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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진시스템

 

전세계로 수출하는 스프링밸런스 국가대표

 

미진시스템

 

 

 

스프링밸런스는 신기한 공구다. 아주 작은 힘으로 무거운 중량물을 가볍게 
허공으로 위 아래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시계 속 태엽 모양 스프링의 힘을 이용하는 공구로 
전기나 공압 , 휘발유, 가스와 같은 동력원이 필요 없다. 
미진시스템으로부터 스프링밸런스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 싸운다


㈜미진시스템의 스프링밸런스 제작역사는 길다. 1984년 4월 국내 최초 첫 스프링밸런스 브랜드 ‘타이곤’을 제작해 유통을 시작했으며 이후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해 오고 있다. 현재 미진시스템은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스프링밸런스 제작사와 함께 제품 기술력 승부를 겨루고 있다. ㈜미진시스템 김상옥 연구소장의 말을 들어보자.
“스프링밸런스에 대한 제품 설명을 드리자면 시계 태엽 모양의 스프링을 내장해 작게는 1.5kg에서 크게는 120kg까지 다양한 물건을 허공으로 올리거나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입니다. 공장의 생산설비 현장에서 고정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공구를 스프링밸런스에 걸어두면 작업자가 쉽게 움직이며 다룰 수 있겠죠. 그렇게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이고요. 그런데 스프링밸런스는 아주 섬세한 기계이고 공구입니다. 구조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그래서 제작기술력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제품이죠. 현재 제대로 된 스프링밸런스를 제작하는 나라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한국밖에 없습니다.”
김상옥 연구소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가장 뛰어난 기술력의 스프링밸런스를 제작하는 나라는 독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일산 스프링밸런스는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독일에서만 주로 사용되며 세계 시장은 이탈리아, 일본, 한국의 각축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높은 기술력 요구하는 스프링밸런스


스프링밸런스라고 다 같은 스프링밸런스가 아니다. 얼마나 무거운 제품을 매달아 작은 힘으로 위 아래 이동시킬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또 그 이동시키는 와이어의 길이가 얼마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내구성과 가격까지 생각하면 뛰어난 기술력과 더불어 적절한 가격정책을 내세우는 미진시스템 제품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개발도상국이나 역사가 짧은 제작사의 스프링밸런스는 그 성능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아래 이동시킬 수 있는 와이어의 길이가 짧거나 무거운 무게를 위한 모델이 없는 경우가 많죠. 자동차 생산라인과 같은 생산설비가 대량으로 들어가는 것이 스프링밸런스인데요 내구성과 안전장치도 확실한 제품이어야 합니다. 무거운 공구를 매달아 놓았는데 와이어가 끊어지면 사람이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요. 이런 스프링밸런스를 대체하는 제품은 잘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0kg의 장비를 모터의 힘으로 올리고 내린다고 한다면 모터가 굉장히 커지고 전기에너지도 많이 사용되겠죠. 위로 올릴 때는 많은 힘이 들고 내려 갈 때는 브레이크패드에 큰 부하가 갈 것이고요. 반면 미진시스템의 스프링밸런스는 동력원도 불필요하고 수십만회 내구성 시험을 거쳐서 안전성을 검증한 모델만 생산하고 있죠. 간단한 듯 보여도 어려운 제품입니다.”

 


스프링밸런스의 핵심 부품은 스프링이다. 스파이럴 모양의 스프링의 제작 방식에 따라 그 성능이 달라지고, 달라지는 스프링의 힘에 맞춰 매달 수 있는 무게와 와이어의 길이가 달라진다. 전체적으로 복합적인 기계구조의 균형을 맞춰야 하고 더불어 내구성, 안전장치까지 확보해야 한다. 김상옥 연구소장은 구상한 이론이 완벽해도 그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제품화로 만들어 내기기란 쉽지 않다 말한다.

 

 

공구유통사에서 스프링밸런스 제작사로


미진시스템은 제조가 아닌 유통으로 시작한 회사다. 1976년 미진통상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용공구를 판매 시작했다. 이후 1982년 일본 NEC와 기술제휴로 DELVO전동 드라이버를 생산하며 제조를 시작해 1984년 스프링밸런스를 생산시작하고 1993년 일본 파나소닉과 기술제휴로 공장 자동화시스템 생산을 시작했다.
“미진시스템은 스프링밸런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기업이지만 동시에 공기압공구, 전동드라이버, 커플러, 비트, 도어 클로저 등을 수입 판매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제품을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설비시스템 구축이 가능하죠. 2001년도에 저희가 일본 일동공기(주)와 합작회사 ‘니토 고키–미진주식회사’를 설립한 역사가 있습니다. 일본의 일동공기(주)는 전 산업용 특수커플러와 에어툴 등의 생산기술력이 있는 기업이었고 저희는 스프링밸런스 제작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라 서로 힘을 합치면 서로 도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4년에 우리가 ‘니토 고키 –미진주식회사’를 인수합니다. 합작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우리가 원하는대로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국가에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다시 인수해서 지금에 이릅니다.”
미진시스템의 제품은 현재 전세계 26개국 33곳의 기업에 판매되고 있다. 현재 매출은 국내 비중보다 해외비중이 더욱 크다. 2015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해 제품 판매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현지 법인도 설립했다. 해외 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는데 노력하는 것은 국내 판매로는 한계가 있어서다. 이것이 투자한 합작 회사를 인수한 이유다.

 

스프링제작이 가장 어렵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기술력 올려 브랜드 가치 올릴 것


현재 미진시스템의 스프링밸런스 브랜드 ‘타이곤’은 더욱 무거운 무게를 버티는 능력을 키우면서 와이어길이를 보다 늘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금의 기술력은 일본 기업 제품과 비슷한 성능이다. 하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기업 제품보다는 살짝 부족하다고.
“스프링밸런스가 워낙 예민하고 정밀한 공구라 저희는 다양한 검사장비 및 설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3차원측정기부터 소음계, 진동계 등 40여가지의 검사장비를 확보하고 있죠. 스프링밸런스만을 위한 안전도 확인, 내구성 확인 설비도 보유하고 있고요. 독일 이탈리아는 스프링밸런스 제작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이 앞서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전체 부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조율하고 또 부품회사와 협력을 잘해서 성능을 높여야 하겠죠. 쉽지는 않습니다. 만약 미진시스템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만 신경 썼다면 이런 설비와 함께 합작회사를 큰 돈 들여 인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결과로 신제품 ‘토크릴’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독자적인 스펙과 디자인을 가진 신제품이 출시될 계획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적인 기술력 축적과 더불어 해외 수출 판매에 노력하는 미진시스템 제품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스프링밸런스는 단순히 사람의 팔 힘만으로 수 킬로그램에서 수 백킬로그램의 물건을 상하 이동시키고 고정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공구다. 전세계 수십 개의 스프링밸런스 제조사 중 제대로 된 스프링밸런스를 만드는 기업은 극소수. 미진시스템은 그런 극소수의 기업 중 하나다. 한국이 보유한 보석 같은 제조사 미진시스템을 응원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