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클러의 역사는 60년 전 2차대전 이후 미국이 경제적인 풍요와 함께 강대국 대열에 올라선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자 노튼 라클러는 목세공인으로, 비효율적인 목재의 유통구조에 불편함을 느껴 직접 목재 소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미네소타주에 목수를 위한 목재 판매점을 열어 미국 최초로 우편 판매라는 새로운 판매방식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유통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라클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1980년대에 들어서는 시애틀, 캠브리지, 덴버, 샌디에고 등으로 지점을 확대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미국 전역 21개 주 2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목재와 공구 외에 작업 도안까지 판매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어떤 공구백화점을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라클러의 성공 요인을 알 수 있다. 모든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들 속에서 성능과 가격을 비교해보고, 최적의 제품을 사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 따라서 판매상은 취급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야 하고 수량도 넉넉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를 위해서는 경쟁사에게 없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호주의 버닝스에게는 DIY 워크샵이고, 영국의 B&Q에게는 가드닝이라 보면 된다. 그렇다면 라클러의 플러스 알파는 무엇일까.
라클러 블로그의 소비자 의견란에는 하나같이 ‘라클러에 가면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것들을 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올라와 있다. 그 ‘구할 수 없는 것’이란 특별한 공구 같은 것이 아니라 DIY 도안, 도서, 비디오, 카탈로그 같은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나무와 공구만으로 원하는 물건을 뚝딱 만들어내기란 힘들다. 특히 라클러는 ‘플랜 라이브러리(Plan Library)’라는 DIY 도안을 판매하는데, 쉽게 생각하면 레고 블럭만 파는 게 아니라 레고 조립 설명서를 함께 판매하는 것이다. 때문에 처음 DIY에 입문하는 고객이나 여성 고객은 라클러의 단골이 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