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공구상탐방

박진영 콘서트 협찬 - 광주 오케이철물


박진영 콘서트를 공구상이 협찬했다고?

광주 오케이철물





마케팅은 그저 돈만 쓴다고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다. 최종적인 목표를 먼저 세워 두고 목표를 이루어 갈 계획 하에서 
마케팅을 진행했을 때 그 효과는 배가 된다. 광주광역시 오케이철물은 ‘브랜드 이미지의 확립’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바라보며 
각종 홍보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라디오 광고, TV광고까지… 마케팅은 본격적으로
 
작년 연말. 가수 박진영의 연예기획사인 JYP 홍보실은 쉴 틈 없이 걸려오는 전화들로 난리가 났다. “공구상이 박진영 콘서트를 후원했다는 게 사실입니까?”, “정말 공구상이 콘서트 메인 스폰서예요?”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 전화에 홍보실 직원들은 땀을 쏟았다. 우리나라 대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 뜬 기사 때문이었다. ‘2017 박진영 광주 콘서트, 오케이철물이 함께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동네 문화센터의 행사도 아니고 대형 가수 박진영의 콘서트를 공구상이 후원했다니 믿겨지기나 했을까. 이 사건은 광주광역시 오케이철물 홍보 담당 김진일 차장의 혜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하하.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버린 거죠. 사실 저희가 후원한 건 정말이거든요. 그런데 기사의 내용이 좀 강력하게 나간 바람에 마치 저희가 전국 콘서트의 메인스폰서인 것처럼 알려진 거예요. 서울에서 난리가 났대요. 처음에는 이 기사가 잘못된 줄 알았나 봐요. 철물점이 박진영 콘서트를 후원한다는 게 언밸런스하니까요.”
노이즈 마케팅이든 뭐든 오케이철물은 전국적으로 그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전적으로 우연에 의한 일이었을까? 우연한 행운이란 것은 따져 보면 끝없는 노력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오케이철물은 그야말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공구상이다. 전국에서, 아니 어쩌면 전 세계에서 CM송을 갖고 있는 공구상이 있을까?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쏙 들어와 잊혀지지 않는 CM송을 오케이철물은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CM송을 바탕으로 광주 지역 라디오 광고와 TV광고도 하고 있는 중이다.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
 
TV광고 라디오 광고 말고 또 어떤 마케팅 수단을 이용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김진일 차장은 전라도 말로 ‘허벌나게’ 많이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 말이 딱 맞았다. 블로그 마케팅, 모바일 홈페이지, 회사 소식을 보도자료로 작성해 언론사에 배포 등 거의 대부분의 마케팅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김 차장은 말한다. 주차장의 랩핑 버스(전면에 광고 이미지를 그려 넣은 버스)도 그것 중 하나다.
“랩핑 버스도 자사 차량입니다. 지금은 밀워키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 중이에요.”
랩핑 버스는 사실 오케이철물이 지향하는 방향인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의 중심 수단이다. 케이터링 서비스. 다시 말해 출장 수리 및 판매 서비스가 그것이다. 버스 안에 의자를 덜어내고 그 자리에 각종 공구를 진열해 둠과 동시에 출장 수리를 진행하는 현장 홍보 시스템. 처음에는 아파트 단지에 찾아가고 그 후에 원룸 밀집 지역으로 그리고 후에는 건설 현장 납품 업체까지 찾아가는 것이 김 차장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계획이다. 매장에 찾아온 고객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을 찾아간다는 생각은 어쩌면 오케이철물의 모태가 된 인테리어 회사의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회사와 고객 둘 다 만족시키는 출장 서비스
 
오케이철물의 김영호 대표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다 2017년 6월 오케이철물의 문을 열었다.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며 갖고 있던 ‘나중에 돈을 좀 벌면 제품을 사러만 다닐 게 아니라 내가 팔기도 해 봐야겠다’는 계획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그렇다고 인테리어 일을 그만둔 게 아니다. 사업 영역을 넓힌 거라 말하는 게 맞겠다. 회사의 조직도에는 공구 유통팀만 있는 게 아니라 인테리어 시공 팀과 디자인팀도 있다. 세 팀의 조화로운 활약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각종 서비스도 행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출장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다.
“예를 들어서 수도꼭지가 갑자기 안 나오는 거예요. 사람을 부르자니 출장비만 10만원 달라 해요. 정작 수도꼭지는 만 원도 안 하는데. 요즘 대부분이 그럴 거예요. 우리는 거기에 착안했습니다. 저렴한 출장비로 가서 수도꼭지든 뭐든 각종 아파트의 시공을 해 주는 거죠. 출장갔다가 옆집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공짜로도 해 주고. 고객들의 작은 불편함을 찾아가서 간단하게 해결해 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서비스예요.”
오케이철물 인근의 아파트단지 가운데에는 오케이철물과 계약 맺어진 곳이 많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연락을 주면 적은 출장비로 각종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계약. 고객들은 적은 돈으로 시공하니 좋고 오케이철물은 돈도 벌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니 이만한 홍보 전략도 없을 것이다.
 
2017 한국경제신문 브랜드만족도 수상
 
작년 2017년은 오케이철물에게 운이 따르는 해였다. 박진영 콘서트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효과를 본 것과 동시에 한국경제신문에서 주최하고 한국마케팅포럼이 주관한 2017 대한민국 브랜드만족도 시상에서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 역시도 쉼 없는 오케이철물의 노력에서 탄생한 선물이라고 김진일 차장은 말한다.
“수상자들 가운데 저희가 가장 연혁이 짧았대요. 그도 그럴 것이 오픈한지 이제 반 년 조금 넘었으니까요. 그런데도 저희가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사업계획서만 30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빽빽하게요. 그랬더니 주최 측에서 깜짝 놀라 연락이 왔더라고요. 가장 큰 가점을 받았던 요소는 각종 온·오프라인 마케팅에의 접근 등 ‘철물’이라는 업종을 남다르게 바라봤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만족도 시상 측에서는 무엇보다도 오케이철물이 나아갈 미래의 브랜드 가치에 대한 기대에 점수를 많이 줬다 한다.

 
가게 운영의 발상 자체를 바꿔라
 
가게를 오픈하려던 시기, 경험해 본 적도 없었던 공구상을 대규모로 차리는 데 부담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영호 대표는 ‘전혀’라고 대답했다. 20~30년 됐다는 공구상의 노하우도 별 것 없어 보였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저한테 그랬어요. 그래도 오래된 공구상을 찾아가서 배워야 하지 않겠냐고요. 저는 안 배우고 싶다 했어요. 20년 30년 된 노하우가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냐 이거예요. 작은 철물점만 봐도 재고가 보통 몇 억씩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종사하는 사장님이나 직원들의 마인드는 오히려 동네 쬐깐한 점방 운영하는 것 같아. 나는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화장품 가게를 보세요. 갖춘 재고는 2~3천 정도밖에는 안 되거든. 그런데도 깔끔하고 예쁜 매장에서 고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하는데요. 나는 그걸 말하고 싶은 거예요.”
대표는 다른 공구상 대표들에게 가게 운영의 발상 자체를 바꿔볼 것을 제안했다. 살짝만 시선을 돌리고 다르게만 운영해 봐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거라면서.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벗어나 보라는 것이다.
오케이철물의 목표는 ‘브랜드 이미지 확립’이다. CM송의 제작도, 랩핑 버스의 운영도 전부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한 수단 중 일부다. 지금은 이미 브랜드 경쟁력 강화의 단계로 넘어섰다는 김진일 차장. 앞으로 광주를 넘어 전남 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반 소비자들이 ‘철물’하면 곧장 오케이철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오케이철물 구성원들의 꿈이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