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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북 포항 대광기계종합상사

 

엔진공구 고장이요? 수리는 저에게 맡겨주세요

 

경북 포항 대광기계종합상사 김주석 대표

 

 

 

 

충전공구가 대세이지만 전문가들은 엔진공구를 선호한다. 대광기계종합상사는 엔진공구 수리 전문 공구상이다. 엔진식 예초기부터 엔진톱, 발전기는 물론 농민들이 사용하는 엔진식 농기계도 전부 수리 가능하다.

 

 

45년 역사 모터/엔진수리 전문점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남빈동 남빈사거리 근처 상가. 왕복 4차선 도로를 가운데 두고 250여 미터 양쪽으로 빽빽하게 들어찬 상가건물들에는 70년대부터 공구상, 철물점, 볼트전문점 등 각종 공구전문점이 하나 둘 자리 잡기 시작해 공구상가를 형성했다. 포항을 대표하는 공구거리가 바로 이곳, 이른바 ‘남빈동 공구상가’다.
공구거리 초입에 위치한 대광기계종합상사는 현재 김주석 대표의 부친, 김문웅 대표가 문을 열었던 대광전기를 토대로 한다. 대광전기가 장사를 시작했던 건 1978년, 이 거리에서였다.
“저희 어르신은 모터 수리 전문이셨어요. 소방펌프나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대형 모터요. 그런 모터를 전문적으로 수리하셨죠. 그런데 그 일이 저한테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고요. 출장도 많이 다녀야 하고 또 시대에도 안 맞는 것 같고. 지금도 모터를 하긴 하지만 엔진 수리가 중심이죠.”
대표가 부친의 가게로 온 건 90년대 후반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매장은 공구상이라기보다는 전파사에 가까웠다. 대표 생각에 아버지가 하던 일은 힘든 일이었다. 무거운 모터 수리를 위해 체인을 단 도르래로 들어 올려야 했고 또 용접에 전기 배선까지 해야 하니 쉽지 않았다. 또 당시엔 물건값에 출장비를 계산해 주는 일이 드물었다. 마진이 적었던 것이다.

 

 

예초기, 엔진톱, 발전기… 모든 엔진공구 수리


그래도 모터를 수리하며 김주석 대표는 수리에 필요한 공구들을 하나씩 하나씩 들여놓기 시작했다. 들여놓은 공구들이 판매되는 것을 본 대표는 가게의 간판부터 바꿨다. 대광전기에서 대광기계종합상사로. 종합공구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그리고 또 사업을 확장한 분야가 바로 엔진공구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예초기 등 엔진공구가 그리 많이 보급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러다 이천년대에 진입하며 엔진예초기, 엔진톱, 발전기 등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판매야 가져다 놓고 팔면 되는 거지만 판매한 공구의 수리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교육기관도 없었고 어디서 엔진 수리를 배울 데가 없었죠. 그런데 수공구나 기본적인 공구는 원래 제가 다룰 줄 알았었고 또 귀동냥으로 수리 방법같은 걸 들으려 노력했어요. 또 안되면 새거 뜯어서 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수리 방법이 익혀지더라고요.”
현재 대광기계는 포항에서 엔진식 예초기 전문 판매처로 이름난 업체다. 예년 예초기가 많이 팔리던 해에는 일년에 삼백여대 판매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매장 면적을 생각하면 상당한 판매 수다. 그리고 판매한 제품은 100% A/S 가능하다. 예초기부터 시작해 엔진톱, 농민들을 위한 비료살포기나 분무기 그리고 전동공구며 엔진이 장착된 농기계까지 전부.

 


전문가는 충전공구보다 엔진공구 선호해


대광기계를 찾는 고객들은 주로 농민들이나 전문적으로 풀과 나무를 베는 조경, 건축건설 설비업체 사람들. 그처럼 전문적으로 자신의 일을 위해 예초기나 엔진톱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요즘 대세인 충전식 예초기 등 충전공구보다 엔진식 공구를 선택한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힘도 그렇고 작동 시간도 그렇고 엔진식 공구 못 따라가요. 일 년에 몇 번, 잠깐 사용하는 일반인들이면 몰라도 저희 고객들은 정말 하루 종일 공구를 사용하는 분들이거든요. 엔진공구를 선호할 수밖에 없죠.”
또한 요즘 쇼핑의 중심인 온라인 매장의 판매에서도 엔진공구만큼은 아직 오프라인에서 구입이 일반적이라고 말하는 대표. 온라인상의 가격이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조립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설명을 듣는다 해도 조립하기가 힘들거든요. 더군다나 엔진공구는 위험한 제품이잖아요. 일반인이 조립을 잘못해 사상사고도 빈번합니다. 그런 걸 아는 사람들, 특히 농민분들은 온라인에서 안 사요.”
대광기계에서가 아닌 온라인에서 엔진공구를 구입해 조립을 요청하는 고객들에게 김주석 대표는 그 자리에서 조립비 5만원을 받는다. 그러면 차라리 오프라인에서 구입하는 가격이 더 저렴해져 버리는 것이다.

 

 

사업에 가장 중요한 건 고객


대표의 부친이 운영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게를 찾아주는 고객들. 그리고 그 고객들의 자제분들도 여전히 대광기계의 고객들이다. 대표는 사업 운영에 가장 중요한 건 낮은 물건값보다도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을 대하는 친절한 마음과 봉사정신이 어우러져 김주석 대표는 현재 신포항 로터리클럽 회장직을 맡아 지역을 위한 봉사와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로터리클럽 가입은 올해로 14년 차. 노인복지센터와 지역 장애인단체, 그리고 아동복지시설을 위해 기부와 봉사를 계속하는 중이다. 신포항 로터리클럽을 포함한 경북지역 로터리클럽 멤버 6천500여 명은 최근 산불 피해가 심했던 울진 지역에 3천2백여 만 원 기부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들과 함께할 종합공구상 꿈꿔


김주석 대표 혼자 운영하던 대광기계 매장에 작년부터는 멤버가 한 명 늘었다. 대표의 아들 김경민 대리다. 아직은 손님들 응대에 업무가 치우쳐져 있지만 앞으로 엔진 수리도 아버지에게 배울 예정.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등 SNS 마케팅도 시작할 계획이다. 그리고 대표는 장기적인 꿈을 갖고 있다. 아들과 함께 진정한 종합공구상으로 확장해 나갈 꿈이다.
“남빈동 공구상가도 앞으로 재개발이 들어가겠죠. 그렇게 되면 이곳을 떠나서 좀 더 넓은 부지를 구입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정말 종합공구상으로 갈 생각이에요. 종합공구상에서 공구도 팔면서 지금처럼 엔진공구 수리와 판매를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거죠. A/S실도 좀 더 넓힐 계획이고요. 아들과 함께 진짜 공구상다운 공구상으로 만들어 나가 보렵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