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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앤비 준우㈜
케이앤비 준우는 모든 종류의 인조잔디를 직접 생산, 시공하는 기업이다. 업계 최초로 국가 조달청으로부터 품질보증조달물품 인증은 물론, 탁월한 성능과 특허기술로 지난 6년간 국가우수조달 지정을 받기도 했다. 조경용과 학교 운동장, 스포츠용 인조잔디, 특수용 등 제품군도 다양하다.
케이앤비 준우는 ‘K리그 그라운드 공인제’에서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인증을 통과한 인조잔디 제조사다. 하석준 대표는 이러한 품질력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첨단 장비에 그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인조잔디를 이중구조로 만드는 제직기는 전 세계에 7대 뿐입니다. 그중 2대가 우리나라에 있는데, 바로 저희가 보유하고 있죠. 지난 2013년 독일에서 구해 왔어요. 인조잔디 원사가 직립형 2중구조로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아 12미리 단차를 통해 자체적으로 충격흡수가 되는 원리죠. 이걸로 2018년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 1호 인증을 받았어요.”
케이앤비 준우는 한 때 대구 양대 벨벳기업으로 손꼽히던 ‘유신섬유’가 모태다. 대구경제계를 이끌어온 고 하영태 회장이 60년간 혼신의 힘을 쏟아온 기업으로 하 대표는 중국법인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왔다.
“20년간 중국 4만 5천평 규모 공장을 직접 운영했죠. 이후 귀국해 2008년 케이앤비 준우를 설립했어요. 당시 수입업체가 생기는 등 인조잔디 시장이 막 시작된 때예요. 저희는 숙련된 벨벳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인조잔디 분야에 본격 뛰어들 수 있었죠.”
벨벳, 타올 등은 파일(pile)직물, 첨모직물로 꼽힌다. 인조잔디 제직기술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같은 파일직물이라 제직기 원리가 비슷하다고.
케이앤비 준우가 조달계약을 통해서 시공한 면적만 134만㎡ 이상에 달한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과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 등에 잔디를 설치했고, 그 외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장,목포 야구장, 강진 스포츠타운 축구장, 대구 달성스포츠타운 축구장, 부산 강서스포츠파크 축구장, 포항 양덕축구장 그외 전국 초중고 운동장등 스포츠시설 등에도 시공했다.
“부산 강서체육공원은 FIFA 규격 잔디구장이에요. 어떤 분이 조기축구를 하는데 어떤 날부턴가 뛰고 나서도 허리와 무릎이 안 아팠대요. 알고 보니 저희 제품이 시공되고 나서인 거죠. 충격흡수율이 KS기준 50%를 훌쩍 넘는 70%예요. 그만큼 충격흡수나 복원력 등 안정성에서 저희 제품이 뛰어나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케이앤비 준우는 대구 달성군 소재 약 8천평 부지에 원스톱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방사기 4대와 제직기 8대, 라텍스와 우레탄 코팅 등 가공기 2대를 보유하고 있다.
“제직기 1대만 있어도 직조회사로 인정받아요. 가공기계가 없어도 돼요. 외주를 주면 되니까. 그러나 저희는 100% 전 공정을 한 공장에서 만들고 있어요. 지역에서 유일하게 방사부터 제직, 코팅가공까지 원스톱으로 생산하고 있죠. 외주가공이 없으니 품질도 유지할 수 있어요.”
원료부터 남다르다. 기존 비닐하우스 등에 주로 쓰이는 PE(폴리에틸렌) 소재가 아닌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미국 엑슨모빌의 PE원료를 국내 독점 수입해서 사용한다.
“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고민은 원료부터 달라야한다는 저만의 생산기준이 됐죠. 미국에서 원료를 수입하면서 국내 최초 ‘TNPP Free’를 실현해 환경호르몬인 노닐페놀 검출을 아예 배제시켰어요. 이를 통해 환경표지인증 및 녹색기술인증까지 보유하고 있죠.”
하 대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미 15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긴 원사와 짧은 원사가 일정한 비율로 촘촘하게 제직된 이중구조는 저희만의 특허기술입니다. 지속적인 제품연구를 통해 특허출원과 KS인증은 물론 우수조달 지정업체로 인정받아왔어요. 우수조달업체가 되려면 생산공정에 대한 까다로운 검사를 매년 거쳐야 해요. 꾸준한 노력과 개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최근에는 대학 연구진과 함께 국내외 최초로 형상기억 소재를 이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중앙대 나노분자학과 교수진에 매달렸어요. 누운 잔디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달라고요. 여러 조건들을 검토하고 연구한 끝에 형상기억 원사를 만들 수 있었죠. 인조잔디가 외부압력과 마찰 때문에 변형되더라도 일정한 열을 가하면 원래 형태로 직립성을 복원시키는 기술이에요. 지난 5월 드디어 특허도 나왔습니다. 여기에 기존 이중구조시스템까지 적용함으로써 우리만의 차별화된 품질을 완성했죠.”
이러한 품질력은 코팅, 가공기술까지 연결된다. 인조잔디의 인발력, 인장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백코팅 가공 공정. 기존 롤러로 코팅액을 바르는 대신 에어를 이용해 파일사 뒷면까지 깊숙이 침투시키는 에어나이프 기술을 이용한다. 코팅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코팅액 절감과 인발력 향상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인조잔디를 제직할 때 원판인 기포지에 바로 제직하는 방식이지만 저희는 기포지 위에 메쉬망을 한층 더 적층시켜 파일을 제직해요. 이를 통해 인장력을 더 강화할 수 있었어요. 그 외 온도절감기술과 시공설치 노하우, 즉각적인 AS서비스까지 갖추고 있지요.”
해외수출은 2017년부터 시작했다. 특히 연간 6회 정도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며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저희는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수년간 우수조달업체로 인정받아 왔어요. 최근 수년간은 수출비중도 확대하고 있죠. 특히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지역은 물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지역 수출도 많아요. 러시아에는 코트라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인 힘으로 진출해 꽤 많은 매출을 올리기도 했어요. 유럽 등 신흥시장도 적극 검토 중입니다. 이를 위해 각국 요구에 맞춘 제품인증도 신경쓰고 있고요. 이를 위해 두바이 빅5 Show나 프랑스 바티마트 전시회, 영국 런던빌드 등 유력 전시회에는 무조건 참가합니다. 저희 제품을 알릴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니까요.”
국내 최고라 자부하지만 앞으로 개척할 세계 시장은 많다는 하 대표.
“중국의 한 인조잔디 메이커는 연간 생산량이 우리 10배나 됩니다. 규모가 비교가 안돼요. 물량이나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품목도 다양해요. 아시아시장에서 중국이 강세라면 유럽에는 튀르키예가 있어요. 물류비 등이 유리하기 때문에 유럽에 가보면 튀르키예산 인조잔디를 많이 볼 수 있어요. 저희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어요. 점점 프리미엄급 잔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우리가 유리하다 봅니다.”
나라별 잔디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은 반려동물과 함께 쓸 수 있는 잔디를 원하고 중동쪽은 스포츠나 조경용, 유럽은 대부분 조경 또는 건물용으로 원한다. 동남아 지역은 비가 많이 오는 날씨 때문에 인조잔디를 선호한다.
케이앤비 준우는 ‘K&B JUNWOO KOREAN TURF’란 슬로건을 쓴다. 말 그대로 ‘한국 대표 잔디’라는 자부심으로 잔디를 공급하고 있다고.
“K리그 인증심사 때 최진철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오셨어요. 선수들이 안전하게 뛸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조성하는데 저희가 기여하고 있다는 자체가 자부심이죠. 말레이시아에 있는 김두현 감독 축구클럽에도 저희 잔디가 깔렸어요. 전시회에서 많은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고, 또 실제 실적으로도 많이 연결돼요. 최근 두바이 국제학교와 이집트 정부기업에서도 반응이 좋아요.”
케이앤비 준우는 사용처와 소비자 요구에 맞게 제품을 개발, 생산한다. AS도 마찬가지.
“한번은 군부대 테니스장 2곳에 잔디를 설치했는데, 압이 맞지 않아 구김이 생겼어요. 저희가 부대에 말하고 다시 설치해드린다 하니, 부대에서는 오히려 저희에게 부담 줄까봐 걱정하시더라고요. 저는 무조건 다 거둬들이라고 했어요. 다시 깔끔하게 깔아드렸죠. 당장은 손실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줬어요. 당시 담당 주무관님이 다른 부대로 이동하시고도 저희에게 일을 맡기시더라고요. 결국 신뢰가 가장 중요하단 걸 느꼈어요.”
좋은 제품은 우리 사는 환경에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하 대표.
”인조잔디의 수명은 보통 7~8년이에요. 잔디를 잘 관리해서 오래 쓸 수 있다면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 다시 설치하는 일은 줄어들겠죠. 친환경 소재의 형상기억 잔디는 그런 의미에서 10년 이상 쓸 수 있어요. 큰 구장이나 대형 스포츠시설 잔디는 더 오래 쓰도록 하고, 혜택을 못 받는 장소까지 잔디를 설치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불필요한 세금 낭비를 줄이고 예산을 골고루 집행할 수 있을 겁니다. 더 많은 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도 하고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요. 환경에도 좋고요. 물론 관리도 잘 해야죠. 브러싱도 하고 물도 주고요. 케이앤비 준우는 ‘정직한 제품생산, 함께 사는 세상’을 경영이념으로 글로벌 친환경 인조잔디 선도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조경분야 혁신을 이뤄나가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