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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30여년 나눔 실천 - 동성철물상사 남장희 대표

 

경로당 설립, 아너소사이어티 등 30여년 나눔 실천

 

광주 동성철물상사 남장희 대표

 

 

 

 

남다른 이웃사랑 소식을 듣고 꽤 오래전부터 인터뷰를 요청했다. 처음엔 선행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거절하던 그를 두어 해가 지나고서야 만날 수 있었다. 

 

 

도움 필요한 곳곳에… 효자·효부 선정도


광주 계림동에 위치한 동성철물상사. 남장희 대표가 이 지역의 착한 공구인으로 알려진 건 꽤 오래전부터다. 1991년부터 경로당 설립, 연탄 나르기, 쌀 배달, 선풍기 기부, 보일러 수리 등 평일 주말 관계없이 사업을 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와 봉사를 해왔다. 2015년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1억원 이상 기부자에게 부여하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남다른 선행은 지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다. 동성철물 인근서 사업을 운영하던 모 대표도 남 대표의 선행 소식을 접하고 작년에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다고 한다.
1974년부터 인근 철물점 직원으로 일하다 10년 뒤 지금의 동성철물을 운영해온 남 대표는 40여년을 철물·공구와 함께해온 터줏대감이자, 이 지역 소식에도 누구보다 밝다.
“여기 오래 있어서 동네 사람들을 잘 알아요. 누가 아프고, 힘들고, 부모자식에게 잘하는 지 동사무소를 통해서도 들어요.”
그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결식아동을 위한 급식비 지원, 작은 사고에도 응급처치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구급함 선물을 하고, 형편이 어려운 중국 교포를 위해 고향방문 비행기 티켓을 끊어주거나, 아이 둘을 키우는 여성 한부모가정을 위해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사회봉사단체 로타리클럽에도 오랜 기간 참여해 활동해왔다. 매년마다는 부모자식에게 모범이 되는 이들을 선정해 장학회를 통한 효자·효부 상패 및 상금을 수여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문으로 보게 된 다른 지역 소식까지 그냥 넘기기 힘든 적이 많다.
“소득 없이 몸이 불편한 장애인, 수술비가 없는 사람, 운동하다가 다쳐 다리를 절단하게 된 사람, 암에 걸려 치료가 필요한 사람 등등. 농촌 신문을 보다가 그런 사연을 알게 되면 다는 못해도 조금씩 도움을 드려요. 직접 그쪽 동이나 면에다가 연락해서 돕고….” 

 

 

어머니로부터 배운 이웃사랑, 후손들도 이어갔으면

 
남 대표는 어머니로부터 나눔을 배워왔다. 어릴 적 먹고살기 부족한 형편에도 그의 어머니는 몰래 치마폭에 음식을 조금씩 모아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하곤 했다. 말없이 베푸는 사랑을 보고 자라온 남 대표가 지금껏 나눔을 실천해온 이유였다.
“91년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서 경로당을 지었어요. 어머니가 그 전에 돌아가셨는데, 길거리에 쪼그려 앉아 담소 나누시는 할머니들을 보면서 어머니가 생각이 났어요. 비올 때는 앉아 계실 데도 없잖아요. 당시 할아버지 노인정은 있어도 할머니가 갈 곳이 없었거든. 할머니 전용 노인정을 만든 거예요. 체계적인 계획보다는 돕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돈이 부족해서 은행에 빚을 내가며 지었지.”
착한 일을 했을 때는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는 남 대표. 3년 전에는 췌장암 선고로 수술을 앞두고도 TV 속 힘들게 살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안쓰러워 성금을 보냈단다. 그가 꾸준히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실천하기를 꼽았다.
“아침에 생각이 떠올랐을 때 바로 실행을 해야 해요. 오후 되면 생각이 변하니까. 기부할 돈으로 좋은 옷도 사 입고 싶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싶잖아요. 제가 여유 있어서 남을 돕는 게 아니에요. 나눠야 아껴지지.”
동성철물이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올 수 있었던 것도 서로 도와가며 살아온 덕분이 아닐까. 이곳에는 착한 가게라고 소문을 내주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에 나눔이 더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좋은 일을 하면 스스로 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후손들을 위해서도 우리가 먼저 말보다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 · 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