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S
109TOOLs
109TOOLs가 제작한 ‘석고대패톱칼’은 석고보드를 다루는 건축현장의 작업자들에게는 필수품으로 통한다. 각종 설비를 갖추고 중요한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109TOOLs는 최근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109TOOLs에서 생산하는 ‘다기능 각도측정자’와 ‘석고대패톱칼’은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목수라면 모두가 인정하는 수공구다. 109TOOLs를 창업한 조현규 대표는 실내인테리어 작업을 25년 동안 했던 베테랑 목수였다. 그가 25년 동안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하면서 느낀 불편함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제품이 ‘다기능 각도측정자’와 ‘석고대패톱칼’이다.
“‘다기능 각도측정자’를 대신하는 다른 측정공구는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는 제품은 아무래도 무겁고 불편하거든요. 보다 간단하게 사용 할 수 있는 각도측정자가 실내인테리어 작업을 하던 도중에 떠올랐어요. 그리고 ‘석고대패톱칼’도 석고보드 작업을 하다보니 이런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구상을 했고 특허를 내었지요. 실제로 제가 제조업에 뛰어들 생각은 안했어요. 답답해서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특허를 내었는데 그 특허를 보고 정부에서 제조업을 하라고 대출을 내어주더군요. 그렇게 나이 50살에 제조업에 뛰어들었죠.”
실력 좋은 베테랑 목수로 평생 살아온 조현규 대표는 자신이 낸 아이디어 특허를 바탕으로 정부가 자금을 대출해준다니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제조업을 시작했는데 들어가는 돈이 정부 대출 지원금은 기본이고 평생 열심히 일하며 모았던 재산까지 쏟아야 했다.
“정부 대출 받은 것은 금형 몇 벌 만드니까 다 써버리고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품을 제작하는데 금형비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 원자재비, 설비가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그 설비와 사람이 일 할 공간도 있어야 하고요. 처음부터 평생 모아두었던 억 소리가 나는 자금을 쏟아부었죠. 물건은 자신이 있었거든요. 저는 물건만 만들면 잘 팔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물건을 양산하고 나서 처음에는 공구유통업계의 여러 대형유통사에 제품을 보여주었는데 아무도 연락을 주지 않았어요. 아차 싶지만 주변 지인들이 직접 공구상에 찾아가서 물건을 보여주라 해서 제품을 만들어 전국의 공구상에 물건을 보여주며 영업을 했죠.”
109TOOLs에서 생산하는 ‘다기능 각도측정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며 내각, 외각 측정이 가능하다. 핸드그라인더 작업에 필요한 1/2평면 연귀 수공구 절단값과 전동각도절단기 각도표기 연산에 필요한 편형각, 코사인 연귀절단 값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제품이지만 그래서 더 장점이 많다. 고장이 없고 튼튼하고 가볍다.
“베테랑 목수는 까다로운 몰딩작업도 각도 측정자 없이 몇 번 하다보면 눈대중과 감으로 쉽게 각도를 구하지요. 그래도 20~30분이 걸려요. 109TOOLs ‘다기능 각도 측정자’를 사용하면 평범한 일반인도 각도자에 표기된 큐알코드를 스캔해 나오는 동영상 설명만 따라해도 베테랑 목수처럼 정확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저희 회사의 다른 제품인 ‘석고대패칼’은 커터칼, 줄자걸이, 석고대패, 쥐꼬리톱 4가지 기능을 하나로 합쳐서 석고보드 제단 및 설치 작업을 할 때 큰 인기입니다. 이 제품 하나면 석고보드 작업 다 해결 가능하도록 만들었죠. 초창기 전국 600여 공구상에 제품을 직접 영업하며 납품했어요. 한 2년 동안 고생했네요. 그러니 처음에는 절 무시했던 대형 유통사에서 먼저 거래하자고 찾아오더라고요.”
2010년 창업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자 국내시장은 어느 정도 정착했다 판단한 조현규 대표는 2016년 중국시장 진출을 결심한다. 국내 시장만 노려서는 매출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몇 년 동안 109TOOLs에 투자했던 자금만 수 억원. 국내 매출로 자신감을 얻었던 그는 해외에도 반응이 좋을 것이라 확신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전시회도 미리 가보고 소비자들의 반응도 살펴보았죠. 역시나 반응은 좋았습니다. 가능성을 보고 중국에 창고와 사무실을 마련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사드’사태가 터진겁니다. 중국 당국이 한한령(限韓令)을 내리고 중국 소비자들까지 불매운동에 가세했어요. 한한령은 한류 대중문화를 금지시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에 따른 금지령이었는데 대중문화 외에도 각종 한국 상품 및 한국계 기업에 대한 불매 보이콧 운동으로 발전되더군요. 결국 억 소리 나는 큰 손해 입고 중국에서 철수 했어요.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죠. 여러모로 어려웠는데 그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소비자분들 덕분입니다. 소비자분들이 꾸준히 저희 제품을 찾아주셔서 위기 속에서 저도 용기 얻고 이겨 낼 수 있었어요.”
109TOOLs는 몇 년 동안 중국 시장 진출 실패의 아픔을 달래야 했다. 이후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시장조사를 하는 도중 코로나19가 터졌다. 모든 것이 중단 되었지만 109TOOLs는 오히려 그때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가진다. 자동화 설비를 갖추면서 아마존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해외 고객들에게 제품을 선보였다.
“코로나19가 있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아마존에 제품을 올려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았습니다. 제품 자체는 인기를 끌어요. 그런데 아마존에 상품을 올려서 판매하는 것은 거의 마진이 없어요. 그냥 저희 109TOOLs 브랜드를 알리는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가 진정되고 해외 전시회에 다니면서 해외 수출 신제품을 개발합니다. 몸통은 내구성이 강한 알루미늄 재질로 적용하고, 칼날 기능은 미국과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삼각형 칼날 타입으로 변형한 신제품을 개발했죠.유럽이나 미국사람들은 금속제 몸통을 더 선호하더라고요. 플라스틱 재질은 공구보다 문구에 가깝다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고급 가죽 칼집까지 제작해 지난 2월에는 라스베가스 IBS 건축전시회에 참가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결국 미국의 유명 유통사 ‘홈디포’의 거래 요청이 들어왔고 납품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해외 수출로 109TOOLs 제품 1,000만불 수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