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기 화성 서흥공구/공구여신
바디프로필을 아시는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흔히들 말하는 ‘몸짱’이 되어 탄탄한 몸매를 촬영한 사진을 말한다. 서흥공구 공구여신㈜ 김미란 대표는 꾸준한 운동으로 바디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스포츠모델쇼 본선 시니어 무대에 진출했다. ‘공구여신’이란 수식어가 그야말로 딱 어울린다.
김미란 대표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 건 작년 5월, 딸이 진출한 WSTMS(월드 스포츠 탑모델 쇼)본선 무대에 응원 차 갔던 날부터였다.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에 다니는 고3 딸이 최연소로 입상을 한 그 무대에서, 일반인 시니어 모델들의 멋진 워킹을 보며 김미란 대표의 마음속에는 하나의 ‘버킷 리스트’가 생겼다. 자신도 본선 무대에 서는 것.
“너무 멋져 보이는 거예요. 시니어 모델이 전직 모델이 아니라 다들 직업이 있는 분들이거든요. 경찰, 교수, 유치원 선생님, 자영업자…. 그런 분들이 자기소개를 하고 워킹을 하는데 그 모습을 보니 ‘우와~ 나도 저거 하고 싶다’하는 마음이 번뜩 들더라고요.”
시니어 모델들의 워킹을 보던 바로 그 날 그 자리에서 대표는 훗날 본선 무대에서 말할 자기소개 인사말까지 이미 다 준비를 마쳤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버킷리스트는 이루어졌다. 9월12일에 진행될 WSTMS 본선 시니어모델 무대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그녀 나이 올해로 50살. 중년의 나이에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어 모델 대회 본선에 진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도 공구상 운영이라는, 하루 종일 시간을 들일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는 더더욱. 원래 운동을 좋아해 배드민턴과 수영 등 남편과 취미생활처럼 운동을 즐겨 왔던 대표이지만 제대로 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취미 이상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모델 쇼를 준비하면서부터 제대로 운동을 시작한 건데 누가 1만보 걷기를 추천하더라고요. 그런데 하루 종일 일하면서 걸어 다녀도 1만보를 못 채워요. 그래서 새벽 산행을 시작했죠. 출근 전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산행을 하다가 점점 빨라져서 요즘엔 새벽 4시에 꼬박꼬박 산행을 다녀와요. 그러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몸이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맑아지고 생각하는 것도 더 여유로워지고.”
대표의 하루 일과는 이렇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산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 먹고 8시 공구상으로 출근.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 7시에 퇴근해 밥 먹고 헬스장에 가 10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다시 집으로 와 12시쯤 취침. 이런 생활을 작년부터 1년간 꾸준히 해 왔다. 운동은 그녀에게 정신적인 건강도 가져왔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하고 활동적이 되고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공구상 운영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저희 매장을 찾은 고객분들께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게 되더라고요. 대화 같은 것도 적극적이 되고 질문도 많이 하게 되고요. 상대방을 더 이해하게 되고 경청하게 됐다고 할까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루함에 빠지지 않고 재미를 느끼며 운동을 하기 위해 김미란 대표는 WSTMS본선 무대 진출이라는 큰 목표 아래에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바로 바디프로필 촬영이 그것이다. 운동 시작 후 100일 단위로 세 차례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삼고 작년 7월26일 1차 촬영, 12월29일 2차 촬영, 그리고 올해 6월26일 3차 촬영을 진행했다. 처음엔 몸무게 줄이는 데 주력하며 힘썼던 웨이트 트레이닝. 하지만 바디프로필 촬영 때마다 달라지는 자신의 몸을 보며 대표는 자신감이 생겼고 6월27일 있었던 WSTMS예선 무대에서 당당히 입상해 본선 대회 시니어모델 무대 진출권을 획득했다. 작년, 딸의 무대를 보며 꿈꿔 왔던 버킷리스트를 성취해 낸 것이다.
“정말 1년 동안 좋은 루틴을 계속 이어오며 제 몸도 몸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성장했어요. 나를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사랑과 열정의 씨앗을 심는 큰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죠. 공구여신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 말이에요.”
공구는 돌고 도는 것. 공구를 구입해 간 사람이 잘 되면 더 많은 공구가 필요해 공구를 판매하는 공구상이 잘 되고, 공구를 판매하는 공구상이 잘 되면 공구를 제조하는 공구제조사에게도 이익이다. 김미란 대표는 장사를 통해 돈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구입해 간 고객들이 잘 되어야 나도 덩달아 잘 된다는 생각으로 공구상을 운영하고 있다. 공구여신 브랜드를 만든 것도 그런 생각의 일환이다.
“공구여신은 ‘공구’를 가지고 ‘여’러분과 ‘신’나게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의미예요. 남편과 함께 30년 동안 공구일을 하면서 다친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났거든요. 처음에는 말도 못 걸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편하게 물어봐요. 어쩌다 다치신 거예요? 하고요. 공구 사용하는 사람들이 정말 안전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신규 사업을 추진한 게 바로 공구여신이에요.”
브랜딩한 공구여신㈜은 주로 산업안전용품을 취급하는 공구 브랜드다. 그리고 공구여신TV라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대표가 가진 계획은 공구여신TV에서 공구를 사용하는 현장을 다니며 공구 사용자들을 환하게 웃게 만드는 것이다.
“공구를 이용하는 일은 3D업종이라고들 하잖아요. 공구여신 유튜브 채널에서 그런 현장들을 다니면서 그분들이 신나게 웃게끔 해 주고 싶어요. 그런 모습을 통해 일반인들이 그분들로부터 얼마나 큰 혜택을 받고 있는지 알리는, 그런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는 게 제 꿈이에요.”
김미란 대표는 공구상의 원활한 운영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운동을 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그 계획에는 가족도 포함되어 있다. 작년 WSTMS 본선에 진출했던 딸, 그리고 지금 군대에 있는 아들, 그리고 공구상에서 함께 일하는 남편 모두와 함께 가족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이 올해부터 내년까지의 목표다.
“제가 새벽산행을 시작한지 1년 만에 남편도 같이 새벽산행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헬스도 같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내년엔 아들 딸 남편 저 우리 가족 네 명이 같이 바디프로필을 찍기로 했어요. 저 한 사람이 꾸준히 뭔가를 했더니 우리 가족 모두가 움직여지는 것 같아요. 제가 공구여신도 작게 시작했지만 큰 꿈을 갖고 있거든요. 그것 또한 잘 될 거라고 기대합니다.”
산업안정용품 브랜드 공구여신도, 유튜브 공구여신 채널도, 그리고 김미란 대표 가족의 바디프로필 촬영도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지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
글·사진 _ 이대훈 / 사진제공 _ 김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