 한다. 하지만 경영을 잘하는 공구상 사장들은 삼륜차를 타고 출근해 퇴근할 때는 BMW를 운전하며 두세 개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세상물정을 모르는 예비 청년 창업자들은 성공한 공구상 사장님들만 보고 맹목적으로 창업을 하지만, 빚만 늘어갈 뿐이다. 이 업종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은 것임을 모르고 있다. 공구상이라 하면, 위 첫번째 사진과 같은 이미지부터 먼저 떠오를 것이다.
실제 공구상은 이 같은 곳 외에 두 가지 형태가 더 있다. 하나는 공구거리(五金一条街)고, 하나는 공구유통단지(五金机电城)다. 이 외에 해외에는 더욱 전문적인 공구마켓 ‘홈디포’가 있다. 홈디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소매상이며 연간매출이 7천억 위안(약 136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공구상 유형 세 가지, 동네 공구점, 공구거리, 공구유통단지를 자세히 살펴보자.
1. 동네 공구점(社区五金店)
가족운영, 수리 등 기술 서비스 장점
동네 공구상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장 밀착되어 있으며, 골목 구석구석에 분포해 있다. 오래된 동네일수록 더욱 많이 보인다. 보통 부부가 함께 경영하고 있으며, 사장님들 학력이 평균적으로 높지 않다(중졸이하가 많다). 부부는 밤낮으로 함께 생활하며, 삶의 동반자이자 경영의 동반자로서 생활과 생업이 교차되어 있다. 아내가 점포를 지키고, 남편은 밖에서 영업과 수리를 한다. 이런 점포들은 몇 만 위안(몇 백 만원)만 있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매입 원가에는 큰 우세가 없으며, 현지 도매시장에서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동네 공구점의 장점은 소량매입으로 재고 부담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상품의 반품·교환 및 재고 보충이 빠르다. 재고소진 후 바로 다음날 재고 보충이 가능하며, 판매 중 불량제품 발생 시 바로 도매상에 반품 교환 등이 가능하다. 점포가 크고 구색이 많으면 10~30만 위안(약 2~6천 만원) 정도의 창업자금이 필요하다. 이럴 경우 재고에 대한 부담이 크며, 몇 년 전에 매입한 재고가 발견되기 일쑤다.
소형공구상은 가게는 작지만, 제품은 풍부하다. 철물공구, 볼트너트, 파이프, 스위치, 멀티탭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이들은 온라인 매장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고객들은 보통 집에서 사용하던 제품이 망가져 즉시 구매를 원하는 형태며,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며칠 동안 기다릴 수 없는 경우다. 사실 점주가 판매하는 것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서비스다. 예를 들면 방문수리, 설치 등이다. 점주가 어느 정도 기술이 없으면 이러한 경영은 다소 어렵다.
동네 공구점의 다른 특징은 개업 후 첫 3년간은 고객확보기간이며, 이 기간을 넘겨야 사업이 일정부분 안정기에 들어선다는 점이다. 다만 소형공구상이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13년간 공구사업을 해온 한 공구상 사장은, 최근 5년 동안 폐업한 5개 공구상의 재고를 인수했다고 한다. 진입장벽이 낮고 한개 점포가 커버하는 지역이 작아, 경쟁이 발생하면 서로 어려워진다.
2. 공구거리(五金一条街)
전문점들 모여 한 곳에서 해결 가능
건설인프라 확산과 부동산시장의 호황에 따라 공구시장도 크게 성장해 이제는 동네 구멍가게 수준의 공구상으로는 시장 수요를 만족 시킬 수 없게 됐다. 이에 사람들은 도시의 특정 거리에 모여 공구점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공구거리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구매가 편리해 진다. 여기저기 안 다니고, 한 곳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둘째, 전문적인 시장이 형성된다. 철물 공구는 종류가 많아 한 가게에서 모든 제품을 취급하지 못한다. 이에 한 거리에서 너는 파이프, 나는 전구, 다른 사람은 모터, 이렇게 전 품목을 커버할 수 있다. 셋째,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일단 시장이 형성되면, 서로 물류, 재고 등 면에서 협력을 진행할 수도 있다. 여기서 사업하는 분들은 보통 도매업에 종사한다. 그들의 고객은 일반적으로 동네 공구상 및 시공팀 등 이다. 도매업은 많은 창업자금이 필요하게 되며, 보통 백 만 위안(몇 억 원)의 초기자금이 필요하다.
3. 공구유통단지(五金机电城)
도매 전문, 최근 부동산 침체와 가격경쟁으로 어려워져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단순한 한두 개의 공구거리로는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 이에 사람들은 전문적인 도매시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도시 내 이름 있는 공구상들을 모아, 집중적인 영업과 관리를 진행한다. 전국에 이름 있는 공구유통단지로는 광불철물유통단지(广佛五金城), 상하이 구성건재시장(上海九星建材市场), 린이하동철물유통단지(临沂河东五金城),
청두만관철물유통단지(成都万贯五金城)가 있다.
공구유통단지 초기,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공구유통단지에 입점한 공구상들은 호황을 맞으며 많은 부를 축척하게 됐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이에 아래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 도매상들은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만 않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영업을 진행한다.
- 서로 가격경쟁을 시작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온라인 매장으로 가격이 더욱 투명해 지기 시작해, 판매마진이 10% 미만까지 내려오게 된다.
- 수금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창고에 잔여 재고가 많이 쌓여, 재고 부담이 심해지게 된다.
- 점포임대료가 점점 올라, 지출이 많아지고 있다.
- 불경기로 폐업하는 공구상이 늘면서, 저가로 재고떨이 하는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중국 공구상들의 운영 형태별 특징을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동네 공구점
소매위주로 가까운 주민에게 서비스한다. / 기술이 필요하며, 부부 공동운영하는 점포가 많다. / 이익률은 높지만 소비 빈도는 낮다. 최소3년은 버터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
2. 공구거리
초기 도매시장 개념 / 가격이 불투명하고, 이익률이 높다. / 동네 공구상 및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인관관계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3. 공구유통단지
도매 위주. 더욱 전문적인 대형 도매시장 / 중국 성(省) 내 우수 자원이 모여 있다. / 온라인 등으로 가격이 점차 투명해져 이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출처 _ NetEase 재경 채널(예지예견) / 번역·검수 _ 이상호 CRETEC 해외마케팅팀 차장 / 진행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