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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지-원 송도신사옥
- 세련된 절삭공구 형상화하되 자연친화적으로
- 새 건물엔 새로운 비전 있어야… ‘협업’ 강조
인천 송도에 위치한 ‘와이지-원’ 본사 건물은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 건물은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분 대상을 받았다. 건물의 외형뿐만 아니라 건물의 내부 설계 및 인테리어도 ‘와이지-원’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목표가 훌륭히 반영되었다.
와이지-원은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절삭공구 제조기업이다. 전세계 여러나라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등 현지 공장과 해외 지사 영업망, R&D연구소 및 기술교육원을 가지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글로벌 본사에서 이 모든 것을 통합 지휘한다. 2020년 12월 입주를 완료해 와이지원 임직원들이 송도 신사옥이라 부르는 이곳은 어떤 곳일까. 와이지-원 송시한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인천 송도에 위치한 저희 와이지-원 사옥은 사무동과 연구동 2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0층 높이의 사무동 ‘글로벌센터’와 5층 높이의 연구동 ‘퓨처센터’인데요. 2개의 건물을 2개의 다리로 이었고 통행을 자유롭게 하도록 만들었죠. 점심시간이 되면 전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퓨쳐센터 4층에 위치한 식당에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식사 후 다리로 연결된 글로벌센터 4층 X-POWER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실용성을 가진 공구는 아름답다. 와이지원이 생산하는 절삭공구가 그렇다. 그런 절삭공구의 세련된 날카로움과 강인한 이미지를 와이지-원 사옥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동시에 이곳은 자연과 환경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가 엿보인다. 2개의 사무동과 연구동 건축물 사이에 녹지가 있고 지상 4층과 5층에서 연결되는 다리는 주변 자연과 어우러진다. 건물 내부에서도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설계방식이 도입되었다. 그 결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친환경 건축물이 되었고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분 대상’을 수상한다.
“이곳 송도 신사옥은 절삭 공구의 금속 재질에 착안해 금속 및 세라믹 마감재가 사용되었습니다. 건물 전경을 살펴보면 유리로 된 외벽 중간 중간에 금속 마감재가 적용되었죠. 특히 절삭공구로 살짝 파낸 것 같은 패턴의 외장패널을 찾아내 적용했고요. 사무동과 연구동 내부에는 아트리움이라는 공간을 두어 외부 공간이 공간의 중심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아트리움은 로비에서 지붕 층까지 연결되는 수직공간으로 사람이 건물 내부에서도 손쉽게 하늘과 눈, 비를 볼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 건축물에는 국내 제조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율좌석제와 테라피스(Terace + Office) 인테리어가 적용되어 있다. 테라피스는 땅을 의미하는 테라(Terace)와 사무공간을 의미하는 오피스(Office)를 합친 합성어다. 일터에서 땅을 밟고 자연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사무실의 모든 층에 테라스를 두는 새로운 유형의 사무실이다. 신사옥 건립과 함께 시작한 자율좌석제도 화제다. 이 제도를 도입한 사람이 송시한 대표다.
“저도 자율좌석제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저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자율좌석제는 개인별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업무 스케줄이나 동선 등을 고려해 각자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출근한 순서대로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일할 수 있죠. 직책이나 직급 상관없이요. 2019년 여름 ‘퍼시스’라는 사무가구 제조사에 가보고 제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 회사도 스마트 오피스, 자율좌석제를 저희처럼 꾸며놨거든요. 그것을 보고 신사옥 때 도입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생각했어요. 회사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지만 계속 임직원들을 설득했죠.”
건축 디자이너 임재용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일하고 싶어 한다. 시간의 제약을 풀고 싶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업무 시간이 다르면 소통이 힘들어 시간 변화는 쉽지 않다. 반면 공간의 제약은 풀어내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와이지-원 신사옥 이전은 일하는 장소의 변화였고 동시에 업무 공간의 변화, 업무 방식의 변화도 줄 수 있는 기회였다.
“자율좌석제로 팀 내 소통은 조금 희생 될 수는 있어요. 그러나 팀 간의 소통 활성화가 훨씬 더 우리가 가야 될 방향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팀 내 소통이 아무리 효율적이어도 팀 간의 벽으로 막혀 있으면 지식과 정보가 밖으로 흐르지 않아요. 그리고 눈앞에 앉아 있는 사람만 일하는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업무를 정확히 주고 업무 결과물을 관리 하는 일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죠.”
위치 :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과학로 16번길 13-40
설계 : (주)건축사사무소 오씨에이(임재용)
용도 : 교육 연구시설 / 대지면적 : 4,621.70m2
건축면적 : 2,699.05m2 / 연면적 : 20,683.07m2
건폐율 : 58.39% / 용적률 : 267.90%
규모 : 지하2층, 지상10층 / 구조 : 철근콘크리트
시공 : (주)다원디앤아이건설 / 건축주 : (주)와이지-원
완공 : 2020
송시한 대표에게 신사옥 건립 당시 아쉬웠던 점을 물었다. 처음 설계 할 때 건물 설계자인 건축가 임재용 소장에게 건물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 한다. 비록 와이지-원이 건축주이지만 층별 구성과 사무실 구조를 바꾸는 것은 임재용 소장의 의견과 시공사인 ㈜다원디앤아이건설의 상황도 반영해야 했다.
“4층 라운지 공간이 임직원들이 제일 좋아하고 만족하는 공간인데 처음 설계에는 없었어요. 자율좌석제도 뒤늦게 결정하고 바꾼거죠. 그때 설계하신 임재용 소장님은 저희 인원이나 사용하는 문서의 양 이런 것을 다 조사하셔서 매 층에 책상을 어디에 어떻게 놓을 것인가 책상 배치까지 다 설계 해 주셨어요. 그리고 사무실을 바닥을 보면 ‘시스템 박스’라고 전원과 인터넷선을 끌어다 사용 할 수 있는 단자함이 있어요. 그 시스템 박스를 책상 밑에 가도록 전부 설계하고 시공 했는데 사무실 공간을 라운지로 바꾸고 자율좌석제로 결정하니 설계자의 의도를 전부 맞추지 못하는 이런 저런 에피소드가 많았어요. 결론적으로 건물을 새롭게 세우고 입주해 새롭게 일하는 일은 우리가 정말 추구하는 목적이나 목표가 정말 명확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배운 교훈 같아요.”
세계적인 절삭공구 기업인 와이지-원은 특히 ‘엔드밀’이라는 절삭 공구에 있어 세계 1위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글로벌 세계 1위 기업이 되기 위해 와이지-원의 변화를 이끄는 송시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81년 인천 부평구 청천동 공장에서 창업자 송호근 회장은 12명의 직원과 함께 절삭 공구 ‘엔드밀’을 생산을 시작한다. 1983년 미국 수출로 25만 달러 첫 실적을 올렸던 와이지원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23년에는 매출액 5531억원,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한다.
“아버지이신 송호근 회장님께서 1981년 설립한 ‘양지원공구’가 저희 와이지-원의 시작입니다. 저는 2006년부터 자연스럽게 와이지원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해오고 있지요. 저희 와이지원은 엔드밀 ‘세계 1등’을 넘어 2035년에는 ‘세계 절삭 공구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 회사 내 수평적이면서 소통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려고 노력합니다.”
와이지원이 송도 신사옥으로 이전 하면서 시작한 자율좌석제는 송시한 대표의 강한 의지가 있어서다. 그는 부친인 송호근 회장을 비롯해 여러 임원들을 설득했고 일반 직원들의 공감과 이해를 얻기 위해 간담회만 수십 번 했다.
“조직과 회사를 위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한 자기 확신과 의지가 있어야 하더군요.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에는 언제나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6번 보내고 5명씩, 20명씩 소규모 간담회만 몇십 번 하면서 설득했어요. 조직의 협업을 위해서는 명령이 아닌 설득해야 합니다.”
와이지-원의 경영이념이자 목표는 ‘고객에게 감동을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고객과 모두라는 통칭은 제품의 원료와 자재를 공급하는 사람, 제품을 만드는 사람, 유통하는 사람과 구매하고 사용하는 사람 모두를 말한다. 송시한 대표는 그런 행복을 만들기 위해 전 직원들이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말하고 있다.
“앞으로 고객님들에게 지금 보다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해 드리려면 지금 본사에서 일하는 와이지원 임직원 250명의 협업만 있어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 흩어진 저희 직원 5천명이 다 함께 만들어야 하죠. 그러기 위해 ‘디지털 사옥 헤드 오피스’라 부르는 업무 협업 시스템을 구죽하고 있습니다. 시공간 제약 없이 전 세계 모든 직원들이 사이버로 격의 없이 협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거죠. 고객 감동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글 _ 한상훈 / 사진 _ 이진하 / 자료제공 _ 와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