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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유압기계
유압공구는 조선, 철도, 일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대진유압기계는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인정받는 30년 노하우의 유압공구 전문기업이다.
유압공구 분야 전문 메이커 대진유압기계. 대진이 만드는 제품은 조선, 철도, 건설 및 일반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국산 초고압 유압공구는 제대로 브랜드조차 알려지지 않았어요. 저희 대진은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현장 경험, 해외수출 등 다양한 도전을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품질은 물론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어요.”
박형근 부사장은 유압기계가 기본적으로 중량물을 들어올리는 리프트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조선소 내에서 크레인이나 지게차가 주로 쓰이긴 하는데 세부 작업과정에서 블록 간 연결시 우리 제품이 들어가면 시간, 비용을 절감하게 돼요. 끌어당기거나 잡아당기는 등 방향을 제어하는 것이 유압의 주요 기능이죠. 저희는 조선소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주문제작도 가능합니다.”
대진은 초창기 수입 제품 국산화를 시도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005년 국내 최초 충전식 유압기계 개발, 동종업계 최초 ISO9001 획득 등 ‘최초’란 타이틀을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기업을 목표로 해외기업과 경쟁하며 도전해온 결과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넘어 품질수준을 높이고 자체 기술력을 통해 직접 설계하고 연구한 다양한 제품라인들로 세계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범용 제품 뿐만 아니라 바이어의 요구에 딱 맞는 맞춤형 제품을 만들며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나가고 있다. 현대, 한화, 삼성 등 주요 조선 3사를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으며 그 외 전력공구와 건설, 설비 등 품목군을 확대하며 시장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다.
“대진의 강점 중 하나는 유저 맞춤형 제품개발입니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공정들 중 작업자의 불편과 위험을 담보로 하는 경우가 많죠. 저희는 자체 설계 및 디자인, 제작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요. 공정의 효율을 높이고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요. 유저들은 점점 더 안전하고 가볍고 성능 좋은 제품들을 요구하고 있어요. 그에 발맞춰 우리 기술력 역시 경량화, 안전성, 효율성과 비용 등 여러 방면에서 만족할 만한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대진은 45명의 직원 중 10% 이상이 연구인력이다. R&D연구소에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석박사 인력만 4명이나 된다. 그렇게 개발한 주요 제품으로 충전식 유압 압착공구(TBCP 시리즈)와 충전식 유압 절단공구(TBCC, TBBC 시리즈)가 있는데 작업 완료 후 자동 리턴되어 편리하다. 유압 소형 배터리 펌프도 작은 사이즈에 경량제품으로 휴대성이 용이해 인기가 높다.
“유통보다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싶어요. 유럽의 많은 기업가들을 만나보면 장인정신을 가족내 공유하더라고요. 4대째 이어온 곳도 있고요. 장인정신이라고 하면 좀 거창하지만 저 역시 대진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우리가 만든 제품을 사용자가 안전하게, 또 원하는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는 마음도요.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또 결과물이 나왔을 때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도 되고요.”
대진 외 다른 회사 취업은 물론 다른 길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박 부사장. 그는 수능시험을 치고 대진에서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아버지를 이어 기계공학도로 대진유압기계 2막을 열어가고 있는 그.
“2011년 대학 졸업 후 바로 입사했어요. 공학 박사학위까지 받았고요. 2016년에 부사장직에 취임해 이제 내년이면 저도 15년차가 되네요. 다른 회사는 생각도 한 적 없어요. 대진 역사의 반을 함께 해왔지만 여전히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의 30년 노하우를 제가 따라갈 수는 없으니까요. 창업주 방식이 구시대적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려워요. 큰 결정을 할 때는 사장님이나 오래 일한 임원분들께 꼭 자문을 구해요. 제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짚어내시는것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대진의 주요 브랜드 ‘TECPOS(Tecnology Power System)’는 전 세계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2000년 싱가포르 첫 해외전시 참여 이후 해외전시회 참여는 대진의 주요 성장발판이 되어왔다. 수출은 1999년부터 시작했지만, 독일, 프랑스, 그리스,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EU시장은 물론 영국 등 유럽시장과 미국, 호주, 일본 등 수출국이 많은 것도 그 덕분이다.
“당시만 해도 적당하게 매출 올리며 잘 운영하고 있었지만,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신 거죠. 우리가 모르는 기술들, 또 할 수 없는 기술들을 보며 해외수출이 가야할 시장이구나 생각하신 겁니다. 국내에서 탑브랜드가 되려면 해외경쟁업체, 미래 경쟁업체가 될 기업들의 기술을 따라가야한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2005년 전동 유압공구도 그렇게 개발을 시작한 거고요. 저흰 지금 독일 한복판에서 경쟁하고 있어요.”
지난 9월에는 4일부터 7일까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조선 해양 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는 유럽 최대 조선 해양 전시회로 대진은 제품 출품 등 직접 참여함으로써 세계 조선산업의 트렌드를 체감하고 왔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은 조선이나 해운관련 전시회를 많이 하고 있어요. 저희가 부스를 운영하며 직접 참여하는 이유는 단순 홍보나 전시보다 인적 네트워크 때문입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를 듣거든요. 유럽은 환경규제가 급변하다보니 규제에 맞추기 위해 기술표준에 대응해달라는 요구들이 많아요. 우리 경쟁사들 역시 독일 등 현지에 많기 때문에 그들의 기술수준도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앞서가야 하니까요. 유럽에 많은 브랜드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분야에 특화되어 있고, 어떤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지 직접 확인하는 건 아주 중요합니다.”
이번 전시회 역시 친환경기술이나 AI관련 화두가 많았다. 최근 선박에는 AI접목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정도 적용돼 있을까.
“사실 유럽시장에서 조선업이 많이 쇠퇴한 건 사실이지만 대형 해운회사나 선주사들이 많아요. 경기가 좋진 않지만 기술은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크루즈 AI기술 자체도 엄청 올라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선박운행시 인원을 최소화하고 승무원의 피로도도 낮출 수 있는 분야로요. 자율주행이 완벽하게 되는 해양드론도 이미 완성단계입니다.”
내년이면 대진유압기계 창립 30주년이 된다.
”임직원과 가족분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하죠. 그래서 우리 직원가족분들과 협력사분들 모시고 작은 행사를 열까 합니다. 특히 지역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이 커요.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보답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영방식은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창업주의 경영철학과 2세의 경영방향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단 한가지 기술개발에 대한 대원칙만큼은 꼭 지켜나가고 싶다는 박 부사장.
“사장님은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어요. 저 역시 끝까지 지켜가야할 원칙 중 변치 않는 대원칙으로 기술개발을 꼽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주 작은 이득도 마다하지 않고 저가경쟁도 하셨어요.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해오셨고요. 그러나 기술개발만큼은 포기하지 않으셨죠. 저 역시 지금까지 대진이 걸어온 기술개발의 길을 계속해서 경주해 나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대진이 그래왔던 것처럼 대외적으로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유압기계분야 선두주자로 남을 계획이다. 대내적으로는 기업경영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하고자 한다.
“운영시스템을 체계화해서 개발 및 제품추적관리 등 매뉴얼화하고 싶어요. 또 고부가가치제품에 집중해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개발해 좋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겠죠. 제품자체보다 고객에게 기술적인 어드바이스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운영매뉴얼을 갖추고 싶어요.”
현재 국내는 물론 유럽시장 침체로 내수와 수출시장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적인 시장침체를 예상하지만 앞으로 글로벌 수주 및 사업은 예상할 수 없기에 할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들과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꾸준한 성과는 일어나고 있고요. 작년 매출액이 104억이었어요. 올해 조금 힘이 들지만 조금더 신장시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모든 직원들, 협력사와 함께 대진의 다음 30년을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