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대구 다다공구철물
누구나 멋진 디스플레이를 꿈꾸지만 실제로 수많은 재고를 깔끔히 정리하긴 쉽지 않다. 대구 다다공구철물은 창업부터 모든 제품을 바코드화하고 친절한 디스플레이를 실천했다. 아직 개업 1년 된 ‘공린이’지만 진열에 대해선 누구보다 열정이 있다.
세련된 간판, 높은 층고에 밝은 조명, 깔끔한 진열대. 다다공구철물을 처음 방문하면 생활에 친숙한 물품들이 먼저 눈에 띄고, 알차게 진열된 잡화점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 필요한 모든 것이 다 있다는 뜻으로 상호를 지었다. 작년 2월에 창업한 김경열 대표는 아내 오은주 씨와 함께 대구 북구에서 주로 소매 손님을 대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는 주택가라 가정에서 많이 방문하세요. 일반 소매 손님이 80%, 업자가 20% 정도 차지해요. 그래서 공구 외에도 생활에 쓰이는 용품이 많아요. 이전에 건축업을 8년 정도 했고, 거인철물이라는 공구상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며 1년3개월 동안 유통과정과 매입방법, 손님응대 등에 대해 사장님 사모님께 많이 배웠어요.”
그는 건축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앞으로 자재판매와 건축설계, 준공,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집 지어주는 철물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개업 후 다다공구철물의 디스플레이는 꾸준히 변해왔다. 김 대표는 제품구색과 재고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진열대 배치와 제품 진열을 유동적으로 바꿔야한다고 말한다. 고객이 편리한 디스플레이가 원칙이다.
길이조절 진열대 공구걸이와 공구함 활용
상품 진열을 위해 경량랙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앵글진열대보다 비용은 다소 비싸지만 용도에 맞게 쉽고 편하게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리에 걸 수 있는 상품, 박스형 상품, 무거운 상품, 공구함에 담아야 할 상품을 나눠 용도별, 브랜드별, 규격별로 진열한다. 항상 제품이 일목요연하게 보이도록 신경 쓰고 매일 오전 제품 검사를 한다.
관련 상품은 가까이 계절상품은 별도로
매장 입구에는 소매 손님이 자주 구매하는 수전금구류, 도어록, 전등, 모기장, 가위 등 생활용품과 주방용품을 둔다. 계절성 상품은 카운터 옆 별도의 진열대를 마련해 눈에 잘 띄게 배치한다. 많이 찾는 공구류와 소모품은 앞쪽으로, 같이 쓰는 제품이나 연관된 제품은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근처에 둔다.
상품별 가격표 부착 계산대는 멀리
다다공구철물은 모든 상품에 바코드와 가격표를 부착한다. 손님은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제품정보와 가격을 알 수 있고, 가격정찰제로 신뢰할 수 있다. 재고관리하기도 편하다. 물건을 카운터로 가져오면 바코드를 찍어 계산한다. 카운터는 가게 안쪽에 두어 손님이 매장 안을 더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다.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
일반 손님이 생각하는 어둡고 칙칙한 철물점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주2회 매장 청소를 하고 바이러스 걱정 없도록 자주 환기시킨다. 밝은 조명을 설치하고 바닥도 밝은 톤으로 칠해 깨끗한 인상을 준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하게,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냉·난방,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실내를 유지한다.
다다공구철물은 젊은 공구상이라는 장점을 살려 공구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도 편하게 다가오는 매장으로 만들었다. 요즘 고객들은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직원의 부담스러운 시선과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다공구철물은 누구든 직접 둘러보고 쇼핑할 수 있도록 친절한 디스플레이를 구성했다. 동선을 고려해 진열대를 쭉 둘러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게 했고, 모든 상품에 가격표가 붙어있기에 가격을 물어볼 필요도 없다. 상품 가격은 부가세포함 가격으로, 시장가를 고려해 최대한 저렴하게 책정하고 있다. 사용방법 등 문의가 오면 친절히 응대하고, 특히 젊은 고객이 많이 쓰는 소통채널을 활용한다. 전화보다 선호하는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로 휴무 공지나 문의를 받는다. 온라인을 통해 매장으로 방문한 고객들은 네이버 리뷰, 블로그 등으로 평점과 후기를 남기고, 이를 통해 고객이 홍보하는 효과도 생겼다. 고객들은 ‘가격이 저렴하다’, ‘친절하다’, ‘매장이 깨끗하고 물건 종류가 많다’ 등의 평을 남겼다.
수만 가지 공구를 판매하고 매일 재고와 진열을 체크하는 일은 부지런함을 필요로 한다. 다다공구철물은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휴가 없이 문을 연다. 아직 품목이 늘어가며 안정되지 않은 시기기에 하루하루 새로운 일들로 바쁘게 흘러간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아내 오은주 씨가 있어 든든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건축과 철물 둘 다 힘든 일만 골라 하는 저 때문에 와이프에게 늘 미안해요. 얼른 자리 잡아서 고생 덜 시킬 거예요. 가정, 육아, 직장까지 뒷바라지해주느라 힘들 텐데 항상 웃으면서 응원해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쉬운 창업은 없다. 스스로를 ‘공린이’라 부르는 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제품 사용법을 찾아보고 제조사에 물어보고 상권을 조사하는 등 끊임없이 공부하며 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공구 초심자에게 꼭 필요한 마인드 세 가지를 조언했다.
“첫째는 친절함, 둘째는 성실함, 셋째는 정직함인 것 같습니다. 물론 창업에는 꼼꼼한 사전준비가 필수고, 산업공구는 품목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주변상권에 맞춰 필요한 구색을 갖추는 등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손님에게 불친절하거나 신뢰를 잃는다면 결국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_ 장여진 / 영상 _ 문민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