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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피아
자석은 신기한 물건이다. 접착제를 바른 것도 아닌데 철판에 붙는 성질을 가졌다. 철판에 쉽게 떼고 붙일 수 있는 자석은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현장에서도 다용도로 사용된다. 국내에 사용되는 모든 자석제품을 생산하는 자석천국 (주)마그피아를 방문해 보았다.
각 가정의 냉장고마다 자석은 몇 개 쯤 붙여져 있다. 강철 제품에 손상을 가하지 않고 메모지를 붙이거나 ‘못’이나 ‘나사’ 같은 철물 관리에 사용되는 것이 자석이다. 사무실이나 산업현장에서도 자석은 다양하게 사용된다. 강력한 네오디뮴자석은 작업현장의 필수품이며 인테리어나 가구 제작에도 자석이 활용된다. 심지어 유아용 교구도 자석관련 교구가 많다. (주)마그피아를 설립하고 성장시킨 윤현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석관련 제품 전문가다.
“자석도 품질이 있습니다. 마그피아에서 유통하는 자석은 검증된 품질의 자석만 사용합니다. 자석 원자재는 보통 외국에서 수입이 되는데요. 상황이나 쓰임에 맞도록 후가공하는 것으로 제품의 가치가 달라지죠. 냉장고에 흔히 보이는 ‘자석홀더’ 경우도 그렇습니다. 자석 성능도 성능이지만 자석에 달리는 플라스틱의 색상과 디자인도 중요합니다. 또 품질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하죠. 거래처에 보여주는 샘플만 좋고 실제로 받는 제품이 불량률이 높으면 선진국에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른 외국회사의 저렴한 제품과 저희 제품의 차이는 그런 점에 있더군요. 그래서 독일에서도 저희 제품을 인정하고 수입하기도 합니다.”
자석제품은 종류가 다양하다. 금속 혹은 금속 산화물 형태의 자석도 있지만 자성을 띄는 분말을 고무와 혼합한 자석도 있다. 테이프 모양의 고무자석테이프는 주로 전단지에 많이 사용된다. 고무와 양면테이프를 혼합해 활용도가 높지만 자성은 약하다. 반면 강력한 힘으로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자석은 네오디뮴자석이다. 작은 사이즈에 강력한 자력이 필요한 곳에 다양한 활용성으로 사용된다.
(주)마그피아의 생산 제품은 다양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석 관련 제품은 거의 다 생산하고 있다. 크게 자석 문구 및 사무용품, 유아자석교구, 판촉물로 생산품이 나누는데 문구 및 사무용품은 ‘마그피아’, 유아자석교구는 ‘아리아띠’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 유통한다. 이 기업이 생산 가능한 자석 제품의 종류만 수 백 개다.
“공구상 사장님들도 소위 구색이 많은 업체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저희도 자석과 관련된 제품이라면 전부 생산하고 있습니다. 설사 시중에 없는 제품이라도 고객이 요구한다면 맞춤형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하죠. 비용을 들여서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시중에 유통을 시켜보니 당장 큰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생산기술이나 설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주문이 들어올 때 대응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저희의 대표 제품으로 손꼽는 ‘휴대 및 부착이 쉬운 자석화이트보드’도 그랬습니다. 처음 제가 개발했을 당시 다른 나라 선진국에서는 인기가 있는 제품이었거든요. 그런데 국내에서는 제품을 유통시켜도 당장 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소비자분들이 익숙해지고 찾으면서 지금은 다양한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죠. 유아용교구 제작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 도전을 거듭해야 합니다. 산업용품, 문구 및 사무용품만 생산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고 정체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유아용교구 제작을 시작한 거죠.”
마그피아와 아리아띠의 제품은 디자인이 뛰어나다. 단순한 제품 포장지에도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특히 아리아띠 제품은 아기에게 알록달록하고 예쁜 색감을 보여주고픈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위해 유능한 디자이너를 여럿 고용해 훌륭한 디자인팀을 만들었다. 마그피아 제품에도 디자인적 감각이 들어오면서 브랜드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믿을 수 있는 품질과 함께 예쁜 디자인이 마그피아 제품의 차별점이다.
마그피아의 옛 이름은 거성산업이다. 처음에는 윤현 대표 혼자 자석을 주문 받고 배달하는 일을 했었다. 처음부터 자석관련 제품 제작을 하지는 않았다. 대학 졸업이후 자석 공장에 입사해 일하던 윤현은 30대 초반이 되면서 유통업체 사장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1998년 IMF가 오면서 상황이 그렇게 되더라고요. 사실 자석 그 자체는 굴뚝산업이거든요. 특히 네오디뮴자석은 희토류를 가공해서 제작되는데 제품에 따라 도금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한국에서 자석이 제작되지 않아요. 자석을 수입해 가공 처리를 해서 상품성을 높이는 구조죠.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창업했을 초창기에는 전자제품에도 자석이 많이 들어가서 각종 전자제품 공장에 자주 납품을 했었어요. 이외에도 다양한 공장이나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자석을 전문적으로 구해 납품하는 일을 사업으로 시작했죠. 1인 기업이었지만 자동차 1대 몰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네요. 열심히 또 재미나게 일했습니다. 좋은 분, 훌륭한 분들도 많이 만났고요. 제조를 시작한 것도 지방의 큰 문구 및 사무용품 유통사 사장님의 조언을 듣게 되면서 부터죠. 자석관련 제품을 살피기 위해 외국도 드나들고 혼자 제품 연구를 하고 자석에 미쳐 살았던 것 같습니다.”
1인 유통사로 시작한 마그피아는 창업 몇 년 후인 2006년 6월부터 동업자와 직원 한 명을 두고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 제조사로 변신한 것.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윤현 대표도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힘든 일이 있어도 그러려니하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시작하라고 하면 지금은 못한다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작고 영세한 기업으로 시작했기에 위기도 사연도 많았다. 우여곡절 위기를 넘기면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날, 잠들어 있는 어린 두 딸의 얼굴을 보면서 힘을 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포기했을 여러 역경에도 그는 자석을 포기하지 않았다.
윤현 대표의 또 다른 강점은 인간미다. 그와 대화를 나누어 보면 정직하고 선한 마음이 느껴진다. 바르게 살면 세상은 도움을 주기 마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도와주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한 명, 두 명 늘어난 직원들도 전부 마음이 따뜻하고 성실했다. 마그피아가 성장한 것은 따뜻한 CEO인 윤현 대표와 성실한 직원들의 마음이 합쳐 이루어낸 결과다. 제조를 하면서 발생한 이익은 대부분 신제품 개발이나 공장 환경 조성자금으로 재투자 된다. 직원도 점점 늘어나 이제 마그피아는 직원 40여명이 일하는 충북 청주지역의 향토기업으로 손 꼽힌다.
“처음에는 자금이 없어서 이사만 몇 번을 했는지 모릅니다. 6번인가 7번인가 이사를 했는데 어느 순간 아, 이래서는 안되겠다. 내 사업장이 필요하겠다 싶더라고요. 설비를 들여도 놓은 공간이 있어야 하고 부품관리에도 필요하고 또 직원들도 불편하고요. 어찌보면 그것도 위기였고 또 극복과정에 일어난 성장이었던 것 같아요. 기업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자신의 공장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올라간 수준을 가늠해서 일하고 싶은 일터, 다니고 싶은 공장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젊고 강한 인재를 구할 수 있고 다시 그 힘을 받아 새로운 사업적인 시도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도 밝고 깨끗하고 정리정돈이 잘 된 환경에서 나옵니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면 직원들의 표정과 자부심도 커지고 표정부터 밝아져요.”
100명, 200명이 일하는 큰 공장도 어둡고 더럽고 열악한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마그피아의 공장 환경은 전자제품 생산 공장처럼 밝고 깨끗하다. 이런 차이는 경영자의 의식과 의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결국 좋은 제품이 제작된다는 신념의 차이다. 집에서도 흔히 보이는 자석을 보면 그 제품이 어느 브랜드인지 살펴보자. 마음 좋은 마그피아 사람들이 만든 제품일지도 모른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