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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에버그린

 

 

내실있는 성장, 100년 기업을 향해 국내 최초 방진 마스크

 

마스크 브랜드 ‘크린탑’으로 유명한 에버그린. 그동안 내실을 탄탄히 다져온 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용 마스크 전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에버그린은 2020년 1월 경기도 의왕시 소재 신사옥을 준공했다.

 

코로나 직전 4천평 규모 신사옥 완비


팬데믹을 지나오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 있다면 단연 에버그린이 아닐까. 지난 2021년엔 코로나 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승환 대표이사는 마침 의왕 신사옥이 완공되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마치 준비한 것처럼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 사옥을 준공했어요. 연면적 약 4천평 규모로 이전에 흩어져있던 제조시설을 모아 시너지를 높였죠. 창고를 확충해 제품공급이 원활하도록 설계했어요.”

 

㈜에버그린 이승환 대표
 

마스크 대란 속 더 혼란스러웠던 업계


당시 마스크 대란을 겪으며 마스크 업계도 큰 진통을 겪었다고. 


“작년초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으니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부터 만 3년간 참 특별한 시기를 보냈어요. 마스크 업체가 엄청 생겼다가 지금은 거의 소멸했어요. 코로나 전 130여개였던 마스크 제조사가 수천개가 됐으니까요. 지금 다 어디 갔을까요? 보건용마스크 생산을 위해 중국기계가 엄청 유입됐다가 이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게 됐으니 말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 마스크 가격이 많이 하락했고, 오히려 힘들었어요. 원래 산업용 마스크가 전문이라 지금까지 잘 버틸 수 있었던 거죠.”

 

무분별한 확대 대신 내실 다지기로


마스크는 없어서 못 팔았다. 자재확보도 쉽지 않았다. 그때 설비를 증설했다면 어땠을까.


“코로나까지 8번째 경험이었어요. 사스, 태안 원유유출사고, 구제역, 조류독감, 신종플루, 에볼라 등 3년마다 한번씩 이런 일을 겪어오면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된다는 것을 알았죠. 물론 코로나는 오래 지속됐지만 무조건 확대는 위험하다 판단했어요. 몇 년 전 돌아가신 서영훈 전 KBS사장이자 대한적십자사 총재께서 적어주신 ‘信用(신용)과 能率(능률)로 멀리보고 꾸준하게’를 사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여동생의 시아버지였던 그분의 조언대로 늘 멀리보고 한 발짝씩, 욕심내지 말고 경영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어요.”


당시 제품가격을 높게 쳐줄테니 있는 재고 다 팔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 대표는 정도경영을 지켰다. 

 

 

국내 최초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 제조 


에버그린은 산업용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안면부 여과식 마스크는 주로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제품으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


“사실 코로나19 위기 때 우리가 설비를 확충하고 일확천금을 꿈꿀 수 있었지만, 산업안전보호구 전문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야한다는 원칙을 고수했죠. 1996년 회사를 설립하고 산업용 마스크 국내 제조를 시작하기 전에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어요. 국내 제조가 전무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술개발에 앞장서 마스크 분야 최고가 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최초의 길을 열어온 기업


이 대표는 항상 깨끗하고 안전한 산업현장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크린탑’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항상 신기술을 먼저 도입하려고 애써왔어요. 국내 최초 안면부 마스크 방진 마스크 제조를 시작으로, 2스텝 방식의 필터보호공법도 국내 최초로 도입하였지요. 보형물 마스크는 정식으로 국내 특허를 최초로 취득했고, 전세계적으로도 특허 등 기술적인 하자가 없는 자부심 있는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산업용 마스크의 기준이 되었고, 보형물 마스크 분야에서도 국내 최다 생산, 판매를 자랑하고 있어요.”

 

 

수출 위해 해외 인증 다수 보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을 비롯한 제철업계, 현대. 기아자동차, 2차전지 관련기업, 삼성전자, 조선소 등 굵직한 대기업과 한국전력 등 발전소부터 절삭, 목재 등을 다루는 소규모 사업장까지 크린탑의 영역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각국의 해외 인증도 다수 보유 중이다. 


“미국 NIOSH, 유럽 CE, 호주 AS 등 마스크 관련 해외 인증을 갖고 있어요. 마스크 제조기업으로서는 아마 가장 많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 KCs 인증 외 수출을 위해서는 별도의 인증을 갖추어야 되거든요. 공장심사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결코 쉽지 않아요.”


이를 통해 미국, 동남아, 몽골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 다변화를 위해 미국. 독일. 태국. 일본 등 해외 전시회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3D프린터기를 5대 보유하고 있는 에버그린. 모든 자동화설비도 사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된다.

 

품질 리스크 예측까지 시스템화


“마스크는 호흡기를 보호하는 제품이잖아요. 인체와 직결되니 품질이 아주 중요하죠. 해외시장 인증이 까다로운 것도 당연합니다. 인증은 받기도 어렵지만 유지도 어려워요. 매년 공장심사를 통해 제조공정과 제품을 점검합니다. 저희는 품질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 제작해 매일 산출되는 품질데이터를 관리해요. 시계열 분석, 신뢰성 평가방법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재 입고시 수명을 다할 때까지의 필터 성능을 예측하는 검사방법을 수없이 연구, 개발해왔어요. 완제품 생산 후에도 일어날 수 있는 품질 리스크 예측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운영 중입니다.” 


이승환 대표는 에버그린 설립 전 코오롱에서 20년 근무하며 익힌 섬유기술을 바탕으로 방진마스크 품질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품질관리와 품질관리시스템을 담당하는 구성원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에버그린의 높은 품질관리 수준이 인정받은 셈이다. 


“단순히 인증 기준만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초기효율은 물론, 내구성까지 갖춘 양질의 필터 성능을 갖춘 마스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죠.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현재까지도 단 한 건의 제재 없이 생산,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이에요” 


에버그린은 필터에 대한 이해, 고도화된 섬유기술, 전자동기계 자체제작, 자재관리에서 완제품 품질관리까지의 노하우 등 남다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본격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경영2세 이규동 전무

 

마스크를 파는 게 아니라 안전을 공급한다


“안전보호구 제조업은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산업입니다. 우리는 마스크를 파는 것이 아니라 안전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만큼은 한 발짝도 양보하고 싶지 않아요. 늘 최고의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죠.”


최초의 길을 걸어오다 보니 위기는 늘 있었다. 설립 초기 외국산 마스크가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 이름도 없는 국산 마스크는 발붙이기 어려웠던 것. 


“크레텍은 물론 500여개 유통업체와 기업, 사용자의 믿음과 사랑이 가장 큰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28년동안 지속적으로 거래해주신 거래처가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계속 만들겠다는 저희들의 의지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겁니다.”

 

자동화설비로 국내 최대 생산능력 보유


에버그린은 현재 110명 가량의 직원들 중 4명의 연구진을 두고 있다. 보형물 마스크 제조의 완전 자동화를 실행했고,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경쟁력이라 자부한다. 


“팬데믹 위기 때도 기존 고객에게 산업용 마스크를 차질없이 공급해왔어요. 매출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동화 설비 등 생산기계들도 모두 메이드인 에버그린이에요. 일정하고 높은 품질의 마스크 생산은 물론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의 마스크를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국내 제조사 1위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마스크 제조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매년 7월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에 진행되는 KISS 전시회 등 고객사와 사용자들을 직접 만나는 기회도 중히 여긴다. 이 대표는 6년 간 안전보호구협회 회장으로서 업계에 기여해왔다. 

 

경영 2세 이규동 전무 경영 참여


에버그린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보형물 마스크를 성공적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시킨 것처럼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는 물론 악취를 막는 마스크 등 올해 2~3가지 신개념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 중국, 베트남산 저가 마스크가 한국시장에 들어오고 있어요. 가격경쟁은 어렵겠지만 저희는 안정적인 공급과 국내산 마스크라는 장점이 있죠. 합리적인 가격부터 프리미엄 마스크까지 200여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단기적인 이슈로 반짝 생겼다 사라지는 기업이 아니라 100년을 바라보는 강소기업으로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이규동 전무가 SK에서 10여년간 조직과 업무경험을 쌓고 에버그린에 합류한 지도 벌써 5년 됐네요. 앞으로도 함께 ‘멀리보고 꾸준하게’ 이 마스크업계를 잘 이끌어나가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