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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경기 남양주 만성철물 최성엽 대표

 

집수리 영상 올리는 만성철물 성공법 

 

경기 남양주 만성철물 최성엽 대표

 

 

 

 

새롭게 시작한 공구상의 사장님은 보통 기존 공구가게에서 몇 년 간 종업원을 하거나 가족이 공구유통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만성철물의 최성엽 대표는 공구상의 오랜 손님이었다가 공구상을 차렸다. 인테리어와 집수리를 전문적으로 하며 집수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인테리어 소장이 된 군대 작업반장

 
만성철물은 공구 및 철물을 판매하면서 가정집 인테리어 공사와 집수리, 상하수도 수리도 하는 가게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면서 그런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전문가가 공구상을 차린 경우다. 최성엽 대표는 군대에서도 작업반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아버지께서 평생 집수리를 하셨던 분이십니다. 상하수도 배관작업의 전문가세요. 평생 아버지께서 집을 수리하는 것을 봐서 그런지 군대에 들어가서 작업반장이 되더라고요. 손재주가 있어서 강원도 태백의 부대에서 이등병으로 입대해 병장이 되도록 각종 작업을 했네요. 그러다가 부대에서 권유해서 부사관이 되었고 5년 넘도록 군부대의 각종 공사현장을 지휘하고 직접 시공했습니다. 공병은 아닌데 공병으로 산거죠.”
군대는 삽질 잘하는 사람이 사랑받는다. 더군다나 부친의 손재주를 물려받은 최성엽대표는 군대에서 특히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각종 공사를 전담으로 하는 작업병 및 작업부사관 생활을 지속하면서 미래를 생각하니 답답함이 찾아왔다.
“인테리어 목수 일은 사실 벌이가 좋습니다. 내가 만약 사회에서 일을 한다면 기존 받던 부사관 월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거든요. 다른 평범한 부사관들은 일과시간 이후 휴식을 취할 때 작업반장인 나는 남아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원래 군대에서는 특수한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는 계속 그것만 시키잖아요. 또 부대가 태백이라서 결혼과 아이 양육 같은 미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전역해야겠더라고요.” 

 

 

고수가 되려고 무급으로 현장일 배워

 
결국 그는 군을 전역하고 사회에 나오게 된다. 그런데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가진 인테리어 공사 실력이 생각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군대에서는 시키는 대로 일을 했고 자신의 실력이 전문가를 대신해 흉내 낸 것이지 전문가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부대에서는 일 할 사람이 없잖아요. 작업현장인 부대 내부도 내가 사는 곳이니라 익숙하죠. 그런데 사회는 다르더라고요. 집집마다 크기가 다르고 모양이 다르고 집주인의 수리 희망하는 것도 다르고요. 아차 싶더라고요. 그래도 부사관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이 있으니 일단 그 돈을 종자돈 삼아 기술을 좀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몇 년 간 무급으로 각종 전문가들을 따라다니면서 기술을 배웠습니다.”
월급을 바라지 않으니 기술을 배우게 해달라고 하는 20대 젊은 청년에게 사회는 따뜻하기도 했고 혹독하기도 했다. 머리를 쥐어박고 툭툭 때리면서 세심하게 자신의 노하우를 잘 알려주는 전문가가 있었고 매너를 갖추며 말하지만 기술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잡일만 시키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참아야하는 시간이었다. 
“인테리어 현장 소장이 되고 싶었거든요. 인테리어 현장 소장은 여러 다양한 목수들에게 작업 지시를 내리고 집주인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입니다. 집주인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아서 진행하기에 돈 떼일 염려도 적고 능력만 된다면 수입도 좋습니다. 배관, 에어컨, 도배, 장판, 욕실 등 각종 공사현장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제가 직접 확인해야 하니 실력도 두루두루 있어야 하고요. 현장에서 잔뼈가 굵어서 사람도 잘 다루어야 할 수 있는 일이죠.” 

 

 

디자인 학원 강사하며 이론 공부

 
최성엽 대표는 180센치가 넘는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가졌다. 인테리어 현장 일을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모델 같은 느낌이다. 열심히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그를 눈여겨 본 인테리어 디자인 학원 원장이 그에게 인테리어 학원 특강일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현장 일을 잘 아니까 이론에 대입해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강의를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왠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낮에는 현장일을 하고 밤에는 강의 준비를 해서 특강 강사로 일을 나가기도 했습니다. 사실 내가 잘나서 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이 있을까 해서 해본 것이었어요. 결과적으로는 강의 준비를 하면서 오히려 제게 모자랐던 인테리어 이론을 배우게 되었죠.”
그러나 이것도 그의 길은 아니었다. 인테리어 디자인 학원 강사일은 생각보다 박봉이었던 것이다. 강의 준비하는 것 보다 차라리 공사일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그 일도 접게 된다. 그러나 의미는 있었다. 이론도 알고 현장일도 아는 사람이 된 것이다.  

 

 

각종 공구 철물 구입하다 가게 차려 

 
최성엽 대표는 고향인 경기도 구리에서 만성이라는 집수리 및 인테리어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체를 세운다. 어느덧 환갑을 넘기신 집수리를 전문가이신 아버지와 함께 세운 회사다. 
“집수리와 인테리어는 다릅니다. 공구상과 건자재상이 다른 것과 같이요. 인테리어에 앞서서 집수리가 잘 되어야 해요. 기껏 돈을 들여서 멋지게 집을 인테리어 했는데 배관에 이상이 있거나 냉난방에 이상이 있으면 기존 인테리어를 다 망가뜨리면서 수리를 해야 하거든요. 집수리 할 부분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제대로 수리한 다음 인테리어를 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평생 집수리를 하셨으니 그 부분을 맡으시고 인테리어는 제가 하는 거죠. 그런데 각종 공구가 너무 많이 사용되는 겁니다. 어머니가 기존에 다니시던 회사를 나오셔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남양주에 있는 작은 공구상을 인수했어요. 기존에 계시던 분은 은퇴를 하신다고 해서 제가 인수를 했죠. 지하에는 창고 겸 인테리어 사무실로 쓰고 지상1층에서 각종 공구와 철물을 판매합니다. 큰 돈 벌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의외로 쏠쏠합니다.”
고향의 친한 동네 삼촌이 공구상을 운영해서 물어볼 사람도 있고 아버지와 자기 자신이 공구와 철물을 많이 사용하기에 공구상 경영을 쉽게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본금도 많이 들고 알아야 할 것도 너무 많아 일을 너무 크게 벌렸다는 후회도 살짝 들기도 했다. 그러나 온 가족과 함께 쉬는 날 없이 공구상을 정리하고 찾아오는 손님들께 최선을 다하자 공구상도 초창기 때와 달리 점점 손님이 늘어났다. 

 

 

만성철물 이름으로 유튜브, 블로그 홍보 


“수 천 만원 넘는 돈이 공구상 운영에 들어갔어요. 각종 재고를 구입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제품을 판매 하는데 처음에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아버지 어머니 저 이렇게 세식구가 함께 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공구나 철물은 썩지 않잖아요. 공구는 당장 제가 공사현장에도 사용할 제품들이니까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것도 장점이 되더군요. 공구상을 운영하면서 집수리 인테리어업체를 운영하니 시너지 효과가 있습니다.”
만성철물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셀프집수리 영상을 유튜브와 블로그에 올리면서 큰 홍보효과를 올리고 있다. 그가 말하길 인테리어 공사 현장일도 경쟁이 심해서 물량을 따려면 홍보가 잘 되어야 한다고. 이제는 실력만 있다고 공사 일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도록 블로그와 유튜브로 각종 정보를 제공하며 가게를 알려야 한다. 
“아마 집수리와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유튜브에 집수리 영상을 올리고 공구상을 운영하는 곳은 저희 가게가 한국에서는 유일 하다고 생각합니다. 살다보니 미래는 참 알 수 없더라고요. 제가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공구상을 운영하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하게 되더라고요. 공구상 운영도 인테리어 일도 다 잘하고 싶습니다. 다른 공구인들처럼 저도 열심히 살아야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유튜브로 셀프 집수리 정보를 사람들에게 세심히 알려주면서 인테리어와 집수리, 공구판매까지 다양하게 일을 하는 만성철물은 다재다능하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하는 만성철물의 미래가 기대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