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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의료기기부터 산업용 제품까지
입고 쓰는 로봇 있어요

 

엔젤로보틱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스타트업 기업이다. 이들은 로봇공학에 인체공학 기술을 접목, 신체에 착용해 근력을 보조하는 다양한 로봇을 개발한다. 장애인 선수가 로봇 옷을 입거나 타고 기록을 겨루는 2020년 사이배슬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받아 기술력을 증명했다.

 

공경철 박사의 연구팀은 2020년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전동형 외골격 부분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받았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 걷게 하는 로봇


엔젤로보틱스는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와 나동욱 연세대 세브란스 재활병원 전문의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엔젤로보틱스는 2016년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사이배슬론 연구진을 모태로 한다. 사이배슬론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로, 장애인 선수가 로봇 기술을 이용해서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경기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겨루는 전동형 외골격 (Powered Exoskeleton) 종목 이외에도 의족, 의수, 뇌파, 휠체어 등 다양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엔젤로보틱스 전성훈 부장의 말을 들어보자.

 

세계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 1960년대 중반 미국에서 개발된 하디맨(Hardi-man)


“사람이 옷을 입는 것처럼 착용해 사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웨어러블 로봇은 1960년대 중반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 회사에서 개발된 하디맨(Hardi-man)이라고 합니다. 인간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20여 년 먼저 개발이 시작 되었죠. 이후 근력 증강이나 재활 치료와 같은 서비스 목적으로 개발되어 왔는데 현재 저희 엔젤로보틱스의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전동형 외골격 부분에서 금메달, 동메달을 받은 것이 그 증거죠.”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착용자 의도 파악하는 알고리즘 뛰어나


웨어러블 로봇은 높은 토크와 출력을 가진 전기 모터가 개발된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미래의 신기술 먹거리로 평가받는 웨어러블 로봇은 재활 치료, 헬스 케어, 국방, 건설, 산업 등 각 수요처의 특성에 맞게 세분화되어 발전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의 핵심 기술은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적절한 움직임을 보이는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라고.


“사실 하지 불완전 마비환자 같은 신경계 손상 환자도 다리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닙니다. 뇌에서 보내는 신호가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데 신경이 손상되어 움직이는 힘이 아주 약한 것이죠. 보행재활 웨어러블 로봇 엔젤메디(ANGEL MEDI)의 경우 여러 센서가 그 움직임을 포착하고 사용자의 의도를 포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사람과 로봇을 이어주는 알고리즘이  저희의 강점이죠.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자가 실제 지면을 느끼고 스스로 체중이동을 하면서 균형을 잡고 걷고자 하는 의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신경회복, 근력향상에 효과적입니다.”

 

 

웨어러블 로봇, 안경처럼 1대1 맞춤이 최선


현재 엔젤로보틱스는 크게 의료재활, 일상보조, 산업안전, 로봇부품 4가지 분야를 사업화하여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최고의 웨어러블 로봇은 어떤 것이냐 물으니 공경철 대표에게 있어 최고의 웨어러블 로봇은 수제옷처럼 1대1 맞춤으로 제작되는 로봇이라고. 사람마다 신체의 길이, 무게가 다르고 근력이 다르기에 사람에 맞추어 1대1로 제작하는 로봇이 가장 좋다고 한다.

 

엔젤로보틱스 전성훈 부장이 산업용 무동력 웨어러블 슈트 ANGEL GEAR X를 들어보이고 있다.


“1대1로 사람에 맞춘 로봇이 손쉽게 제작되는 세상은 로봇 산업이 더욱 발전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조금 먼 미래의 일입니다. 그렇지만 의료용으로는 현재 큰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웨어러블 로봇은 보행 재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이미 전국적으로 많은 재활 의료기관이나 복지관, 재활센터에서 저희 로봇을 활용해 치료를 하고 계시죠. 중풍이 오셔서 다리를 저시는 분도 저희 제품을 사용하시면서 보다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시고 일상생활에서 보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군도 개발중에 있습니다.  산업용 제품도 있는데요. 유통 물류 대기업과 함께 산업용 슈트도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산업용 웨어러블 슈트, 선진국에서 큰 인기 


엔젤로보틱스는 산업용 제품으로 로봇이 아닌 무동력의 웨어러블 슈트도 제작 한다. ANGEL GEAR X로 불리는 산업용 제품은 장시간, 반복적인 허리 부담이 가해지는 근무에 적합한 제품이다. 중량물 운반 작업, 상체 굽힘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부상을 방지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스프링과 탄소강의 탄성을 활용하기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무거운 물건을 들고 앉았다 일어서는 반복 작업에 특히 유용하다.


“산업용 제품으로 로봇 제작 기술은 갖춰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산업 현장에서는 무동력, 즉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요구하더라고요. 국내의 모 대기업 유통사에서도 전기가 필요 없고, 가볍고, 관리가 편리하면서 부피도 작은 제품을 요구했고요. 또 착용했을 때 너무 더워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력을 사용하는 로봇의 경우 모터와 배터리의 기술 한계로 어쩔 수 없이 무게가 증가하고 베터리 충전 등의 유지 관리가 필요합니다.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엘리시움’에서 보여주는 웨어러블 로봇은 언젠가 미래에는 나오겠지만 당장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외국 브랜드 산업용 웨어러블 슈트는 1벌에 500만원의 가격을 넘어서기도 하죠. 그런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보다 저렴한 저희 제품이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고요.”

 

산업용 무동력 웨어러블 슈트 ANGEL GEAR X 활용 모습
 

다양하고 평범한 공구로 첨단 로봇 제작


엔젤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과 더불어 첨단 로봇 부품도 함께 제작 판매한다. 그리고 이런 로봇 및 로봇부품을 제작하는 것은 평범한 공구들이다. 다양한 수공구, 측정공구들이 주로 사용되는데 특정 브랜드의 공구를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드는 것과 달리 로봇 부품은 쉽사리 구해 조립하며 제작되는 것이 아니다. 볼트나 나사, 전선과 같은 부품은 기성품을 사용하지만 기본 뼈대부터 주요 부품은 직접 금형을 떠서 제작한다.

 


“로봇 제작에 있어서도 공구는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용하는 공구가 평범해도 각자의 자리에 두고 사용합니다. 제작은 물론 정비와 수리에 있어서도 평범한 공구들이 사용되죠. 로봇을 구성하는 부품은 많습니다. 그런데 로봇에 특화된 부품은 찾기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20여년 간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연구하면서 구동기, 모터 드라이버, 프로세싱 모듈, 착용부, 센서, 완성형 로봇 플랫폼까지 다양한 기술을 쌓아왔어요. 이런 기술로 제작하는 로봇도 사실 일반적인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평범한 공구들로 만들어 집니다.”

 

엔젤로보틱스는 평범한 공구들도 최고급 로봇 부품과 모듈을 제작한다.

 

웨어러블 로봇 제작 모습

 

인간 사회는 이미 로봇과 함께하는 세상


엔젤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 기초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온 국내의 몇 안되는 기업이다. 공경철 대표는 개발자의 시각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로봇 사업의 기본자세라고 말 한다. 로봇은 신기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필수 제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또 그래서 엔젤로보틱스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3대 핵심기술을 자랑한다.

 

 

엔젤로보틱스는 무수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저희는 로봇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합니다. 그래서 저희 기업 3대 핵심 기술도 사람을 중심으로 해요. 첫째가 인간 행동 의도 파악 기술입니다. 로봇이 인간의 동작을 파악해야 자연스럽게 함께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둘째는 인간의 움직임과 함꼐하는 정밀한 힘제어 기술이죠. 로봇을 착용한 사람이 무게감이나 저항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밀한 힘조작이 가능한 구동기 설계 및 제어기술입니다. 세 번째는 인간적응형 보행궤적 및 보조력 생성기술입니다. 사람마다 걸음걸이가 다릅니다. 신체크기도 다르고요 그것에 맞춰 보행궤적 또는 보조력 패턴을 설정하고 자동으로 개선이 가능합니다. 그 결과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걷기 힘든 사람들을 스스로 걷게 하고, 보행 장애를 이겨내는 재활치료에 도움주는 로봇이 만들어지죠. 그리고 로봇 제작은 월간 툴 독자님들이 판매하시는 평범한 공구들로 이루어 지고요.”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