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Q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 때 정확하게, 그리고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B&Q는 각 매장마다 약 40,000여 가지의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풋 펌프나 기타 차량관련제품 등은 자체 브랜드로 만들어 끊임없이 새로운 것으로 리뉴얼함으로써, 그때 그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탄력적인 고객들의 소비욕구를 잡아당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DIY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까지 고려한다는 점이다. 이케아가 플랫팩가구로 유명하다고 할지라도 전부 갖출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반면 영국인들의 정원꾸미기는 끝이 없다. 전문 DIYer들은 B&Q에서 바닥재, 욕조, 벽지, 심지어는 벽난로까지 구매하여 스스로 리모델링, 개보수를 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공급 체인의 협력업체들과 장기적인 공생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낮은 가격을 유지하며 공정 무역을 통한 제품, 친환경적인 제품을 유통하며 브랜드 이미지 관리까지 하니 유통업체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다고 보면 된다.
국내 진입은 실패, 다음 기회 노려
이런 B&Q도 한국 시장에서는 실패했다. 2005년 B&Q는 6년간의 한국시장 조사 끝에 한국의 리모델링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서울 구로에 1호점을 오픈했다. 하지만 6년간의 시장조사간 한국의 주거문화는 빠트렸나 보다. 아파트 위주의 한국문화에서 가드닝은 커녕 조명기구, 벽지, 바닥재까지 자가 주택이 아닌 경우에야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오히려 소품 위주의 판매나 집이 아닌 카페를 대상으로 했다면, 혹은 아예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했다면 3년 만에 한국 시장 철수는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반대로 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주거 문화도 많이 변했다. 정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에 쓰는 탁자나 의자, 책장, 아기침대 등 작은 소품을 손수 만드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케아가 상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B&Q가 국내 진입을 다시 시도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 기업이 세계 굴지의 공구상이라는 점과 그들만의 유통전략은 충분히 배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