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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이 오면 산업현장은 물이 귀해진다. 수도관이 동파되거나 산업용으로 사용할 물이 얼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해서다. ‘돼지꼬리히터’로 불리는 전기온수히터를 사용하는 이유다. 시중에 유통되는 전열기기 중 (주)우주의 전기온수히터가 가장 큰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주)우주’에서 생산되는 전기온수히터는 경기도 인천의 한 공장에서 제작된다. 해외 공장에서 제작 수입되어 유통되는 저가의 다른 제품에 비해 품질과 안전, 성능면에서 월등하게 뛰어나다. 전기온수히터는 제품의 특성상 화재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주)우주의 전기온수히터는 안정성을 특히 강화한 제품이다. 백귀선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저희 우주에서 제작되는 전기온수히터에는 여러가지 안전장치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화재의 위험성이 적죠. 20년 전 제가 처음 이쪽 분야에 시작 했을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안전장치는 없었어요. 지금은 히터 안에 휴즈가 있는데 250도 정도 되면 휴즈가 끊어지게 했고, 온도센서를 넣어서 과열되면 전원이 꺼지도록 만들었고, 물이 히터 하부로부터 15센치 이상 있어야 전원이 공급되도록 만들었어요. 3중 안전 장치죠.”
겨울철 산업현장의 필수품인 돼지꼬리히터는 정밀하고 정교하게 제작해야 안전하고 또 제대로 작동한다. 전자제품이지만 차가운 물을 따뜻하게 만드는 제품이라서 습기에도 강한 것이 좋다. 생활방수기능을 갖추면서 안전하고 뛰어난 온열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최적의 조합이다.
“저희가 제작하는 전기 온열 히터는 습기나 어느 정도 물기에 버티는 생활 방수 기능만 넣었어요. 완전방수기능까지 갖추면 오히려 안전성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물통 대부분이 플라스틱이나 대형 고무통입니다. 만약 제품이 통 안에 들어가 완전히 물에 잠겨도 계속 작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물이 완전 증발 될 때까지 작동되다가 통을 녹이고 그러다 화재가 발생 될 수도 있죠. 제품 본체가 완전히 물에 잠기면 차라리 고장나서 멈추는 것이 더 안전하죠.”
백귀선 대표는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제품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몇 번을 강조한다. 동시에 품질 A/S도 중요하다고. 우주에서 제작해 유통하는 제품은 1년 안에 고장이 났을 경우 무상으로 수리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제품은 쉽게 고장나지 않는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제작하고 각종 안전인증을 받은 제품만 제작해서다.
“시중에 유통되는 저가의 전기온열히터 제품 중에는 제품제조비용을 낮추기 위해 히터 파이프 부분을 저가의 재질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경우 히트파이프 부분이 쉽게 녹슬고 고장이 납니다. 그러나 저희 제품은 달라요. 파이프 부분을 스테인레스로 제작해 깨끗하고 안전하죠. 내구성이 뛰어난 것도 저희 제품의 특징입니다. 각종 안전인증을 받았고요. 제품 제작에 노력을 기울인 만큼 고객분들이 알아봐 주십니다. 그 보람으로 제품을 정성껏 만들어 가는 것이고요.”
백귀선 대표는 제조업을 하기 이전 유통업을 했다. 지금은 (주)우주를 창업해 제조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그의 20대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고향을 떠나 낯선 서울에서 공사판을 전전하며 일을 해보기도 했고 해태유업 대리점 특판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 영업과 유통을 하면서 사업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인 것을 배웠다고.
“제가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대형마트나 온라인유통이 없었어요. 우유나 쥬스를 서울 강남 지역 슈퍼에 납품을 하면서 자산을 모을 수 있었죠. 그때 영업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아요. 그 이후 사업을 일으켰다 실패도 해보았고요. 장인어른께 돈을 빌려 트럭 한대로 소위 나까마라 불리는 개인유통업을 합니다. 공장에서 물건을 떼어다가 소매상에 물건을 팔았죠. 단골을 얻으려면 신용을 얻으려면 성실해야 합니다. 매일 업체에 방문을 해야 하죠. 아내가 언제나 함께 일해줬어요.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조수석에 앉은 아내가 운전하는 제 입에 김밥을 넣어주고 그렇게 일했죠.”
16년 동안 화물트럭 1대로 유통업을 하면서 적지 않은 자산을 모은 그는 50대를 앞두고 제조업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긴다. 마침 거래를 하던 온수히터 제조사가 부도가 났고 제조사의 설비를 인수 할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났다. 고민하던 그는 제조업에 도전해 유통업을 하며 모은 자산 대부분을 투자한다.
“제조업을 시작하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몰랐어요. 2006년 당시 20억은 넘게 투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벌어서 모은 집이나 상가 같은 부동산을 모두 팔아 회사에 투자한 것이죠. 저는 지금까지 직원 월급 밀리지 않고, 물품 대금 결제 날짜 하루도 넘기지 않았습니다. 제가 유통을 할 때도 지켰던 것이지만 사업을 신용이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돈, 대금 관련해서는 약속을 어기면 안되요.”
(주)우주의 위기는 초창기에 한 번 있었다. 전열기기와 같은 계절상품의 특성을 간과하고 직원을 너무 많이 뽑았던 것. 겨울 성수기가 끝나니 불티나게 팔리던 전열기기가 거짓말처럼 팔리지 않았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니 재고는 쌓이고 더 이상 제품을 보관할 창고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함께 일하던 직원을 감원해야 했다.
“사업 초창기 였던 그때 감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고 또 사업을 안정화 할 수 있었어요. 우선 회사가 살아야만 미래가 있는 거죠. 이후 계절상품 제조는 1년 농사처럼 운영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죠. 3, 4월에는 A부품 제작. 5, 6월에는 B부품 제작, 이런식으로 부품을 제작하다 10월부터 완제품 조립하고 거래처에 판매를 하죠. 그렇게 17년간 제조를 하다보니 거래처의 요구에 따라서 선풍기, 환풍기, 해빙기 같은 다양한 계절상품을 취급하게 되더라고요. 제작 및 유통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매출이 점점 올라가더군요. 유통과 제조 둘다 해보니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용이죠. 유통은 개인의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가 되지만 제조는 제품의 신용으로 매출이 올라갑니다. 저희 우주전열의 제품 신용을 지켜나가겠습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