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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동성공구백화점 허성식 대표

 

오랜 시간 공들여 키워야… 분재와 공구상 꼭 닮았죠? 

 

포항 동성공구백화점 허성식 대표

   

      

       

    

 

26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산업기자재 납품 전문업체로 
포항 산업발전의 한 축을 이끌어온 동성공구백화점. 
이제 자녀들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허성식 대표를 만났다.
 

 

 

분재와 공구상 꼭 닮아, 정성들여 가꿔야


용접봉과 절삭, 측정, 작업공구 등 다양한 품목을 갖춰놓고 이름 그대로 넓은 매장 규모를 자랑하는 동성공구백화점. 그뿐만이 아니다. 공구 못지않게 곳곳에 놓인 화초들로 미니 정원을 연상케 하듯 공구상 내부가 싱그럽다. 
“취미로 분재를 하고 있어요. 취미라기보다 두 번째 직업이라고 할 정도로 정성 쏟고 있지요. 한편 생각하면 분재와 공구상이 꼭 닮았지요. 오랜 시간 정성들여 가꿔야 빛을 발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자녀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요즘 공들인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죠.(웃음)”
자녀들이 경영에 합류하면서 허성식 대표의 일상도 달라졌다. 5년 전 장녀인 허윤희 실장이 출근하면서 평생 옆을 지키던 아내도 일을 놓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돌아보니 벌써 26년이에요. 세월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아내가 참 많이 고생했는데, 이제 아이들이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교직으로 가려던 아들까지 4년 전 입사해 함께 일을 잘 감당해주고 있어요.”

 

 

잘 따라와 준 자녀들과 본격 2세 경영 시작

  
그동안 잘 해주고 있는 자녀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허 대표. 그런 아버지를 허창범 과정은 매일 조금씩 닮아가려 애쓰고 있다. 
“아버지의 부지런한 점을 꼭 배우고 싶어요.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들보다 늦게까지 일하시는 부분이 참 존경스러워요. 매일 실천한다는 게 참 어려운데, 아버지만큼은 못하더라도 아버지가 일궈 놓으신 사업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아들의 마음을 이미 아는 듯 허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다 전수해주고 싶다고.  

 

공구상 경영에 있어 중요한 것은 ‘매입’

 
공구상 경영의 대선배로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매입’이라고 말하는 허 대표.
“제가 일해 보니 매입이 참 중요하더라고요. 저만의 매입 노하우라면 첫째 싸게 매입하는 게 중요해요. 바로 가격이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품질은 그 다음 문제고요. 둘째 매입과정도 중요합니다. 매입처와 매입시기, 또 현금으로 구입할 때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자동예치하는 방법을 활용하도록 해요. 그렇게 하면 2~3% 싸게 납품받을 수 있거든요. 당장은 작게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전체 자금흐름을 봤을 때 절대 간과하면 안 되는 부분이죠.” 

 

고객과의 신뢰가 으뜸 중의 으뜸

 
오랜 시간 노하우를 축적해온 만큼 거래처도 많다. 사업초창기 인연을 맺어 26년 된 거래처도 있다. 200여 군데 거래를 이어오며 그가 경영이념으로 지켜온 게 있다면 바로 ‘신뢰’다. 
“신뢰를 위한 첫 번째 실천항목이 바로 친절입니다. 도소매업은 친절한 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주죠. 두 번째가 가격정책입니다. 제품가격이 인상됐다고 바로 올린다면 고객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워요. 가격 인상 전에는 항상 리스트를 먼저 줘서 서로 조율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신뢰의 밑바탕이 되죠.”
짧은 기간에도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지만, 길게 관계를 유지한다고 신뢰가 형성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는 그.
“특별히 비결은 없지만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에도 꽤 규모가 큰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거래를 하게 됐는데, 이제 한 달 쯤 됐나요? 그런데 저희에게 상당히 만족해하세요. 그  이유가 고객요구를 신속하게 처리했기 때문이죠. 공장에서는 필요한 물품이 없으면 기계를 쉬고 기다릴 수 밖에 없는데, 바로 갖다드렸거든요. 그게 신뢰를 드리게 된 것 같아요.” 

 

 

IMF 시절 부도 맞고도 꿋꿋이 일어서

 
고객 요청이 있다면 아무리 멀어도 하루 3번이라도 간다는 허 대표. 무슨 일에든 열심히 임하는 태도가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거래처 유지가 어렵거든요. 1993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땐 밤 11시까지 일했어요. 남들이 믿지 않을 정도로 참 열심히 일했죠. IMF 당시에도 1억 2천만원이란 큰돈을 부도 맞았는데,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다 극복하게 되더라고요.”
허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원래 절삭가공 관련 사업을 꿈꿨으나 우연찮게 공구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그전엔 회사 다녔죠.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월급 받은 거 모아 결혼 10년 만에 사업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8천만원 들여 절삭용품 위주로 시작했다가 용접, 볼트, 배관, 작업공구까지 다 하게 됐어요. 가게는 잘 돌아갔어요. 대지를 확보하고 점점 규모도 확장했죠. 현재 납품이 80% 정도 차지하지만 곧 인터넷 쇼핑몰도 오픈할 계획입니다.” 

 

A/S 직접 해내며 아직 10년은 거뜬

 
자녀들이 합류한 이후에도 A/S는 직접 다 해내고 있다는 그. 아직 10년은 거뜬하다고.
“전동 쪽 AS는 지금도 제가 다 합니다. 어떨 땐 하루 종일 할 때도 있어요. 오랜 시간 해오다보니 손에 익어있죠. 재미나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성 식구들이 7명이예요. 모두 건강하고 화합해서 올해도 잘 해나가길 바랍니다. A/S하랴, 납품하랴, 여전히 바쁘지만 보다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고 가족, 직원들과 함께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