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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강

산업현장에 꼭 필요한 안전. 작업자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안전보호구다. 주문별 맞춤형 공정으로 관련분야 독보적 기술을 가진 석강을 찾았다.


석강은 제조현장에 꼭 필요한 안전보호구 및 안전용품을 직접 제작, 공급하는 전문기업이다. 2000년부터 조선 해양은 물론 중공업, 건설, 화학, 가스분야 등 많은 대기업과 공급계약을 맺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저희는 현장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각 산업별 담당 전문 인력들과 함께 작업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안준규 회장은 서경물산이란 이름으로 1997년 유통사업을 먼저 시작했다. 케미컬 분야를 공급하며 다양한 품목의 소비재까지 점차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IMF가 왔어요. 경기침체로 어려웠지만 결국 ‘새로운 기회와 변화는 다시 찾아온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사업을 지켜낼 수 있었죠. 기업에서 보통 용접봉 등 소모자재 전체를 한꺼번에 발주내기에 구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위해 품목을 꾸준히 늘리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부터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꿈꾸며 중국에 과감한 투자를 시행해왔다. 
“사업 다변화를 모색하던 중 시장 잠재력을 발견하게 됐어요. 중국에 과감히 투자했죠. 안전보호구 의류 제조를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며 수차례 위기를 이겨냈습니다. 창고에 가득 쌓인 제품들로 근심 가득한 날들도 많았죠. 전 직원들이 모두 영업사원이란 마음으로 수많은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알렸어요. 그렇게 서서히 매출이 상승하면서 한 달에 백 만원도 못 팔던 시절을 지나 산업보호구 분야만 수십억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석강은 산업안전보호구 분야 후발주자다. 이를 이겨내고자 R&D에 집중하며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에는 중국에 일괄 발주하거나 중간 도매상을 통해 상품을 공급받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저희는 이러한 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했지요. 중국 현지 고용을 통한 직접투자를 통해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고객 맞춤형 제조를 시작했습니다. 각 공정별로 지시를 하고 그림을 그려주면 그대로 만들어내요. 이제는 누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만드는지 전 공정을 다 꿰고 있죠. 내가 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오죽하면 공장에서 먹고 자고 하겠어요. 이렇게 원스톱 생산시스템과 함께 ‘품목별 맞춤형 공장’을 중국 청도에 정착시켰습니다.”
공정이 안착되며 생산효율성이 높아지고 품질도 안정화되었다. 디자인부터 샘플제작,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제조방식을 통해 고객만족을 이뤄냈다.

제품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료부터 달라야한다는 게 안 회장의 기본철학이다.
“해외 딜러에게 단순히 맡겼다가는 품질관리가 안 돼요. 용접복이나 용접장갑에 쓰이는 소나 돼지가죽은 생지, 즉 생물입니다. 필요한 가죽을 뜨고 세척하고 말리는 일은 사람 손이 하나하나 거쳐야 해요. 보통은 가죽의류나 가죽장갑을 만들고 남은 파지, 자투리 가죽으로 조각조각 붙여서 만드는데 아무래도 균일하지가 않죠. 등급은 아주 다양한데 가격을 맞추다보면 그래요. 불량 나올 확률이 높아요. 쉽진 않지만 원료부터 꼼꼼하게 챙겨야 해요.”

단순히 싸게만 공급하면 된다는 인식과 현지단가가 적용된 제품과는 경쟁해 이길 수가 없었다. 
“친형제처럼 지내는 이가 있는데, 가죽공장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어 가죽에 대해선 통이죠. 가죽 만드는 전 과정을 아니까요. 그 친구를 통해 좋은 가죽을 공급받고 누구보다 원단을 잘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석강제품의 품질은 거기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생산하는 거죠. 앞으로 5년 후에는 가죽공장이 없어질지 몰라요. 만들 사람도 없고요. 수동적인 제작보다는 적극적인 생산방식으로 시장 프레임을 바꾸는 작업도 필요할 것입니다.”
가죽뿐만 아니다. 다른 원단도 마찬가지. 비슷해보여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하나하나 검수해서 사용해야 한다.
석강은 다양한 산업군과 조선소 프로젝트 등에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4대 원전 및 수화력발전소, 조선소, 공공기관, 대형물류센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신뢰 있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와 한화오션 등은 기업전용 로고 삽입된 안전모와 용접복, 장갑류, 조끼, 안전화, 각 산업별 제품군을 일괄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산업별 또는 제품 유형별로 골고루 판매되고 있어요. 안전보호구로서의 원래 기능은 당연한 부분이고, 제품별 유해안전 검사를 통해 인증받은 제품들을 유통하고 있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연간매출 40~50억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0% 매출 성장을 이룬 석강. 그 비결은 무엇일까.
“제작의도에 따라 개발, 생산, 공급까지 독자적인 프로세스가 그 비결입니다. 특히 주문제작의 경우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죠. 기업마다 원하는 조건, 방식, 디자인이 다 달라요. 보통은 6개월 이상 일괄발주 시스템인데, 저희는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제품 문제 발생시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빠르게 개선이 가능해요. 이런 점이 매출에 큰 기여를 하고 있죠. 특히 공구쇼핑몰 등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효과를 보고 있어요. 택배사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주문상품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우수한 품질의 제품 생산만큼 안정적인 공급도 중요하다는 그.
“저희는 내수시장이 100%를 차지하고 있어요. 고객니즈는 많아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싸고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거죠. 이를 위해 가내수공업 방식에서 최신식 봉제기를 설치하는 등 꾸준한 투자로 제조 경쟁력을 한층 높여왔습니다. 더 적극적인 R&D를 위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치하고 생산, 유통, 납품공정을 매뉴얼화해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최근엔 모든 신제품 등에 반사띠를 추가해 안전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근로환경과 작업자 안전이 더욱 중시되는 산업현장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어요.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산업 구조 속에서 우리도 변화해가야 합니다. 친환경 트렌드도 마찬가지예요. 한번 입고 버리지 말고 3번 입고 버리면 그만큼 폐기물이 줄어듭니다. 품질과 내구성을 높여 교체주기를 늘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친환경 정책이 되겠죠.” 
석강은 작업복, 용접복, 도장복 등 의류 종류만 15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장갑은 10개 품목으로 구분된다. 
“창고에 물건이 가득해야 해요. 구색을 갖춘다고 해도, 고객이 주문할 때 보면 꼭 없는 걸 찾으시더라고요. 그러면 또 급하게 발주 내요. 부산신항으로 배가 들어오기 때문에 하루 만에 오기도 합니다. 가격 경쟁력을 위해 해외 생산거점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어디가 가장 좋을지는 사실 몰라요. 내가 직접 가서 확인하지 않은 이상 답은 없습니다. 직접 발로 뛰고 해외 전시회 가서 트렌드 변화도 체감해봐야 해요.”
제조하는 사람은 많이 보고 만지고 느껴봐야 한다고 믿는 안 회장. 매년 광저우 캔톤페어에 직원들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위 박순성 대표는 회사에 합류한지 이제 1년 남짓. 외국에서 MBA박사과정을 마쳤으며, 건설사 임원을 거쳤다. 
“하나하나 배우고 있어요. 다른 잘하는 기업들도 살펴보고 있고요. 석강만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 제품을 더 알릴 계획입니다. 가랑비 옷 젖듯 조금씩 변화하려 합니다.”
안준규 회장은 앞으로 딸과 사위가 만들어갈 미래의 석강을 기대하고 있다고.
“딸은 5년 전부터 창원사무소에서 홈페이지 구축과 쿠팡이나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사업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성과도 나오고 있고요. 다음 세대의 사업법은 다음 세대가 더 잘 알아서 해나가리라 믿고 있어요.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품질’을 강조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차별화된 맞춤형 제조와 생산방식, 기술혁신, 공급망 확대를 통해 ‘세대를 연결하는 장인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