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S
㈜다인누리
‘가드맨’은 ㈜다인누리가 제작해 국내에 유통하는 일회용 보호복, 작업복 분야의 중요 브랜드다.
농축산 방역, 안전용품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가드맨’은 구제역, 메르스, 코로나19는 물론 최근 유행한 럼피스킨병 관련 방역 현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보호복 브랜드는 다양하다. 해외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함께 국내의 다양한 중소기업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국내 보호복 브랜드 중에서는 ‘가드맨’이 특히 유명한데 원피스, 투피스로 구성된 다양한 작업복과 보호복, 난연복, 방역복을 유통하고 있다. ㈜다인누리 구정훈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저희 다인누리에서 제작하는 가드맨 브랜드는 안전용품시장에서는 후발주자에 가깝습니다. 세상에 선보인지 10년이 지났지만 저희 이외에도 역사가 오래된 다른 브랜드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저희가 조사해보니 국내 유통되는 보호복 중에서는 지난 1년간 저희 제품이 국내에서 2번째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외국 브랜드를 제외한 순수 토종 한국 브랜드 보호복 중에서는 저희 제품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고요. 가드맨은 보호복 분야에서 특히 유명하지만 장갑, 장화, 마스크 등 다양한 산업용 안전 제품이 제작되어 유통되고 있습니다.”
남보다 뒤늦은 후발주자 가드맨이 국내 보호복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다양하다. 제품 품질이 글로벌 회사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디자인이 훌륭해서다. 보호복이나 작업복은 산업현장 뿐만이 아니라 방역, 농축산업 등 다양한 현장에서 사용되는데 현장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해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보다 개량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인기의 요인이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작업복, 보호복이라고 디자인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디자인이 좋다는 것은 단순하게 예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비슷한 상품이 진열 되어 있어도 최종 소비자의 눈에 더 들어오고 자연스럽게 손길이 가는 제품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일회용 작업복에 주머니를 달면 제작비용이 늘어나고 가격도 올라갑니다. 그런데 주머니가 필요 한 경우가 많으니 저희는 최근 포켓형 작업복을 개발 제작해 유통하고 있어요. 그 결과 고객의 반응도 좋고요. 이처럼 좋은 디자인 제품은 현장 작업자가 편안하고 실용성이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거죠. 결과적으로 브랜드의 가치와 매출을 올려준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제조사들은 제품 생산원가를 낮추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다인누리는 다르다. 생산원가가 올라가더라도 유통 과정 중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제품 파손과 오염을 막아주는 고급형 포장방식을 실시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의 성능이 모두 비슷하다면 판매하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모두 관리가 쉽고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주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제가 생각하기에 글로벌 대기업 제품이나 저희 다인누리 제품이나 제품 성능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인증을 받았고 재질과 사이즈, 두께가 비슷하니까요. 다만 저희는 포장과 유통과정을 남들보다 세심하게 신경 썼어요. 일반적으로 일반 택배에 사용하는 골판지로 제품을 포장하는데 저희는 5겹 골판지에 마닐라지 코팅으로 포장해 시장에 선보인거죠. 이런 포장방식을 취하면 생산단가는 올라가지만 상품의 이동, 비, 습기, 의도치 않은 오염이나 파손을 방지합니다. 또 포장지만 보아도 손쉽게 어떤 제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파악하도록 디자인에 신경썼어요. 나중에 보니 글로벌 대기업도 저희의 포장 방식을 따라하더군요.”
㈜다인누리의 시작은 2010년 구정훈 대표가 직원 1명을 고용하면서 부터다. 대기업에서 비서 및 영업직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30대 후반에는 부친의 사업을 도왔다고. 그러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사업체와 함께 브랜드를 가지고 싶어 ‘가드맨’을 만들게 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사랑하는 ‘가드맨’이지만 창업 당시에는 많은 고난을 겪어야 했다.
“사업 첫 해에 몇 억 원의 제품을 전달했던 업체가 부도나면서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직원 월급은 주어야하고 원자재를 구입한 업체에 물품 대금은 지급해야하는데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런데 2010년 11월 28일 구제역 사태가 터지면서 손해를 전부 복구하게 됩니다. 당시 구제역이 크게 창궐하면서 산업용에 사용해야 할 보호복까지 농축산 방역으로 몰리게 되었거든요. 그때 저희는 농충산 방역현장에만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이 아닌 산업현장에도 물량을 지원해 거래선을 크게 늘릴 수 있었죠. 늘어난 거래선 덕분에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었고요.”
2010년 구제역 당시 보호복은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산업현장에서 보호복을 3천원에 요구했다면 농축산 방역 현장은 1만원의 가격에 제품을 판매 할 수 있었다고. 그러나 당시의 구정훈 대표는 돈이 아닌 산업현장의 거래처 측 제품 판매처를 확보하는데 노력한다. 보통 일반적인 제조업체와 달리 미래의 매출을 생각해 자체적인 제품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노력했다고. 이후 제조뿐만 아니라 유통에도 관심을 기울여 다인누리는 가드맨 제품과 함께 다양한 산업용품을 유통한다.
“지난 1년간 저희와 거래하는 업체는 1,200여 업체입니다. 작년에는 250억 넘는 매출을 올렸지요. 가드맨 보호복을 중심으로 가드맨 장갑, 장화 마스크를 유통하고 동시에 다른 다국적 기업 제품을 함께 판매하기도 합니다. 제조와 함께 유통도 하는 거죠. 거래처에서 요구한다면 저희 다인누리는 그 어떤 제품이라도 빨리 도입해서 판매합니다. 또 그것을 파악한 거래처에서 다인누리의 영업사원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어떠냐고 되묻기도 해요. 된장찌개 백반에서 된장찌개가 중심이지만 반찬하나 더 올라간다고 나쁠 것 없잖아요? 제조사도 이제는 유연하게 생각해야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래야 보다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또 함께 성장할 수 있겠죠”
안전용품을 제작하면서 동시에 유통도하고 있기에 다인누리는 고객과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간다. 예를 들어 보호복의 중량을 60g으로 약속했다면 그것을 반드시 지키고 있다. 몇몇 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 중량을 10% 가까이 줄여 생산원가 이득을 취하는 것과는 다른 행동. 그 결과 다인누리는 고속 성장을 한다. 2010년 사업 시작 당시 직원 수 2명이었지만 2023년 현재 32명의 인원이 일하고 있다.
“고객과의 신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 회사와의 신뢰, 신의도 지켜져야 합니다.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현 상황에서 작은 중소기업이 훌륭한 인재를 구하려면 조직문화가 훌륭해야 합니다. 임직원을 위한 복지를 제공하되 그 복지도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배려해야 해요. 수직적인 군대문화보다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로운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원들이 원하는 복지를 물어보고 제공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야 작은 조직이 빠르게 발전하고 우수한 인재가 남더군요. 힘들었을 때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직원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유능한 직원들과 함께 더욱 좋은 제품을 제작 유통하겠습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