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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천안 브레인MRO


‘더불어 함께’ 사회적 기업으로 새출발

천안 브레인MRO 김효열 대표





현대자동차 우수대리점 영업소장에서 중앙브레인 관리부장을 거쳐, 브레인MRO 대표가 되기까지 남다른 영업전략으로 성공가도를 달려온 김효열 대표. 이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통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적 기업을 꿈꾸다
 
브레인MRO가 최근 장애인, 한부모 가장,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기업에 지정됐다.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비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4년간 같이 해오던 아들이 진로를 바꿔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게 되면서 구체화됐죠. 때마침 청각장애인인 안홍선 주임과 인연이 되어 함께 일을 하게 됐어요. 안 주임은 쇼핑몰 제작은 물론 운영까지 다 할 수 있는 마스터입니다.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이 됐지요.” 
사회적 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우선 실현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취약계층 직원 비중이 일정 비율 이상 돼야 한다. 장애를 가진 분과 소통하는 게 쉽지는 않을 터.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김효열 대표가 이 길을 고집하는 이유가 뭘까?
“사회적인 가치 실현이 중요해요. 저희보다 앞선 사회적 기업들을 하나둘 알게 되면서, 함께 하는 경제, 더불어 사는 사회가 가치 있는 시스템이란 생각이 들었죠. 전쟁의 폐허 속에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여러 부정적인 사회·경제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우리 사회 주체들의 반성과 성찰을 통해 후세들에게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면 이 길은 어려워요. 가치와 영리, 이 두 개의 수레바퀴를 조화롭게 가야 합니다. 이제 시작단계지만 취약계층과 함께 참여하고 나누는 사회경제 활동은 제게 큰 자긍심과 희망을 갖게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는 삶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대연장학회에 수년간 기부하면서 환경은 어렵지만 공부에 재능과 소질이 있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또 지역내 노인회관을 위로방문하고 꾸준히 기부금을 전달해 왔다. 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기부와 천안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등 나눔을 확대하며 보람과 성취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MRO 전문기업으로 경쟁력 키워
 
김 대표는 올해 ‘브레인’에서 ‘브레인MRO’로 사명을 바꾸는 것과 동시에 MRO 전문기업을 표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처음에는 브레인 대리점만 했었어요. 집합상가 내에 있다 보니 자기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사업장을 지금 위치로 옮기고 보니 공구나 포장재 등 다양한 수요가 생겼어요. MRO로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브레인이란 사명만으로는 우리가 뭐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었고요.”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 있다는 것이 늘 부담이라는 김 대표. 거래처 관리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버팀목이라고 말한다.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거래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아요. 글로벌 경제상황에도 영향을 받죠. 최근에는 사드 여파로 화장품업체나 제조업체 등으로 납품되는 물품이 많이 줄었어요. 기존 매출액 대비 8%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브레인MRO는 김효열, 안종희 부부가 각자대표체제로 꾸려가고 있다. 인근 공단에 있는 기업으로 납품도 많지만 대학교, 공공기관으로 거래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사회적 기업이나 여성기업에 대한 우선 구매제도가 있다. 평생의 단짝 안종희 실장은 현대자동차대리점 시절부터 함께 해 오고 있는 든든한 동반자다. 

 
현대자동차대리점 소장으로 영업 베테랑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에서 15년 근무 경력을 갖고 있다. 상용트럭사업부에서 경찰청,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체 등 10여년 영업 후 여의도중앙대리점을 열었다. 
“당시 대리점 라이센스를 따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어요. 7대1이나 됐죠. 인사고과 우수자거나 판매랭킹 5% 이내에 들어야 했고요.” 
대리점 오픈 이후에도 그는 승승장구했다. 전국적으로 한 점포당 월 평균 60대가 판매됐다면, 김 대표의 영업소는 80~90대를 팔았다. 우수대리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점포의 역량을 키워야하는 시점이 왔을 때 대리점 이전이나 확장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5년 만에 사업을 접고 중앙브레인 시흥지사 관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년 후 중앙브레인 대리점 운영을 시작한 지 1~2년 만에 매출액을 5~6배 키우게 된다. 
“매출신장을 위해 영업력도 중요하지만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에 비중을 뒀어요. 제가 산업기자재 제품을 취급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외형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경영에 왕도는 없다고 봐요.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중요하죠. 무엇보다 시장을 잘 분석해 예측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언론매체 등을 통해 경제트렌드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지요.”
특히 장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재활용에 대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 예측한 게 주효했다. 바로 중고 파레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브레인MRO는 박스나 소모품 위주로 많이 취급하고 있지만 특히 파레트 비중이 높다. 부피가 큰 파레트 비중이 높다보니 사업장도 넓게 쓰고 있다. 

 
지난해 2천여평 공간으로 사업장 이전 완료
 
“지금 저희가 사용하고 있는 공간은 매장 뒤편 천막창고와 파레트 야적장까지 포함해 약 2천평쯤 됩니다. 2009년 신방동 산업기자재유통단지에서 시작해 2012년 2,3,4공단 끝자락에 있는 이곳을 매입해 차츰차츰 공간을 넓혔죠. 지난해 6월 이전을 완료했는데, 그전까지 두 곳의 사업장을 병행했어요. 처음엔 여기가 완전 허허벌판이었죠. 컨테이너에 지게차 하나로 첫 겨울을 맞이했으니까요.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그때는 아들이 옆에 있어서 큰 힘이 됐어요.”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각각 다르다. 7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9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토요일도 마찬가지. 각자의 형편에 따라 근무환경이 조정된다.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약속된 근로시간은 철저히 지킨다. 임직원은 총 8명. 파레트란 품목 특성상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파레트의 경우 신제품도 있지만 중고비중이 높아서 노동집약적 업무가 많아요. 새벽에 나와서 다 수작업으로 정리해야 되니까요. 앞으로 점점 추워지니 걱정이에요. 작업환경에 대해 고민이 큽니다.”
 
김 대표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단합을 중시해 유통단지 번영회장과 관리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간의 노력과 열정으로 임했던 자긍심에 상처를 남겨 아쉬움으로 남은 것은 두고두고 가슴 아픈 일이 됐다고. 그러나 올 6월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소소한 나눔의 기쁨도 누리고 있다. 최근엔 제조까지 시작했다. 요소수 플라스틱 탱크 생산을 시작했는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도전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여러모로 잘 한 선택 같아요. 아직은 이런 인터뷰를 하기 부끄럽지만, 지금까지의 브레인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브레인MRO의 아름다운 도전이 다른 업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라 기대해본다. 더불어 함께 사는 기업,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더 많아질수록 세상은 살맛날 테니까.

㈜브레인MRO  T. 041)581-0989 /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 4산단7로 62

글·사진_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