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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직원과 함께 걸어가는 ㈜뉴원전기

 

매출액 상당한 사업장 자녀 아닌 직원에게 물려줄 것

 

경기 수원 ㈜뉴원전기 이율범 대표

 

 

 

 

짝을 찾는 남녀들을 연결시켜주는 결정사(결혼정보회사)에서는 의사, 변호사와 함께 연매출 100억 이상의 개인사업자를 ‘A급’으로 분류한다고 한다. 못지 않은 매출액을 내고 있는 뉴원전기 이율범 대표는 자신의 사업장을 물려받는 사람은 자녀가 아닌 직원일 거라 한다.

 

 

월급 타는 기분으로 출근하는 대표 


경기도 수원의 뉴원전기는 업체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전기공사 자재 중심으로 판매하는 매장이다. 보통 건설 현장에 많이 납품되는 품목들이다. 뉴원전기 이율범 대표는 매장을 오픈하기 전 전기공사 업체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다. 퇴직 후 뉴원전기를 창업했고 창업 초기에는 과거의 경험을 살려 전기 공사용품들만 취급했다. 이후 건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공구들부터 하나씩 공구 구색을 늘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기타 여러 종류의 공구들도 함께 판매한다.
“창업은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하게 된 건 아니고 퇴직 무렵 주변에서 기존 하던 자재들을 판매하면 도움 되지 않겠냐, 해서 차린 거예요. 직장 생활을 오래 했죠. 퇴직 나이가 마흔다섯이었는데 건설 쪽 전문 업체 근무자들은 그 정도 나이면 많이들 그만 두곤 해요.”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다 사업장을 차린 이 대표는 마음가짐이 조금 특별하다. 직원으로 근무하며 했던 생각들을 자신의 매장 운영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사장으로 있지만 저는 그냥 회사 다니면서 월급 받는다는 생각으로 출근하고 있어요. 직원의 업무에서 대표의 업무로, 하는 일만 달라진 거죠.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에는 장점인 것 같아요.”

 


  

영원히 이어질 회사 만드는 것이 목표

 
현재 뉴원전기의 직원 수는 17명. 일반 공구상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주력 판매 제품이 전기용품과 공구로 달라 많은 직원이 필요한 걸까? 분명히 말하건대 그런 건 결코 아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직원을 많이 채용하려고 해요. 제가 회사에서 근무할 때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장들은 누구나 다 똑같다. 지 배부르면 그만이지 누가 직원을 생각하냐’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왜 그래야 하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매장 차릴 때도 ‘기왕 차린 내 회사, 나는 다른 회사를 만들어 봐야겠다’ 했어요.”
여유가 생기면 생기는 대로 직원을 채용하는 대표에게 다른 이들은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자신이 나이들어 그만 둬 버리면 사라져버릴 사업체가 아니라, 영원히 이어질 회사를 만드는 것. 바로 그것이 대표의 목표이자 바람이다.
“영속할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에요. ‘적은 인원의 가족같은 회사’라는 건 오너가 떠나거나 사업을 접으면 끝나버리죠. 그런 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놓으면 그 회사는 대표가 떠나고 누가 와도 영속할 수 있거든요. 만약 내가 떠나도 뉴원전기라는 회사가 계속 존재해야 누군가가 또 들어와서 또 먹고 살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아들 아닌 직원에게 물려줄 회 

 
요즘 이율범 대표의 고민은 이것이다. ‘어떻게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며 공부 중이다. 관련 내용의 유튜브도 찾아서 구독하고 있고 누군가가 카톡으로 보내주는 좋은 말씀 같은 것들도 눈에 띄는 내용은 꼭 기억해 뒀다 직원들에게 적용한다.
“회사 운영에 가장 중요한 건 회사를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을 찾아내고 유지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직원도 많이 채용하고 있고 채용한 직원들의 만족을 위해 고민하고 있죠. 다른 가게들을 보면 자기 가게 차려서 자기 사는 것에만 빠져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도 있는 거예요.”
이율범 대표에게는 스물아홉 아들이 있다. 직원들이 만족하는 회사, 만족한 직원들이 만들어 낸 매출액 상당한 회사를 후엔 아들에 물려줄 생각인지 조심스레 건넨 질문에, 그는 일 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럴 생각 없다 말한다.
“저는 제 인생이 있고 아들은 아들의 인생이 있는 거죠. 저는 간섭하고 싶지 않아요. 다른 게 인권침해가 아니라 고유한 인생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게 인권침해죠. 만약 아들이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갖고 배웠다면 함께 갔겠죠. 그런데 분야가 완전히 달라요.”
나중 뉴원전기 매장을 물려받을 사람은 직원 중에 있을 거라고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자신은 관여할 생각이 없다.
“저 그만 두면 제일 잘 하는 사람이 이어받겠죠 뭐.” 

 

 

후회 없는 인생은 열심히 산 인생

 
대표는 지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한하고 정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그림을. 이 생에 어떤 사람으로 자리매김 할 것인가 하는 큰 그림을.
“다른 사람들은 왜 장사를 하는지가 궁금해요. 번 돈을 가지고 뭘 할려고 하는 건지. 저에게는 목표로 하는 가치가 있어요. 그걸 아직도 이루지 못하고 있거든요. 죽기 전에는 꼭 이건 하고 가야겠다, 그게 있죠. 그래서 돈을 벌고 있는 거고요.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주어진 상황에서 얼마든지 길이 있거든요. 업종을 불문하고요.”
오늘도 이율범 대표는 미래의 큰 그림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사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참, 행복해 보이는 삶이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