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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용접기술자 위한 제품 제작 지엠기공(주)

 

 

용접하다 답답해서 직접 제품 만들죠

 

지엠기공(주)

 

 

 

 

 

용접관련 엔지니어였던 고기명 대표가 세운 지엠기공은 용접기술자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용접자의 안전과 더불어 용접업계의 발전과 미래를 꿈꾸는 지엠기공을 찾아가 보았다. 

 

  

용접효율 높아져야 하는 현장


용접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고급 기술이다. 뛰어난 용접 기술자의 대우가 좋은 이유는 그만큼 실력 좋은 기술자를 구하기 어려워서다. 베테랑 용접 기술자는 용접학원에서 몇 달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경험 많은 용접사는 여러 나라에서 탐내고 선진국 이민도 상대적으로 쉽다. 지엠기공(주) 고기명 대표는 뛰어난 용접기술자로 일하다 지금은 용접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각종 기계 공구를 제작하고 있다. 
"대형 파이프 용접 같은 경우 현재 여럿이 함께 작업을 해야 용접이 가능합니다. 용접기술자가 용접을 하면 그 파이프를 동시에 돌려 줄 사람이 필요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인건비가 많이 발생하죠. 여럿이 힘을 쓰는 작업을 하니 잘못하다 작업자가 다칠 수 있는 위험도 있고요. 그래서 대형 파이프 용접을 도와주는 ‘터닝롤’을 제작했습니다. 배관 파이프나 소형탱크 용접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대형 파이프를 용접 할 때 돌려주는 기기는 주로 고정형으로 공장에 있었습니다. 이동형은 저희가 처음 만들었다고 자부합니다. 시중에 나온 터닝롤은 저가품도 대략 2천만원대 입니다. 그것에 비해 저희 제품은 무척 저렴하고 이동도 손쉬워 편리하죠."
고기명 대표는 과거 건설관련 업종에서 일했다. 기계설치 현장소장으로 15년 넘게 일하면서 각종 용접 현장을 감독하고 또 직접 용접도 해온 베테랑 기술자다. 건물의 뼈대가 만들어지면 건물의 혈관과 근육이 되는 배관과 기계설비를 설치하는 일을 했다. 기술자로 인정 받으면서 높은 연봉을 받았고 근무하던 회사 대표로부터 기업 인수를 제안 받아 건설회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안전한 작업 돕는 기계 제작


고기명 대표는 이제는 용접현장이 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서 그가 제작하는 제품들은 용접 작업을 쉽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용접관련 공구와 기계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현장 사고를 직접 겪어서 입니다. 각종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 뉴스가 계속 터지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고는 사람이 여럿 죽는 대형사고 입니다. 사람 다치는 것 정도로는 뉴스에 나오지 않아요. 그만큼 아직까지 현장 사람들이 많이 다칩니다. 저도 기계설치 현장소장하며 작업하다 사람이 다치는 일을 목격하고 사고를 수습해야 했습니다. 사고당한 작업자들의 슬픔을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이런 불행을 막을 수 없을까 고민해보니 안전 불감증도 있지만 동시에 안전한 작업을 도와주는 기계나 공구가 없어서 그렇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실 사람마다 체력이나 지능이 다르잖아요. 마찬가지로 용접 기술자의 실력도 모두 일정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용접 기술자들은 회사에 고용된 직원인 경우 보다 프리랜서처럼 그때 그때 계약을 합니다. 기술자 스스로 실력이 있다고 말하지만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력보다 부족한 경우도 있고요. 반면 국가에서는 용접기술자가 많아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시중에는 용접학원이 많죠. 그런데 용접학원에서는 정말 기본 중에 기본만 가르쳐요. 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차원이 다르거든요. 모든 현장의 용접 난이도가 다 같지 않아요. 그래서 경력이 오래되고 경험이 많은 기술자의 몸값이 높아요. 용접 기술자를 자부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력이 뛰어난 기술자를 만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런 기술자도 조공을 잘못 만나면 안전사고가 일어나 다치기도 하구요. 최소한 저희 제품이 작업자의 업무량을 줄여주고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엡기공의 터닝롤은 기존 현장에 많이 선보여진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이라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제품이다. 그래서 용접일이 많은 제조공장이 먼저 알아보고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엠기공의 터닝롤이 시중에 알려지자 기계 건설을 담당하는 현장소장들이 찾기 시작해 지금은 많은 용접 기술자들이 알아보고 사용하고 있다.

 

 

작지만 튼튼한 ‘보조롤러 작키’ 인기


제조 기업은 한 개의 제품만으로는 먹고 살지 못한다. 공구상이 다양한 구색을 갖춰야 하듯이 제조기업도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지엠기공도 터닝롤 제작 이후 용접용 턴테이블을 개발하고 보조롤러 작기, 텅스텐봉 연마기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그중 특히 인기가 있는 제품은 보조롤러 작키다.
"배관용접을 하기 위해서 작업자들이 쇠파이프를 절단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도 절단 작업을 많이 해봤고요. 긴 쇠파이프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절단하기 위한 필수품이죠. 기존 시중에 중국산 보조롤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 제품이 훨씬 튼튼하고 편리합니다. 그래서 출시를 하니 제법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공구상에서 고속절단기를 구매하는 손님께 보조롤러 작키도 소개를 해본다면 매출이 발생할 것입니다. 7센치에서 30센치미터까지 높이조절이 가능한 제품은 저희 제품이 유일합니다. 지면이 울퉁불퉁한 현장에서 파이프 절단작업을 할 때 보다 손쉽게 해줍니다."
보조롤러에 잭을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발생해서다. 시제품을 개발해도 곧바로 제품이 팔리는 것도 아니다. 비용을 더 들여 양산하고 시중에 이런 제품이 있다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렇게 해도 제품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면 들어간 비용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지엠기공은 매년 제품 개발에만 수 천 만원의 비용을 사용한다. 이익도 중요하지만 용접현장에 꼭 필요한 제품을 보급한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용접고수 배출하는 전문학원 설립 할 것


고기명 대표는 군 전역이후 용접관련 기술을 익히고 전기, 자동차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다. 용접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었지만 지금의 용접 업계가 자동차 정비업계나 전기관련 업계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그의 최종 목표는 베테랑 용접사를 배출하는 학원설립이다.
“전기나 자동차 정비업계가 용접보다 더 체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쪽 관련 사설교육학원을 보아도 굉장히 현장의 환경과 유사한 사실적인 교육을 하거든요. 자동차 정비도 정비기술을 익히기 위해 체계적이고요. 제가 직접 전기, 자동차 정비, 용접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느낀바가 많았어요. 단순히 제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면 기존에 하던 기계설비 공사업을 하는 것이 나았을 겁니다. 직업으로 시작했던 기계설비 공사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한계를 볼 수 있었어요. 제가 가진 기술과 능력을 활용해 제조업을 하는 것이 더 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지엠기공이 제조업체로 더욱 성장하면 그 이익금을 모아 미국이나 독일도 인정하는 wellding school, 용접학원을 설립하고 싶습니다. 먼 미래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회에 꼭 필요한 학원입니다. 한 예로 국내의 용접기술자의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의 용접작업이 지금보다 안전하면서도 보다 편하게 고소득을 올리는 작업이 되어야 젊은 사람들이 용접에 투신합니다. 현재 용접 학원을 통해 취득한 용접자격증은 현장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 못해요. 결국 비싼 돈 들여서 자격증을 따도 적은 돈을 받으며 조공으로 일하면서 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해요. 이런 괴리를 해소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지엠기공과 저희 제품이 세상을 보다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을 돕는 지엠기공의 제품이 퍼지면 퍼질수록 세상은 보다 더 편리하고 안전해질 것이다. 지엠기공 임직원들은 자신이 제작하는 제품이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든다고 자부한다. 우리 사회의 미래와 공공의 이익도 생각하는 지엠기공의 발전을 기원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