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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로드셀은 힘 또는 무게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센서다. 전자저울마다 달려 있는 로드셀은 저울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자동화된 제작 공정에서부터 쇼핑계산대까지 산업 및 산업분야의 필수 아이템이다. 주식회사 카스는 ‘로드셀’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자저울이나 체중계에는 로드셀이라는 핵심 부품이 있다. 로드셀은 외부로부터 무게를 받으면 압축되거나 늘어나는 등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 변형량을 전기신호로 검출해 디지털신호로 바꾸면 무게가 측정 된다. 1983년 설립된 ㈜카스는 국내 최초로 로드셀 제작을 시작했다. 지금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로드셀을 생산하는 기업이 되었다. 단순히 전자저울을 제작하는 것이 아닌 최첨단 센서를 제작하는 기업. (주)카스 김태인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로드셀이라는 센서만 있다고 저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로드셀이 좋아야 좋은 전자저울을 만들 수 있죠. 시중에 유통되는 저울 브랜드 중 로드셀까지 생산하는 브랜드는 저희 카스 이외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고요. 해외로 눈을 돌려 독일이나 일본, 중국의 몇몇 기업만 로드셀을 제작합니다. 저희의 로드셀은 선진국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해외의 인정을 받아 전세계로 수출되고 있죠.”
모든 제품이 그렇지만 제대로 된 제품은 공정이 남다르다. 카스의 로드셀도 마찬가지. 기초적인 소재 선택부터 재료를 가공하고 제작하고 결합하는 것 하나 하나 남다른 노하우가 있다. 정확성이 생명인 저울은 마냥 저렴하다고 싼 제품만 찾으면 큰 손해를 본다. 혹은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
“정확하지 않은 저울을 사용하면 내가 손해를 보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줍니다. 정정당당하게 정확한 저울을 써야 하는 이유죠. 아직까지도 많은 산업 현장에서 기계식 저울을 사용하는데요. 정확성에 있어서는 기계식 저울이 전자저울을 따라 올 수 없습니다. 또 전자저울도 로드셀이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져요. 제대로 된 로드셀을 만드는 노하우를 말로 짧게 설명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저희 카스는 수 백 개의 모델을 생산합니다. 0.0001mg단위의 무게를 측정하는 것에서부터 수 십 톤의 무게까지 수 만 번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죠. 40년 동안 쌓은 노하우 덕분입니다.”
지구는 자전 효과 때문에 완전한 공모양이 아니라 적도 지방이 약간 볼록한 타원체이다. 무게는 지구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관계되기에 측정 장소에 따라 무게가 약간씩 달라진다. 카스는 현재 전세계 130여개국에 저울 및 로드셀을 수출하는데 위도와 경도에 따라 무게 센서를 조절한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카스 본사에 ‘국제 질량 표준 검사실’이 갖춰진 이유다. 국내에서 ‘국제 질량 표준 검사실’을 갖춘 저울 제작 기업은 카스 이외에는 없다.
“서울에서 측정하는 무게와 부산에서 측정하는 무게도 미세하게 다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 맞춰서 합법적인 저울을 사용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합니다. 해외 직구로 저울을 쉽게 들여와 판매하면 시장 교란이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질량대비 가격이 높은 물질. 예를 들어 금이나 고가의 의약품 같은 물질의 무게를 측정할 때 몇 밀리그램 차이로 손해를 보거나 사고가 일어 날 수 있죠. 카스는 국제 질량 표준 검사실을 갖추고 검교정 할 수 있는 설비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요.”
로드셀을 제작 기술과 설비를 가지고 있는 (주)카스는 단순하게 저울만 생산하고 있지 않다. 저울과 함께 다른 기업이 주문하는 로드셀도 제작한다. 저울 센서가 탑재 된 선별기, 포장기 제작, 라벨프린터와 프린터 용지도 제작하는 기업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가정용 로봇에 들어가는 센서 제공도 가능하다.
“부친이시자 창업자이신 김동진 회장님께서 처음에는 지금의 저울회사 카스를 설립하시기 전에 산업용 로봇 제작 회사를 창업하셨었어요. 그런데 로봇 제작으로는 기업 운영이 어려워 로봇에 들어가는 로드셀 센서 기술을 응용한 저울 제작 회사를 만드신 거죠. 그것이 카스의 시작입니다. 매년 시장에서 요구하는 신제품을 개발하다보니 다양한 저울을 제작하게 되었죠. 그런데 마트에 가 보면 저울 중에 가격표를 프린트하는 저울이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라벨프린터 기술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가정용 로봇이 나오면 그 로봇의 손에 저희 카스가 제작하는 센서가 탑재 될 것입니다.”
무게를 측정하는 로드셀을 로봇의 손에 장착하면 물체를 쥐거나 잡을 때 그 힘을 측정해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체중계나 저울을 손바닥으로 누르면 힘이 가해지는 정도가 표시되는 것과 같은 이치. 테슬라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계란을 쥐고 셔츠를 접을 때 적절한 힘으로 행동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로드셀이 장착되어 있어서다. 집집마다 자동차가 1대 있는 것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집집마다 가정용 로봇이 존재 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카스가 제작하는 로드셀은 미래에 더더욱 필요 한 기술이다.
“저희 카스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한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어요. 원자재 입출고, 생산 자동화, 원료 및 자재 관리, 실시간 이력관리, 데이터 자동 수집 시스템 등 센서와 계측기를 활용한 시스템을 이미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경남 김해 9656㎡ 규모의 부지에 ‘스마트팩토리컴플렉스’를 설립했습니다. 저희 카스는 로봇제작에 들어가는 센서 기술을 바탕으로 저울을 만들어왔죠. 그런데 다시 40년이 흘러 자동화 시스템, 로봇에 들어가는 센서기술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카스의 전자저울을 사용하는 것처럼 카스가 제공하는 자동화 시스템, 로봇이 일상화되길 기대합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