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북 구미 대영자재백화점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 대영자재백화점의 슬로건이다. 고객이 찾는 모든 것이 다 있는 매장,
고객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매장으로 만들기 위해 대영자재백화점 2세 이대훈 실장은 오늘도 고민 중이다.
경북 구미 대영자재백화점 창업자 이기웅 대표가 매장 문을 연 것은 지금으로부터 38년 전, 1985년의 일이다. 처음 작은 규모의 공구상으로 시작했던 매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 시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토 개발에 따른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등에 따른 구미시 발전 등과 더불어 성장하게 되었다. 매장의 성장에 따라 위치를 두 차례 옮긴 대영자재백화점은 지금 구미시청으로부터 차로 5분 거리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300여 평 대형 공구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직원 수가 열세 명이나 되는데 2세 이대훈 실장의 말에 따르면 한창 잘 나가던 90년대에는 직원이 무려 서른 명 가까이 됐을 정도였다 한다.
“아버님이 가게를 차렸던 초반에는 장사가 정말 잘 됐어요. 지금이랑 비교도 못 할 정도로요. 90년대 매출액이 지금 매출액의 두 배 가까이 됐었으니까요. 어마어마했죠. 직원도 서른 명 정도 됐었고요. 그런데 90년대 후반에 IMF터지고 나서 줄일 건 줄이고 하다가 지금에 이른 거죠.”
90년대 대영자재백화점 성장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빠른 디지털화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소형 매장들의 전산화 초창기부터 이기웅 대표는 그 필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앞서서 전산화와 바코드화를 진행했던 것이다.
올해 나이 마흔 하나인 이대훈 실장이 아버지 매장에 와 일을 시작한 건 대학 졸업한 직후, 스물여섯 즈음의 일이다. 40대 초반 나이이지만 벌써 20년 가까이 공구상 일을 해 오다 보니 공구상 일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실장이지만, 어린 시절까지만 해도 주말도 없이 아침 일찍 매장에 나가 일만 하고 잘 놀아주지도 못하는 아버지가 답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매장에 와 장사를 하고 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어떻게든 물건이 잘 팔리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됐죠. 그리고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보니 그런 생각이 더 커졌어요. 지금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왜 그러셨는지 너무나 이해가 가요.”
우리나라의 당당한 공구인으로서, 이대훈 실장은 아버지의 매장에 온 직후부터 매장의 성장을 위해 고민 또 고민해 왔다. 매장의 상품 진열부터 젊은이의 감각을 가지고 배치를 다시했으며 한쪽 벽에 마치 제품 전시관처럼 멋들어지게 걸어 둔 각종 전동공구들도 실장의 아이디어부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지금 매장에 저는 정말 그냥 발만 담근 것뿐이에요. 아버지가 다 하신 거죠.”
앞서 말한 것처럼 대영자재백화점의 슬로건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이다. 고객들이 찾는 모든 상품이 다 비치되어 있어 고객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매장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창업 초기부터 추구해 온 이기웅 대표와 이대훈 실장의 매장 운영 목표이다.
대영자재백화점 매장에서는 원스톱 쇼핑 매장을 위한 여러 가지 고민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다양한 품목들의 판매다. 대영자재백화점은 공구면 공구, 수전이면 수전, 산업용품이면 산업용품 그리고 조명 제품들과 각종 생활용품까지 대형마트 못지않은 품목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 품목들이 매장의 구역을 나누어 각각 비치되어 있다. 수공구며 작업공구 소형 전동공구들, 그 외 각종 공구들과 생활용품, 수전 제품 등이 진열된 본 건물의 1층, 대형 전동공구(기계)와 안전용품 등이 진열된 2층, 그리고 구름다리로 연결된 연결동 2층은 LED조명 전시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1층에는 각종 합판 등 건설·건축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넓은 마당에는 파이프 등 크기가 큰 건설용품들이 놓여 있다. 그냥 단순히 방문해 구입하고 끝나는 공구상이 아니라, 마치 정말 대형마트처럼 시간을 내 들러야 할 만큼 그 규모는 상당하다.
매장이 넓다 보니 찾는 물건 위치를 직원에게 묻는 고객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고객과 직원들의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각 품목 상단에 번호표를 걸어 둬 고객 안내를 쉽게 했다. 많은 판매 품목들 중 요즘 잘 나가는 상품으로 이대훈 실장은 각종 DIY류 제품들을 꼽았다.
“요즘은 자기 스스로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또 수도꼭지라든가 문 손잡이라든가 집안 시설이 고장나도 직접 고치시고요. 높은 인건비 때문도 그렇고 또 몇 년 동안 코로나가 퍼지면서 그런 분들이 더 많아졌죠.”
이기웅 대표와 이대훈 실장의 목표는 넓은 부지의 땅을 구입해, 지금처럼 구름다리로 연결된 매장이 아닌 한 동짜리 대형 공구상을 세우는 것이다. 대영자재‘백화점’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정말로 큰 종합공구상을.
창업부터 계속되어 왔던 매장의 혁신은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해 있는 상태이지만 그 목표를 위한 고민과 궁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아버지가 지금처럼 매장을 크게 성장시켜 올 수 있었던 것도 운영애 대한 고민의 결과겠죠. 지금 매장에 이루어져 있는 것들이 다 그런 고민들의 결과일 테고요. 저도 지금 계속 궁리 중이에요 어떻게 해야 손님들이 더 좋아할지, 어떻게 해야 대형종합공구상 오픈이라는 그 꿈을 빨리 이룰 수 있을지. 지금 건물도 오래되고 그렇다 보니 보수할 곳도 많고 어떻게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고객들이 새로운 모습의 대영자재백화점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기대 부탁드립니다.”
글·사진 _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