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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더룀헬드코리아㈜
망치는 공구상이 판매하는 수공구중 가장 기본적인 상품이다. 어느 공구처럼 망치도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 있고 첨단 기술이 들어간 고급 제품이 있다. ‘할더룀헬드코리아(주)’가 선보이는 망치는 독일 기술이 담겨있는 업계에서 최고급으로 통하는 망치다.
집집마다 장도리 달린 망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해 본 망치는 보통 나무 자루에 쇠뭉치가 달린 형태다. 그러나 할더룀헬드코리아(주)가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망치는 한국인의 고정관념을 뒤흔든다. 상황에 따라 변신이 가능한 하고 수 백 번 휘둘러도 손에 가는 부담감이 적다. 독일산 할더 망치 유통을 책임지는 김준호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망치는 단순해 보이지만 현대 철강 기술력의 집약체이기도 합니다. 망치는 엄청난 충격을 지속적으로 견뎌내야 하면서 너무 무거워도 안되죠. 더군다나 작업용도에 따라서 망치 헤드 부분도 달라져야 합니다. 콘크리트에 못을 박는 망치와 가구에 나무못을 박을 때 쓰는 망치는 같을 수 없죠. 벽돌을 깨거나 얇은 타일의 접합을 확인하는 망치도 모습과 기능이 다르고요.”
할더가 제작한 망치는 필요에 따라 헤드부분 교체가 가능하다. 내부에 특수한 장치가 포함되어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고 망치 작업을 가할 때 다른 망치에 비해 적은 힘으로도 큰 위력을 낸다. 독일 공업 기술력과 함께 발전 된 ‘망치’가 할더다.
“할더가 선보이는 조립식 망치 모델은 ‘심플렉스(SIMPLEX)’입니다. ‘손잡이’와 함께 망치의 머리몸체 부품 ‘하우징’, 타격 부위 부품 ‘인서트’가 용도별로 나뉘어 있어 작업에 따라서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죠. 특히 타격 부분인 ‘인서트’는 재질에 따라 8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매우 민감한 망치질이 가능한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TPE 재질부터 불꽃이 발생하지 않는 동 재질까지 8가지가 존재하죠.”
타격 부품 ‘인서트’는 가장 연질인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TPE, 합성고무, 중질의 TPE, 슈퍼플라스틱, 플라스틱, 나일론, 경금속,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도는 대략 5가지로 분류되며 전문 작업자가 자신의 작업 특성과 선호도에 맞춰 적합하게 조합 할 수 있다. 내구성도 상당히 뛰어나다. 조립식이라서 분리되지 않을까 호기심이 일지만 망치머리 몸통 부분인 하우징과 타격 부품 인서트의 결합은 육각 나사로 강력하게 결합되어 아무리 큰 타격을 가해도 분리되지 않는다.
“지금은 젊은 공구인을 중심으로 할더 망치 인지도가 높지만 처음부터 잘 팔렸던 것은 아닙니다. 산업 현장의 문화도 달랐고요. 예를 들어 한국 같은 경우 쉽게 수공구를 빌려주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분실도 많죠. 반면 독일은 자신의 수공구를 쉽게 타인에게 빌려주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 된 개인 공구를 소장하고 아끼며 자신의 기술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있어요. 기본적인 수공구라도 재질 및 품질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니 가격도 높은 편이고요. 상대적으로 할더 망치가 한국에서는 최고급 명품 망치로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공구인들에게는 할더 망치가 유명하다. 하지만 ‘할더룀헬드코리아(주)’의 전체 매출 중 망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하다. 주력 품목은 독일제 산업 기계 부품으로 할더(HALDER), 룀헬드(ROEMHELD), 엘레사(ELESA), 코스티르카(KOSTYRKA), 미니부스터(mini BOOSTER)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 중 엘레사 브랜드 제품만 해도 2만개가 넘습니다. 한국의 다양한 산업 설비 현장에 독일과 이탈리아 같은 유럽 부품을 소개해오고 있죠. 공구상 사장님들에게는 할더와 함께 피카드라는 수공구 브랜드를 잘 아시는데요. 저희가 유통하는 브랜드죠. 1996년부터 저희 한국 지사가 설립되어 운영되어 왔습니다. 첫 지사장 김기철 대표님이 직원 3명과 더불어 2011년까지 운영하셨어요. 이후 다른 여러 지사장님들이 저희 회사를 거쳐 가셨고요. 저는 2016년부터 경영을 맡아오고 있죠.”
김준호 대표는 위기에 빠졌던 ‘할더룀헬드코리아 ’를 안정화 시킨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 받는다. 2016년 당시 할더 룀 헬드 코리아 직원수는 10명이었는데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3년간 퇴직자는 30명 이었을 정도로 퇴사와 입사가 많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경력이 부족한 신입직원들이었고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었다.
“저희 회사는 외국계 회사로 소수 정예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초대 지사장님이 저희 회사 은퇴를 하시면서 함께 일하던 베테랑 팀원들도 떠나고, 뒤이어 새롭게 온 분들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잘 안 풀렸어요. 저는 구원 투수 같은 느낌으로 2016년부터 직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작은 회사는 더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야 합니다. 비록 10여명이 일해도 고객 관리를 위한 CRM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통합정보 시스템 ERP를 도입해 업무를 현대화 시켰어요. 그 전에는 종이 문서를 출력 보관해 고객 정보를 관리하니 효율이 떨어진 상황이었죠. 동시에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면서 매출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할더룀헬드코리아는 직원 친화적인 문화가 강하다. 10여명의 직원들 중 20대, 30대가 대부분이며 젊은 MZ세대가 요구하는 문화를 회사는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주 36시간 근무로 주 4.5일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원부터 대표이사까지 직원들은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호칭하며 경어를 사용하며 대화한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직원 수는 그대로지만 매출은 2배 이상 늘어났다.
“40대 이상 직원은 대표이사인 저를 비롯해 소수거든요. 남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는 것은 어렵습니다. 반면 내가 바뀌는 것은 쉽죠. 젊은 직원들이 일하는 젊은 회사는 젊은 문화를 가져야 합니다. 저희는 불필요한 사내 행사가 없습니다. 회식도 참여유무 따지지 않아요. 참여하는 사람이 적으면 남은 사람끼리 더 좋은 음식으로 회식을 하죠. 조직의 효율과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한 의견은 누구나 쉽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혁신과 변화가 오고 성과가 창출 됩니다. 제가 공구인 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도 저희 할더 망치를 사용하면 작업에 혁신이 찾아 올 것입니다. 망치를 교체해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면 인건비를 낮출 수도 있죠. 할더의 혁신적인 망치를 기억해주세요.”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