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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방염·방열복 전문 제조기업 성도. ‘스타맵’이란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으며, 제철, 조선 등 산업현장에서 우수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도는 제철 및 조선산업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염, 방열기능을 가진 특수 개인보호구 전문기업이다. 열이나 비산 융탕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설비 보호제품 등을 현장에 맞는 용도로 제작 및 개발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주요 거래처로 꼽힌다. 성도가 주요 제철 및 조선소에 제품을 오랜 시간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기술력이 그 비결이다.
성도는 지속적인 R&D를 통해서 방열원단의 복사열 전도율을 최대한 낮추는 원단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현장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작업자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산업현장에 맞는 방열 및 방염원단의 성능을 구현해오고 있어요. 무엇보다 작업자의 안전과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단 판단 하에 디자인 구현에 최우선으로 두고 있고요. 현장에서 요구하는 성능에 맞춰 기능성 원단 생산이 가능하며 가격경쟁력까지 구비하고 있습니다.”
회사명 성도의 한자 표기는 ‘星圖’이다. 송봉주 대표는 ‘별의 지도’란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한다.
“제가 중학교 때 심취했던 책이 있는데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란 책이에요. 사업을 시작할 때 그 책이 떠올랐어요. 별에 대한 지도, 우주에 대한 지도를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지었죠. 성도의 뜻을 그대로 연결해 영문 브랜드 ‘스타맵(Star Map)’도 만들었고요. 사업초기부터 스타맵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해오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유한킴벌리 영업사원으로 6년간 경력을 쌓은 후 2001년 11월 성도안전물산을 설립했다. 경기도 안산에 본사와 성곡공장을 두고 있다.
“당시 회사에서 산업용 와이퍼를 개발했는데 앞으로 전망이 있겠다 생각했어요. 이전엔 일반 면이나 천을 사용했어요.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일본 의존도도 높았고요. 산업용 와이퍼가 나오면서 앞으로 안전과 관련된 시장이 크게 열리겠구나 생각하게 됐죠. 그렇게 현대제철이나 포스코 등 쇳물을 끓이는 전기로가 있는 제철공장에 꼭 필요한 개인보호구를 주목하게 됐습니다.”
개인보호구 가운데서도 의류 쪽을 공략했다. 초창기 범포지 장갑을 개발했는데, 말그대로 순수한 면으로 두꺼운 단열재 층을 만들어 뜨거운 쇠를 잡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송 대표는 화학섬유보다 자연에서 온 면 소재에서 미래가치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당시에도 화학섬유로 만든 제품이 있었어요. 그러나 워낙 고가인데다 실제 제철현장에는 부합하지도 않았어요. 화학섬유가 오히려 열에 취약해요. 직접적인 열에는 순면이 강하죠. 화학섬유는 환원되는 온도에 도달하게 되면 자기 성질을 잊어버리고 다시 환원되어 버려요. 250~300도가 넘으면 물성변화가 오는 거죠. 면은 자연소재이니 열이 가해져도 그 부분만 손상을 입지만 화학섬유는 녹아내리면서 신체에 심각한 화상까지 유발합니다.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거죠. 그래서 면에 불이 안 붙게 하는 면 방염소재를 지속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원자재는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생산은 방염복은 상해지사에서, 방열복은 국내에서 진행한다. 생산 이원화를 통해 최적의 단가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ISO를 통한 품질관리를 지속한 덕분에 중국공장 OEM 생산시스템은 어느덧 15년의 노하우가 쌓였다.
“방염복은 지속성이 관건입니다. 아직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1회 세탁하면 방염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요. 저희 제품은 일반세탁, 70도 건조 조건에 맞춰 50회를 세탁해도 방염성능기준에 부합하도록 만들었어요. 특화된 기술이죠. 반영구적인 방염기능 덕분에 많은 거래처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올 수 있었습니다.”
성도는 수년간 현대제철, 동국제강, 두산중공업, 포스코, 대우해양조선 거래업체로 등록, 대기업과 협력사를 주요 고객으로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주 긴 시간 협력관계를 지속해오고 있어요. 비결은 바로 ‘품질’입니다. 품질 노하우는 바로 현장에 있고요.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매부서와 사용부서 모두에게 만족하는 제품이어야 하니 까다로워요. 어떤 회사는 노동조합이 제품선택권을 가져요. 그분들은 저희 제품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세요. 본 제품에 수반된 액세서리 제품까지 저희가 다 제공하다보니 영업직원이 거의 업체에 상주하다시피 지원하고 있어요. 고객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고 있는 셈이죠.”
모든 기술의 원천은 사용자에게서 나온다고 믿는 송 대표.
“산업용 방열, 방염복의 경우 고객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관련지식도 갖고 있어요. 모든 기술개발의 원천은 사용자에게서 나와요. 제품을 사용하는 현장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품을 만들고 있거든요. 다수의 합의점으로 구매가 이루어지지만 현장마다 용도에 부합하는 제품들이 결국 인정받게 돼요. 각 현장마다 보호기능은 다 다르니까요.”
그의 현장 위주 경영방침은 우수한 제품 개발로 직결된다.
“현장에 가서 보면 다시 보여요. 어떤 부분을 변형해야 하는지, 설비보완은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의견도 나누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관련 협력사, 부서 등 다 모여 해결하면 가장 빨라요.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협업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산업현장의 소리를 듣는 만큼 전시회를 통해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도 중요시 여긴다.
“연간 2회 정도는 전시회에 꼭 참여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하는 연구개발은 없어요. 고객을 만나서 함께 시간을 나누는 것부터가 제품개발의 출발점이라 생각합니다.”
주력 상품이 방염소재이다 보니 건축 내장재 쪽으로 시장을 확대한 적 있다.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소방필증 설비 또는 자재를 써야합니다. 영화관이나 골프존을 지을 때 방염기능이 우수한 건축 내장재를 써야하는 거죠. 국내 유수 영화관에 저희가 만든 원단이 다 들어간 적도 있어요. 소방안전공사 인증을 맨 처음 받았어요. 그런데 납품을 하고 결제를 못 받았어요. 결국 3~4년 투자하고 관련 사업을 접게 됐죠.”
실패에 대한 대가는 컸지만 그만큼 사업방향 설정에 귀한 공부가 됐다.
보호구 시장은 3년 마다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트렌드보다 고품질의 제품을 선택하는 형태로 시장은 변화되고 있다고.
“방염복은 쇳물 만드는 현장에만 쓰이다보니 시장 자체가 제한돼 있어요. 특수현장에서 쓰는 제품이니까요. 그래서 주력 품목을 더 집중하고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최근 방열복의 경우도 유럽 방열복 수준에 도달하고자 연구에 몰입하고 있어요. 국내 인증 제품은 복사열 기능만을 시험하는 반면 해외 인증제품은 복사열을 비롯한 직접열, 대류열, 관통열 등 모든 분야 테스트를 통과해야 해요. 코팅막이 불에 타더라도 기공을 형성해 체증된 열기를 어떻게 빼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과제만 해낸다면 고부가가치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해외시장도 공략해보고자 합니다.”
늘 현장 품평회를 통해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타맵.
“올해 매출 목표는 50억입니다. 저희는 작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가 직접 신경 쓰는 부분이 많죠. 그러나 품질만큼은 완벽한 제품 만드는 회사로 남고 싶어요. 그게 고객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우리의 가장 큰 힘이기도 하고요.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 업무회의와 함께 수시로 직원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품질에 문제 생기는 건 용납을 안 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우리 직원들이 먼저 실천해주고 있어요. 앞으로도 산업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호복을 잘 만들어 품질우선의 기업철학을 실현하는 성도가 되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