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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변신을 거듭하면 성장하기 마련이죠 - 대한종합철물 이명환, 박양선 대표

 

변신을 거듭하면 성장하기 마련이죠


평택 대한종합철물 이명환, 박양선 대표 

 

 

 

 

보통 공구상 사장님이 되는 길은 큰 공구상에서 공구업을 익히고 독립해 나가는 길이 일반적이다. 직원으로 시작해서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일하고 공구상을 차리게 된다. 그러나 그런 공구업의 길이 아니라 여러 사업을 통해 장사의 길을 걷다 들어오는 케이스도 있다. 평택의 대한종합철물도 그런 케이스다. 대한종합철물을 경영하는 이명환, 박양선 부부는 노점부터 시작해 채소장사, 자동차용품 노점, 인테리어업, 철물공구상,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까지 운영하고 있다.

 

회사 앞에 노점차린 노조위원장


대한종합철물은 이명환 박양선 대표, 부부가 하는 공구상이다 평택 번화가 근처의 주택가 한복판에 커다란 공구상이 있다.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공구업을 하다 2년전 건물 하나를 구입해 가게를 열었다 가게의 위치, 커다란 간판, 잘 정리된 공구들을 살펴보면 장사를 하는데 있어 보통 내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0년마다 변화 한 것 같아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30대부터 노점을 했고 그러다가 인테리어업을 했고 인테리어 시공을 하다보니 공구상을 차리게 되고 그러다가 재개발이 들어가서 가게를 이전하고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명환 대표는 젊었을 때부터 본래 사업을 꿈꾸던 사람이다. 남 밑에 있기 보다는 사업을 통해 먹고 살겠다는 포부가 강했다. 대학졸업 후 회사 일을 하다 남들은 하기 어려운 노조위원장도 하게 되었고 그러다 여러 사정으로 자의반 타의반 퇴사하게 되었다. 결혼 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혼이었을 때였다. 이명환 대표의 아내인 박양선 대표는 그때를 회상하며 말한다. 
“그때 다행히 제가 공무원으로 직장생활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래도 남편이 회사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도 많이 되었죠. 그런데 이 사람이 퇴사한 회사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거예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노점은 장사를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으니 다녔던 노조위원사무실에 들어가 장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나름대로 다니던 회사 앞에서 노점을 차리는데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겠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죠. 또 그때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내 남편이지만 앞으로 잘 되겠다 생각을 했죠.”
노점으로 장사가 될까 하지만 실제로 노점도 자리를 잘 잡고 성실하게 하면 장사가 된다. 물론 이대표가 과거 노조 활동을 성실하게 했고 사람들의 덕망을 쌓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었다. 어떠한 형태로 장사를 하던지 스스로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결국 살아남는다. 

 


노점에서 인테리어업자로 변신


노점상을 하면서 전국 안다녀 본 곳 없이 열심히 장사를 했다. 나이가 40대에 들어서자 스스로 변신해야 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테리어였다. 
“내가 본래 전공이 건축이거든요. 그래서 인테리어업에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에서 장사를 하면서 아는 사람들도 많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인테리어는 가게 자리를 보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에 모델하우스를 멋지게 차려야 하는 거죠. 그렇게 일감을 따와서 도배, 장판, 타일 기술자들을 섭외해서 관리하고 감독하고 물품 대금도 받는 겁니다. 또 그걸로 돈을 벌었죠. 사람 손이 모자랄 때, 급할 때는 내가 직접 시공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각종 공구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던 거죠. 그것도 한 10년 한 것 같아요.”
인테리어업은 우선 일감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의 무수히 많은 경쟁 업체들과의 알력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필수다. 어떤 사업이던지 배짱이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인테리어업으로 승승장구 하던 그는 50대가 되자 한 곳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공구상을 차리게 된다.    

 

 

공구상하며 찾은 제 2의 인생


주변 상황에 맞추어 건자재, 철물을 공구와 함께 취급했다. 처음 몇 년은 구색을 갖추는 것에 주력했다. 
“노점도 해보고 인테리어도 해보았는데 공구업은 일단 덩치를 키워야 합니다. 최소 5년은 공구장사를 하면서 얻는 이문을 다시 물건을 사는데 다시 투자를 해야 해요. 그렇게 해야 주변 손님들이 찾는 물건을 다 확보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초반에 좀 힘이 들지만 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찾고 또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노점이나 인테리어업은 바로 바로 돈을 벌 수 있죠. 그런데 그만큼 몸이 고됩니다. 노점의 장점은 돈이 되는 그 순간과 장소를 찾아서 장사를 한다는데 있죠. 예를 들어 강원도에 첫 눈이 오면 곧바로 아는 노점하는 사람들과 차를 몰고 스노우체인을 파는 겁니다. 그렇게 밤새서 일하면 하루 밤 돈 수백을 벌기도 합니다. 그런데 몸이 고단하죠. 나이 50 넘으면 아무래도 큰돈을 벌기 보다는 보다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죠.”
대한종합철물을 함께 이끄는 이명환 대표의 아내 박양선 대표도 공무원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장사를 한지 오래 되었다. 이명환 대표가 갑작스런 사고로 크게 다쳤을 때 가게를 돌본 것도 바로 박양선 대표다. 

 

 

가게 이전하고 블로그로 홍보


생각지도 못하는 불행은 갑자기 찾아온다. 공구업을 시작한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이명환 대표는 갑자스런 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다.
“시골집에서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드럼통 반 자른거를 좀 구해달라는 거예요. 안쓰는 드럼통은 구했고 그걸 반으로 자르는데 꽝 하고 폭발이 일어나더라고요. 그때 크게 다쳤죠.”
생각지도 못한 큰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오래 있어야 했다. 뼈가 보일 정도의 큰 사고를 당했지만 의지로 이겨냈다. 그 사이 기존 가게가 있던 지역도 재개발이 들어가서 가게도 지금의 위치로 이전을 해야 했다. 대한종합철물의 주요한 거래처는 납품이나 업체에 영업보다 개인소매가 주력이다. 인테리어업을 하면서 익힌 자리선정은 탁월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조금 불안했다. 박양선 대표는 책을 읽고 블로그 홍보를 공부하여 나름 유명한 대한종합철물 블로그를 성장시켰다. 
“나도 잘 하고 있는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냥 멍하니 있는 것 보다 공구관련 조사도 할 겸해서 열심히 하는 거예요. 너무 바쁠 때는 블로그 관리를 못하지만 조금씩 하니 전국에서 공구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 가게를 알고 주문을 넣어주기도 하더라고요. 공구상도 시대가 변화하는 것에 맞추어 변신을 계속 해야 합니다. 블로그, SNS를 통한 브랜드 홍보 및 고객 입장에서 마케팅 차별화를 신경써야하고요. 앞으로도 고객입장을 생각하며 연구하고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많은 돈을 물려받고도 자산을 탕진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일푼에서 자수성가를 하기도 한다. 이명환 박양선 부부가 그런 케이스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서 미래를 대비하는 두 부부의 삶의 방식에 박수를 보낸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