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주)미래공구유통 - 위준우 대표
매출 1/4 줄 때 욕심 줄이고 품목 변신
전남 영암 (주)미래공구유통 위준우 대표
전남 영암에서 초대형 공구상은 운영하는 (주)미래공구유통의 위준우 대표는 몇 해 전 찾아온
지역 불황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그가 겪은 위기와 극복 과정을 살펴보자.
조선업 위기로 매출 뚝
“불과 1년 만에 매출액이 전년대비 4분의 1로 줄어드는 상황을 맞이했었죠. 주요 거래처인 중소형 조선소가 도산하면서 찾아오는 위기를 개인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더라고요. 그때는 한국의 조선업 자체가 죽느냐 마느냐의 순간이었습니다. 그해 많은 업체들이 사라졌지요. 큰 파도가 올 때는 일단 숨고르기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주)미래공구유통은 전남 목포, 영암지역의 공구 유통 강자다. 2006년 10월 공구유통을 시작한 이후 지역에서 높은 매출액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2014년 찾아온 조선업 위기의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경험을 겪는다.
짙은 어둠은 결국 때가 되면 물어나기 마련이다. 현재 미래공구유통의 연매출은 최전성기 때의 매출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와신상담하며 적극적으로 체질개선을 한 결과다.
바람 불 때는 피해야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이 있다. 반면 물이 빠질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배의 선장이라면 배를 수리 점검하고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며 다음 항해를 준비 한다. 공구상도 마찬가지다.
“저희의 주요 매출처인 조선업이 암흑기일 때 활황 때의 매출을 생각하며 욕심을 부리지 않았습니다. 불황에는 냉정하게 상황을 보고 처신해야죠. 구색을 갖추면서 동시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불확실한 큰 이익보다 확실한 작은 이익을 추구했습니다. 단순히 노력이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우선 매출이 줄어들 때는 오히려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주요 거래처가 힘들어 하면 내 사업체의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남이 안되는데 나만 잘 되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저 희망에 불과 합니다. 남이 잘되어야 나도 잘 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 때는 바람이 잠깐 잦아들기를 기다려야 하죠. 상황에 맞는 모습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남과 같지 않게 경쟁력 을 갖춰야
미래공구유통의 강점은 몇 가지 특정 제품에 큰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몇몇 품목은 대량구입을 통해 매입 가격을 낮추어 경쟁사가 감히 따라가지 못하는 물품을 만들었다. 미래공구유통만의 아이템을 갖춘 것이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전동공구의 경우 우리도 취급을 합니다. 다만 전동공구로 이익을 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고객이 다른 물품을 사면서 전동도 찾으니 구색으로 가져다 놓는 것이죠. 괜히 몇 푼 이익을 보려다가 손님 기분만 나빠지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오히려 손해입니다. 멀리 보고 장사를 해야죠. 많은 구색을 갖추었지만 모든 제품에서 이익을 보지 않습니다. 몇몇 특정 제품을 통해 이익을 봅니다. 저는 이것이 불황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남과 같이 구매하고 똑같이 판매하면 경쟁력이 없어요. 거래처에서 우리가게로 특정 제품을 사러오게끔 만들어야죠.”
답답한 매출을 뻥 뚫어주는 무기를 몇 종류 가지고 있다면 크게 성장하지 못해도 버티는 것은 가능하다. 미래공구유통도 몇 가지 제품을 주력제품으로 거래처와의 매출을 이어왔다.
체질개선으로 장기불황에도 성장
위대표는 선택과 집중도 잘 해야 한다고 말 한다. 자신의 장점과 처해진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최악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한다.
“자금 순환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조선소도 건설현장처럼 물품 대금을 어음으로 주는 경우가 아직 종종 있습니다. 물건을 주었지만 몇 개월 뒤에야 물품대금을 받게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자금순환이 좋은 건강한 거래처들을 집중적으로 선별해 거래해야 합니다. 불황이라면 더더욱 좋은 거래처를 찾아서 거래하는 것이 필수 입니다. 마음이 급하다고 불확실한 업체와 거래를 하면 오히려 큰 손해를 입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미래공구유통의 건물 규모는 전국구 급이다. 그러나 건물 구석구석 가득 물품을 쌓아두며 거래하지 않는다. 다양한 구색을 갖추면서 회전율이 높은 물품 위주로 대량거래하며 매출을 높인다. 악성재고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장기불황에 대비하는 현명한 자세라 볼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 긍정적인 자세 필수
한국경제가 위기상황이다.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모든 제조업의 성장이 후퇴하고 있다. 위대표는 이럴 때 더욱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추자고 한다.
“조선업은 무척 거대한 산업입니다. 배 한 척을 만드는데 정말 많은 공구가 소모됩니다. 각종 수공구부터 용접, 절삭, 안전용품까지 다양한 공구가 대량으로 사용 됩니다. 제조사는 저희 같은 유통업체를 통해 조선업에서 매출을 올리지요. 그래서 조선업이 무너지면 공구유통업은 물론 제조업에도 큰 타격이 되는 것 입니다. 저희 업체는 조선업이 활황일 때 크게 성장하고 조선업이 불황일 때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조선업이 살아날 때 함께 성장합니다. 그래서 나는 한국 조선업이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러나 이 세상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요. 어떤 업종이든지 불황은 찾아 올 수 있습니다. 불황일 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환경에 맞춘 나만의 경쟁력을 찾아 미리 갈고 닦는다면 우리 공구인들이 불황이라는 큰 파도를 피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