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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아씨앤티
스프링은 현대 산업의 기초적인 부품이다. 각종 산업현장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제품이기에 국가의 뿌리 산업 제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주)코아씨앤티는 국내를 대표하는 스프링제작 기업이다.
(주)코아씨앤티는 1989년 창업이후 2023년 지금까지 스프링 전문 제조사로 성장 발전해왔다. 이곳은 최근 지능형 생산공장 시스템인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해 화제다. 김천두 대표는 공장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작업하기 좋은 적절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스마트팩토리는 설계 및 개발 제조 유통 등 생산과정에 있어서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 시스템입니다. 저희는 공정 단계 단계마다 키오스크나 사물인터넷을 설치해서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합니다. 아주 가끔씩 실제 수량과 공정 데이터가 정확한지 확인만 해주면 되죠. 스마트 팩토리하면 로봇이 생산공정에 관여해서 자동으로 생산하는 것을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것은 투자나 기술이 무척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이고 코아씨앤티도 추후 그런 방향으로 발전할 생각입니다.”
코아씨앤티의 스프링 제작 기술력은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소재 가공 생산부터 제품 연마 도장 포장 등 모든 과정을 직접처리한다. 모든 설비를 갖추고 있기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은 모두 생산 할 수 있다고. 스프링 품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
“IMF가 있었던 1997년 당시만 해도 코아씨앤티를 비롯해 국내 기업이 제작하는 스프링의 품질은 일본이나 이탈리아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닙니다. 일본이나 유럽 제품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어요. 생산 할 수 없는 스프링도 없고요. 스프링은 기본적으로 소모품의 성격을 가지는 제풍입니다. 그래서 주용한 품질 기준이 내구성인데요. 현재 다른 선진국 제품과 비교해도 저희 제품의 내구성은 차이가 없습니다. 35년 넘는 세월 스프링만 제작한 결과입니다.”
코아씨앤티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친환경 RE100 시스템이다. RE100은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100% 활용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을 의미한다. 코아씨앤티의 건물 옥상에는 태양광발전을 위한 모듈이 빽빽하게 설치되어 있다. 오히려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면서 수익을 보기도 한다.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데 전기 에너지 사용이 가장 많습니다. 공장설계단계에서부터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도 이제 60대를 넘어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인데요. 손자나 손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영 차원에서도 사실 좋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가격, 특히 전기료가 크게 늘어났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건물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가 큰 도움이 되고 있죠.”
김천두 대표는 스프링제조업에 뛰어 들기 전 다양한 경험을 했다. 백화점에서 외판 영업을 배우고 제약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 하며 영업기술을 익혔다고. 컴퓨터 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컴퓨터 학원을 차리기도 했다. 이후 친구의 소개로 스프링이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조업에 뛰어들게 된다.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했었던 것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작은 경험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백화점과 제약회사에서 일하면서 영업기술을 익힌 것이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되었고요. 컴퓨터 기능사를 땄던 것도 추후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할 때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희 코아씨앤티는 후발주자입니다. 남보다 앞서 나간 업체들을 따라 잡기 위해서 영업을 열심히 했죠. 1980년대나 90년대에는 소자본으로 시작해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글쎄요. 환경, 안전, 노무 등 신경 쓸 것이 많고 자본도 많이 들 것 같네요.”
코아씨앤티의 가장 큰 위기는 IMF였다.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면서 은행으로부터 외환자금 대출을 저금리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990년대 중반 12%하던 대출 금리가 아닌 6%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주변의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고.
“외환자금대출이 저금리였지만 IMF사태가 터지면서 매달 갚아나가야 할 돈이 환율에 따라 크게 올라가더라고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어렵게 마련했던 공장을 팔아야 했습니다. 당시 1억원을 빌렸다면 3억원을 갚아야 하는 정도였으니까요. 버티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재미있는 점은 환율이 오르니 수입 스프링이 비싸져서 저희 코아씨앤티 스프링이 시장에서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공장은 바쁘게 돌아가는데 외환자금 대출로 적자를 계속 보는 상황이었던 거죠. 시장점유율도 당시 수입산이 80%였는데 그 이후로 국산 스프링이 크게 점유율이 늘어났어요.”
코아씨앤티의 공장은 팔아야 했지만 생산설비는 남아있었다. 그리고 국내 산업 현장에 코아씨앤티의 스프링은 수입산 제품만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시 월세로 공장에 입주해 제품을 생산했고 몇 년 후 다시 공장 부지를 매입해 재기에 성공한다. 이후 다시금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지금 위치의 친환경 스마트 공장을 새롭게 세워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제조업도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국내에서 인정받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죠. 수출에도 힘을 써서 전체 매출의 15%는 아시아와 유럽, 북미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프링은 가격과 내구성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가격은 저렴하고 내구성은 뛰어난 것이 좋은 제품이죠. 중국산 스프링이 국내에 진출했지만 그래도 다수의 고객들이 저희 제품을 찾는 것은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시장에 저희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고요.”
친환경 스마트 공장을 마련한 코아씨앤티에는 직원 기숙사와 식당, 체력단련실과 같은 복지 시설도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 작은 기업일수록 직원을 위한 복지가 있어야 오래 일하는 법이라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발전을 거듭하는 코아씨앤티의 미래가 기대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