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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계측기에 통신기술 접목 (주)지에스인스텍


범용 계측기에 통신기술 접목 품질은 생존이다!

㈜지에스인스텍 안창돈 사업총괄대표 
 




“1999년 지에스텔레텍이란 법인으로 출발했어요. 같은 업종에 있던 5명이 의기투합해 세계적인 종합통신업체를 만들자는 게 창업 목표였죠. 초창기에는 국가정책과제를 상당량 수행하면서 통신장비 핵심부품인 필터와 앰프를 생산했고, 차츰 시스템까지 라인업을 하게 됐습니다.” 
안창돈 대표는 흥창물산을 인수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GSI의 전신인 지에스인스트루먼트의 대표이사로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3년간 관계사 업무를 하다가 지난해 7월, 다시 전체 업무조정을 통해 사업총괄대표로 돌아왔다. 
“제가 삼성반도체에 몸담았던 시절, 1992년도 즈음인가? 당시 통신업계 선두기업이던 모토로라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높은 로열티를 내고 있었어요. 그걸 국산화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래서 통신쪽 관련 연구개발과 제조에 뛰어들게 되고, 통신장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흥창물산을 인수하게 됩니다. 
‘프로텍(Protek)’이란 계측기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저희 주력사업 아이템이 된 거죠.” 
그가 대학 때 ‘프로텍’ 장비로 실험한 적이 있을 정도로 ‘프로텍’은 이미 유명한 브랜드였다. 그러나 계측기 사업환경이 그리 좋진 않았다. 정부 지원도 많지 않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계획이 필요했다. 
“2005년부터 5개년 계획에 돌입했어요. 저희에겐 연구 엔지니어가 96명 정도 있었죠. 기존의 범용 계측기에다가 통신 계측기를 접목시킨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처음 개발했던 게 ‘RF Field Strength Analyzer(3290N)’로 공중파에 있는 신호를 잡는 전계강도측정기였어요. 국내 국정원은 물론 중국 어군탐지용으로 많이 수출했습니다. 큰 배가 고기떼를 탐지해서 캡처를 하면 신호가 뜹니다. 그걸 보고 작은 어선들이 고기잡이에 나서는 거죠. 1년에 1천개씩 수출했는데, 중국 국방 쪽으로도 300~500개 수출했어요.” 

 
중국에 기술 유출 위기 딛고,
네트워크 분석기 세계 6대 기업으로 우뚝

GSI인으로서 벌써 18년. 창업부터 함께 해왔으니 GSI의 산 역사나 다름없다. 사업의 최일선에서 어려움은 없었을까? 
“아시다시피 중소기업을 운영하다보면 굉장히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2006년에는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Sprint Corporation)에 신규 영업망을 뚫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어요. 연결 포인트를 찾으려고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죠. 심지어 국내 텔레콤사 윗선까지 동원해했지만 다 안됐어요. 역으로 미국대사관에 찾아갔죠. 대사관 직원에게 회사소개서를 보여주며, 스프린트 직원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지금도 생생합니다. 한참 듣더니 한 책임자가 ‘미국대사관은 미국에 있는 회사를 한국에 소개하는 곳이다’라며 나가버리더라고요. 저희는 혹시나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제고해 달라며, 남은 한 사람에게 간절함을 담은 읍소를 하고는 돌아올 수 밖에 없었죠.” 
한 달 후 기적이 일어났다. 그 많은 채널 중에 결국 대사관에서 라인이 연결된 것이다. 스프린트의 3G중계기 벤더로 선정되면서 미국 법인을 설립했고, 지금까지 GSI는 스프린트의 메인 공급업체로서 사업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정답은 없다’란 걸 몸소 체득한 그는 절실한 마음으로 계속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길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GSI는 현재 미국의 스프린트(Sprint), 클리어와이어(Clearwire), 베리존(Verizon)과 캐나다 이동통신사인 벨(Bell)은 물론 이스라엘의 펠레폰(Pelephone),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 베트남의 모비폰(Mobifone), 말레이시아의 맥시스(Maxis), 인도네시아의 인도삿(Indosat) 등 해외 주요 통신업체 거래선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와이브로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계측기 분야의 경우 남미 7개, 북미 17개, 아시아 51개, 오세아니아 8개, 유럽 53개, 중동 9개 등 대륙별로 약 150여개 주요 거래선을 확보해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항행안전장비와 SMD 등 4개 라인의 대량생산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1992년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해 청도에 계측기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생산기술 현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직원이 기술을 빼간 것. 그 이후 중국에는 유명 계측기업체가 여럿 생겼다. 당시 중국 법인은 3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할 정도로 큰 규모였으나 지금은 생산라인만 갖추고 있다. 
“속상한 일이죠. 그 이후 중국 브랜드의 범용 계측기가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일들로 인해 중국내에서 ‘프로텍’이라고 하면 굉장히 인정받고 있어요. 독보적인 브랜드로서 오히려 메리트가 되고 있는 거죠.” 
‘프로텍’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계측기 브랜드다. 고부가가치인 네트워크분석기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업체는 GSI를 비롯해 미국의 키사이트 테크놀로지스(Keysight Technologies)와 텍트로닉스(Tektronix), 텔레다인 르크로이(Teledyne Lecroy), 독일의 로데슈바르즈(Rodhe&Schwarz)와 일본의 안리쓰(Anritsu) 등 6개 업체에 불과하다. 40년 이상 이어온 브랜드로서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품질이나 신뢰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중수교 중국진출 1호기업의 자부심,
3년 내 매출액 5천억원을 기록하는 게 목표
2008년에는 국내 최초 네트워크 분석기(Protek A333)로 ‘대한민국 기술대상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술혁신에 대한 기업의 의지는 사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품질은 생존이다!’라는 현수막에 잘 나타나 있다. GSI는 지난해 매출 6백억원을 기록, 단기적으로 3년 내 매출액 5천억원을 기록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1995년도에 제가 모토로라 핸드폰을 썼는데, 당시 가격이 140만원이었어요. 모토로라가 단연 1위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됐습니까? 영원한 강자는 없어요. 영원한 1등도 없죠.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있습니다. 꼴찌가 1등, 2등이 1등 되는 기회 말입니다. 저희가 생산하는 장비 한 대가 수천만원을 호가합니다. 그런 장비가 없으면 전화통화가 안 되죠. 통신과 계측기 분야 글로벌 시장에서 앞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GSI만의 제품력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확장된다. 계측기 수리시 부품공급이 어렵고 비싼 수리비를 요구하는 해외 수입제품과 달리, 자체적으로 고객지원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빠른 AS와 제품 지원 서비스는 물론 보증기간 후 유상 수리 시에도 해외 제품 대비 적은 부담으로 수리가 가능하다. 
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빅데이터 시대에 적합한 측정 데이터 취득을 위한 통신 인터페이스에 중점을 두고, 간단한 테스터라도 PC와 통신이 가능한 제품군을 다수 출시하고 있다.    

 
GSI의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3대 핵심가치
열정(Passion), 정직(Honesty), 충성심(Loyalty)
 
GSI가 글로벌기업으로 뻗어나가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은 남다른 기업문화에 있다. ‘열정(Passion), 정직(Honesty), 충성심(Loyalty)’을 3대 핵심가치로 삼고, 월례조회 때마다 강조하며 기업 마인드로 공유한다. 
“대내외적으로 위기국면인데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소통’을 제안하고 싶어요. 저희 역시 올해 들어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게 바로 ‘상호간 소통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자’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철학과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직원과의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는 기업문화에 걸맞게 
11개의 사내 동호회는 물론 연 2회 체육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그 외 각종 이벤트데이, 신입사원 힐링여행, 가족사진 콘테스트, 문화공연과 비즈니스매너교육, 명사 초청강연 등 전 사원이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동반성장 최우수 협력기업 선정, 여가친화기업,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컨퍼런스룸과 대강당은 물론 카페테리아, 야외휴게소, 체력단련장, 탁구장까지 부대시설도 풍부하다.
이러한 특별한 기업문화를 가지게 된 데는 창업주인 고영숙 회장의 ‘직원이 우선이다’란 경영철학에 기인한다. 그는 벤처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는 것과 더불어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통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분야 최고로 인정받아온 비결이 있다면, 철저한 직원교육에 있다고 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직원 한 사람당 1년에 89시간씩 교육을 해 왔어요. 기술관련 전문교육에서부터 인성교육에 이르기까지, 인재를 뽑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고 키웁니다. 이런 점 덕분에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폭발적인 역량을 펼친다든지, 또는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직원들이 회장님을 크게 신뢰하는 한편, 저희 직원들을 탐내는 대기업이 많을 정도로 인성이나 역량 면에서 수준이 높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한편, GSI는 벌써 5년째 주안동 주민센터를 통해 쌀, 라면 등 기부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사내 자선바자회와 경매행사, 아름다운 가게 후원 등 이웃과 더불어 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또 서울시교육청 배움터, 오륜중학교 직업체험 프로그램 운영, 교육기부 등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외형보다는 실익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보다는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제 경영철학입니다. 손안에 있는 것의 소중함을 가지고 있을 때는 잘 모릅니다. 외형을 키우고 신규사업에 눈을 돌리다 보면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죠. 저희의 경우 계측기와 통신사업이 핵심역량이자 가장 잘 하는 일입니다. 현재 중국발 사드 이슈로 인해 계측기 수출업체들이 많이 위축되고 있어요. 저희 역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최근 인도나 베트남 시장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이 시기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고객지원서비스를 강화하고, 기술적인 측면을 계속 업그레이드함으로써 핵심에 더욱 집중하는 GSI로 다시 한번 힘차게 뛰겠습니다.”
 
㈜지에스인스텍
인천광역시 남구 길파로 71번길 70(주안동)
T.032) 870-5701 / www.gsinstech.com

글·사진_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