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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부산 합동종합공구 김성철 실장


편의점 벤치마킹한 소포장 전시

부산 합동종합공구 김성철 실장 





바코드시스템으로 품목 전산화 완료
 
부산에서 경남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합동종합공구. 1세대와 2세대가 함께 성공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모범 공구상으로 꼽힌다. 최근 품목을 투명포장지에 소량 포장해 전시하는 한편, 바코드시스템으로 전환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겨울, 경기가 좋지 않아 인터넷 사업을 할까 하다가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막상 전산화 작업을 시작하자 꼼꼼히 챙겨야할 게 많았죠. 지금은 80~90% 정도 시스템을 완료해서 품목관리 체계화는 물론 편의성을 높였어요. 특히 비닐로 소포장해서 손님들이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했죠.”
생각보다 숨어있는 물건이 많아 하나하나 바코드화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효과는 높았다. 
“저희가 손님에게 직접 찾아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종업원도 많이 필요해요. 그러나 품목을 시스템화한 덕분에 손님들은 직접 물건을 확인한 후 편리하게 구매하고, 저희는 더 싸게 드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김성철 실장은 13년차 2세 경영인이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 자식이 하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대학 전공 역시 경영학이다. 

 
편의점 벤치마킹, 새로운 변화 모색
 
“2003년 졸업 후 바로 월급 받으며 일하기 시작했죠. 그 때가 중국산 제품이 밀려올 때였어요. 당시 저희 가게는 철물 위주였는데, 중국산 제품이 가격 부담이 없어서 팔기 시작했죠. 본격적인 공구상은 제가 시작한 거니까 이 사업에 애착이 큽니다.” 
합동종합공구는 대형마트보다는 편의점 같은 공구상을 꿈꾸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있을 건 다 있는 편의점처럼, 필요한 구색을 다 갖추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매장환경을 만드는 게 그의 목표다. 그런 그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매년 들었다고. 나이가 더 들게 되면 다른 일을 전혀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섰다.
“직장 생활하는 모든 사람들 마음이 똑같을 거예요. 그러나 지금은 이 일에 대해 만족하고 있어요. 제게 뚜렷한 목표가 생겼거든요. 다른 일을 하더라도 이 업종과 관계된 일을 할 거예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서 급하게 공구가 필요한 사람, 또는 납품이 필요한 업체를 서로 연결해주는 앱을 개발해보고 싶습니다. 워낙 구색이 많다보니 시도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1세의 노하우와 2세의 혁신이 만나
 
합동종합공구는 인근 작은 공장에서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까지, 150곳에 납품을 하고 있다. 건물 내 작은 점포 하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 개의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이 자리에서만 38년째예요. 부모님께서 석대화훼단지를 보고, 30만원으로 시작하셨대요. 철사, 빗자루도 팔고, 시멘트나 휘발유도 덜어서 팔았죠. 5년 쯤 지나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저희 물건들도 늘어나기 시작한 겁니다.”
부모님의 근면 성실함을 꼭 본받고 싶다는 그. 
“아버지는 지금도 6시면 문을 여세요. 어머니는 송금과 마감업무를 봐주시죠. 제가 퇴근 후에도 가게에 계실 때도 있고, 휴일에도 손님이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하면 뛰어나와서 내주시죠. 제겐 부모님이 정신적인 지주와도 같아요. 그렇지만 이제 나이가 있으시니까 그만하고 쉬시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부모님의 가게를 한 단계 한 단계 성장시키며 성장에 대한 욕구를 채워왔다는 김 실장. 모든 2세 경영인이 그렇듯이 그 역시 부모님과의 마찰을 피할 수는 없었다.
“다른 어려움보다 부모님과의 마찰이 제일 힘들었어요. 정말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되어서 전혀 합의점이 안보일 때도 있었죠. 2세 경영인들에게 해드리고 싶은 말은 부모님이 하신 그대로 답습하는 건 절대 안돼요. 마찰이 있으면 슬기롭게 헤쳐 나가되 맹목적으로 부모님 방식을 따르기보다 소신을 갖고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하길 바랍니다. 가격 부분에서도 마찰이 크게 있었는데, 일단 어느 정도 진행하고 성과를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리면 부모님도 쉽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게 중요해요.”
 
주5일제 근무에 부가세 포함 가격제 실시
 
13년간 쉼없이 달려온 그는 부모님 뿐만 아니라 7~8년 된 직원들이 있어 더욱 든든하다고.
“10월 이후부터는 주5일제로 전환해요. 최근 새로 채용한 직원은 이미 주5일제를 적용하고 있어요. 제게 공구상은 지저분하고 힘든 일이 아니라 무궁무진하게 발전가능성이 있는 일이란 확신이 있어요. 젊고 유능한 직원과 함께 더 큰 미래를 바라보기에 주5일제 근무를 결정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쉴 때 같이 쉴 수 있는 직업환경을 만들고 싶은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이 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대한민국 공구업계가 발전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한편, 합동에서는 부가세 포함 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1,000원짜리 물건의 경우 현금손님에게는 1,000원을 받고, 카드 손님에게는 1,100원을 받는 게 싫었어요. 저희는 3년 전부터 부가세 포함 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항의도 많았죠. 일단 비싸게 받아야 되는 입장이라 가격경쟁력이 없어질까봐 불안하기도 했죠. 그러나 지금은 손님들이 더 좋아하세요. 이 문제로 부모님과 부딪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세요.”


 
수공구 전문업체로 새로운 도약 꿈꿔
 
매출에 대해 고민한 적은 없지만 인터넷사업은 실패를 경험했다는 김 실장. 10년 전쯤 인터넷 판매를 시작해 어느 정도 수익을 거뒀지만 매장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온라인 마켓을 접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이후에는 인터넷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 5번 도전해서 5번 실패했지만, 또다른 방식으로 도전할 계획이다. 수공구 전문업체를 꿈꾸는 김 실장은 현재 창고로 쓰고 있는 2층을 수공구 전문매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대부분 구매를 하니까 매장을 가진 업체로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합니다. 손님들이 직접 만져보시고 사갈 수 있도록 수공구 전문 전시장을 열 계획이에요.” 
크레텍의 전산시스템과 공구사랑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그.
“크레텍에 없는 것만 등록하면 되어서 바코드시스템을 좀더 빨리 완료할 수 있었어요. 저는 취업을 한 적이 없고 다른 곳을 찾아다닐 시간도 없어서 CTX나 공구사랑을 정독하며 많은 정보를 얻고, 벤치마킹하는데 큰 도움을 받아요. 직원들에게도 꼭 보게 하죠.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으로 하나하나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진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허튼 짓 하지 않고 더 좋은 매장을 보여드리는 게 부모님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김 실장. 열정과 도전으로 새로운 합동종합공구를 꿈꾸는 그의 내일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 

부산 합동종합공구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사동 117-12  / T. 051)523-7560

글·사진_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