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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코리아 주식회사
한국 건설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호황과 침체를 반복하다 침체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피셔코리아(Fischer Korea)를 이끄는 사람은 이승주 대표. 그는 공학적 전문성과 영업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피셔코리아를 성장시키고 있다. 피셔코리아가 취급하는 ‘앵커’는 공구인에게도 친숙한 제품이다. 피셔코리아의 ‘앵커’ 이야기를 살펴보자.
‘앵커’는 건설 현장에서 ‘앙카’로도 불리는 필수 건설 자재다. 이런 앵커를 최초로 발명하고 제작 생산 유통하는 기업이 바로 피셔 그룹(Fischer Group)이다. 피셔 그룹은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이들이 제작한 건설용 앵커와 금속, 화학, 플라스틱 앵커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 세계 120여 나라에 지사 및 파트너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피셔는 앵커 제품 신뢰도와 내구성, 안전 기준, 시공 편리성 등에서 업계 표준의 위상을 자랑한다. 피셔코리아 이승주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자.
“피셔 코리아를 이해하시려면 피셔를 창업하신 ‘아르투르 피셔(Artur Fischer)’를 아셔야 합니다. 그분은 독일의 발명가이자 기업가로 1,10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독일의 발명왕이셨죠. 1958년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한 벽돌용 플라스틱 앵커를 그분이 최초로 발명합니다. 이 앵커는 벽에 구멍을 뚫고 나사를 고정할 수 있는 최초 제품으로 전세계 건축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지금도 피셔 그룹의 가장 큰 매출은 ‘앵커’가 차지해요. 1980년부터 그분의 아들인 ‘클라우스 피셔’ 회장님이 피셔 그룹을 경영해 오고 있고요. 피셔 그룹은 2024년 기준으로 4,700명 이상의 직원과 52개의 자회사를 통해 약 120여 나라에 앵커 제품을 판매합니다. ‘피셔 코리아’는 피셔 그룹 자회사 중 하나로 앵커를 비롯해 15,000개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죠.”
2023년까지 한국 건설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호황기였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며 건설 시장은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건설업 시장 상황에 민감한 제품인 ‘앵커’를 주력 품목으로 판매하는 ‘피셔 코리아’는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 증가라는 현실적 위기를 맞이한다. 그 와중에 피셔코리아의 리더로 책정 된 사람이 지금의 이승주 대표다.
“제가 2023년 하반기에 피셔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을 했는데요. 대표이사가 되고 1년 후 한국의 건설시장이 어려워지더라고요. 솔직히 지금이 가장 큰 위기입니다. 한국의 건설업 자체가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건설업 자체가 좋지 않아요.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서 직원들의 사기와 조직 문화까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오더군요. 경영진 전략이 훌륭해도 조직원의 사기가 흔들리면 실행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직원들의 사기를 유지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수록 직원 한 명 한 명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동기부여가 중요해요. 직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미래를 대비해 회사의 체력과 체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피셔코리아의 영업 조직은 크게 공구상 대상 영업팀과 건설사 직접 판매 영업팀으로 나뉘어 있다. 피셔코리아의 앵커 매출은 공구상 판매 매출 비중이 높다, 매출 구조상 건설사 직접 판매가 50%, 공구상 판매가 50% 수준이라고. 이승주 대표는 건설사 직접 판매 영업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대형 건설사와 직거래를 확대함으로써 경기침체에 대항하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 목표다.
“대형 건설사와 거래를 확대하면 경기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설계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스펙 인(spec-in)을 확보하면 현장 매출이 바로 이어집니다. 스펙 인(spec-in)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사의 요구 사항이나 기술적인 기준에 맞게 선정되어 그 고객사의 구매 목록에 포함되도록 만드는 과정을 의미하죠. 피셔는 세계적으로는 유명한 글로벌 앵커 제조사지만 한국 시장 진출은 늦은 편입니다. 경쟁사에 비해 후발주자라 건설 설계 당시 피셔 앵커를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이 기록되는 경우가 적었어요. 그러나 피셔의 앵커 기술력은 대단합니다. 그 기술력을 토대로 보다 훌륭한 건물을 적은 비용으로 건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설계 사무소에 알리고 있죠. 건설에 필요한 앵커 모델이 존재 하는지부터 어떤 모델의 앵커가 요구조건에 부합하는지 적극적으로 알려 드립니다. 저희는 앵커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닌 ‘피셔’ 브랜드를 알리려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 앵커 시장은 크게 저가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나뉜다. 저가 앵커는 중국 및 국내 제조업체 제품이 많이 사용 된다. 반면 국내 프리미엄 앵커 시장은 독일의 피셔와 유럽계 기업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승주 대표는 피셔가 후발주자이긴 해도 타사 제품과 비교해 동등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가지고 있다 말 한다. 그렇기에 피셔코리아의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후발 주자라서 처음부터 국내의 대형 건설사와 접점이 부족했고 공구상을 통한 판매 매출 비중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공구상 판매 매출 비중을 유지하면서 타사대비 부족했던 대형 건설사 매출을 늘리면 피셔의 앵커가 한국 시장 1위가 될 것이라 생각해요. 피셔의 앵커는 단순한 제품이 아닙니다. 건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부터 참여해 새로운 공간을 창작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가격과 성능은 물론 기술 지원과 현장 대응력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죠. 무엇보다 뛰어난 성능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이 피셔 앵커의 장점입니다.”
피셔코리아 이승주 대표는 기계공학과 자동제어를 전공한 뒤, 해외 대학원에서 관련 전공을 심화하며 전문성을 확보한 인재다. 그는 단순히 기술만 아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조직과 시장을 총괄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되고자 일찍부터 노력했다. 20여년 동안 기술과 영업 경험을 동시에 쌓은 그는 현재 피셔코리아에서 조직 운영과 시장 전략을 동시에 관리한다.
“사회 초년생 때부터 저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단순히 기술을 이해하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시장을 이해하고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경영자가 되는 것이 목표였죠. 피셔코리아에서 그 목표를 실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러기 위해 고객, 특히 공구상 사장님들과 많은 소통이 이루어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공구인 여러분들께서는 앵커 하면 ‘피셔’를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앵커를 부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을 하고 구멍 속 먼지나 가루를 제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앵커가 단단히 고정 되죠. 이런 노하우를 앵커를 판매하는 공구인 분들께서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요. 물론 저희가 ‘앵커’만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절단석, 드릴비트, 폴리우레탄폼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 유통합니다. 앞으로 피셔를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시길 희망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