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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RS

연마시장 강자 인우테크

 

로봇이 생산하는 연마재 

 

인우테크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제조현장의 꿈을 이룬 인우테크. 국산제품을 고집하며 35년 일궈온 연마재 시장의 강자, 인우테크를 찾았다.

 

 

국산제품 고집, 연마 분야에서 승부수 

 

디스크휠페이퍼와 특수 브러시 등 연마재를 전문 생산하고 있는 인우테크. 주로 연마 분야 180여 가지 소량다품목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남들보다 앞서가고자 국산제품을 고집한 게 오늘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하는 이일영 대표. 특히 디스크휠페이퍼 제작공정 무인화를 계획해 지금 그 결실을 보고 있다. 다양한 전문 연구기관과 함께 기술개발을 주도해오기도 했다. 13~4년 전부터는 바코드작업을 통해 제품의 규격화, 표준화도 이루었다. 

 

 

전문가와 협업, 로봇생산시스템 구축


“제품이 백원, 천원단위다 보니 많이 판다고 해도 큰돈을 벌지는 못해요. 그동안 조선산업에 의지해왔지만, 늘 기술개발에 목말라 했지요. 지금의 로봇자동화시스템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의 결과입니다.”
인우테크 매출액의 5~10%는 연구 개발비로 재투자된다. 벤처 이노비즈 인증기업으로 2~3명의 연구원들이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보다 사람이 편하게 작업하도록 하는 게 모든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통해 특허 8개, 실용신안 4개, 디자인특허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제가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지만 다년간 사업을 운영해오면서 다양한 경험치가 쌓여있죠. 여러 차례 구상하고 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로봇연마기 컨트롤러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인우테크 공정과정을 보면 대부분 로봇이 생산한다. 디스크휠페이퍼도 라벨링부터 에폭시 작업, 원단삽입과 제품 결합, 압착 및 건조 등 제작공정에 있어 로봇의 역할이 크다. 컵브러시 제작도 마찬가지. 다만 관리감독 인원을 두어 매뉴얼대로 제어하고 제품을 체크한다. 이를 통해 30여명이 할 일을 반으로 줄여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사람도 꼭 필요해요. 로봇과 사람이 공존해야죠. 연마기의 경우도 조선소에서 컨트롤러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지만, 기계는 늘 결함이 있을 수 있어요. 제동장치를 조정할 사람손길이 꼭 필요한 거예요.” 

 

 

로봇공정으로 불량률 확연히 줄어

 
3~4년 전만 해도 불량률이 꽤 높았다. 그러나 로봇이 만들면서 불량률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자동제조시스템이라 전자제어만 잘 된다면 문제없으나, 오히려 불량제품이 대량생산될 위험도 크다. 개발 후 실제 사용하면서 생겨난 다양한 오류와 문제들을 해결하고 이제는 안정화되어 누구나 관리 감독할 수 있게 됐다고. 
“2012년 자동화시스템 구축을 시작했어요. 3년간 체계를 잡았고, 안정화되는 데만 2년이 더 걸렸어요. 이제는 누구나 컨트롤이 가능해요. 매뉴얼대로만 하면 되니까요.”  

 

 

특허로 핵심기술력 보유, 매출에 기여

 
조선산업에서 연마는 아주 중요하다. 인우테크의 핵심기술이 녹아있는 진공식 표면연마기는 넓은 면적을 빨리 연마하는데 유용하다. 
“8~9층짜리 배를 만드는 데 모두 철판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보통 도장작업의 경우 3번 하는데, 할 때마다 연마해서 도장하고, 또 연마해서 도장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넓은 면적을 최대한 빨리, 최소 인원으로 작업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2007년 진공식 표면연마기(Vacuum Sweeping Machine)를 개발했는데, 정말 효자상품이에요. 특허받은 지 12년이 지났지만 그 효과를 지금까지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1년 매출액을 기계 한 대로 가져올 정도로 제품 개발은 중요하다. 또 소비자들의 요구도 점점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  

 

 

자율적인 근무환경으로 기술혁신

 
전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고 있는 것도 인우테크의 특징이다. 주5일 근무를 시행한지도 벌써 10년. 2~3년 전부터는 현장 관리자가 없어도 직원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제가 365일 중에 360일 비워도 직원들이 알아서 잘 해요. 나 없어도 되겠다 했지요.(웃음)”
인우테크는 직원들의 회사라고 말하는 이 대표. 매입, 매출 등이 투명하게 관리되는 것은 물론 회사가 잘되려면 직원이 먼저 잘 돼야 한다고 말한다.  
“인우테크의 ‘인우’는 한자 ‘참을 인(忍), 벗 우(友)’를 써서, 참고 인내하며 친구들과 함께 공장을 일궈나가고 싶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해서 누구나 경영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드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해요.” 

 

품질에 대한 꾸준함으로 어려움 극복

 
어려움도 있었다. 2014년 양산공장을 준공해 새로운 미래를 꿈꿨다. 로봇진흥원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자동화설비를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스마트 연마기, 즉 연마를 하면서 먼지를 바로 흡입하는 청소기 개발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도 주력상품으로 만들고자 여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같은 품목이라도 A급과 B급으로 나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또 좋은 제품을 소비자가 오래 쓸 수 있도록, 신뢰받는 제품생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

 
인우테크는 한때 국내 10대 중공업은 물론 9대 조선소에 납품하며,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연마재 수출시장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장조사 나가보면 수입품 때문에 힘들단 얘기를 많이 하세요. 아무래도 중국 저가품에 밀려서 보다 질 좋은 국산품이 경쟁력이 떨어지죠. 시장에 없는 제품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알리려면 계속 개발해야 합니다. 시장을 시스템화하는 게 필요해요.”
IMF당시에도 어려움이 있었으나 크레텍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하는 이 대표.
“책임과 30년 넘게 거래하면서 많은 부분이 함께 어우러져 가고 있어요. 지난 10년간 영업도 안했어요. 주문 오는 대로만 생산했죠. 책임 영업사원이 우리 영업사원이란 생각에 잘 판매할 수 있도록 좋은 제품 만들려고 노력해 왔어요. 올해는 새로운 각오로 나설 생각입니다.” 

 

 

1인자는 못 되어도 최고가 되어라

 
부산벤처협회 이사로 수년간 활동해온 이일영 대표. 부산벤처타워를 12년에 걸쳐 최근 완공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물론 장학금 지급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내년에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구매장을 꾸며볼까 합니다. 지금 있는 매장보다 전문성을 강화해야겠죠. 제품 모니터링이 가능하면 소비자불만이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쉬워요. 또 다음 제품 개발 때 고려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 취합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소통에 나서보려 합니다.”
직원들에게 ‘앞으로 발을 내디뎠으면 1인자는 못 되더라도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라’고 말해왔다는 이 대표. 
“35년 간 사업을 해왔고, 산학협력 경험도 많아요.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책사업에 선정되기도 했고, 신기술혁신상, 우수기업인상 등 수상도 꽤 많이 했어요. 대학에서 특허관련 강의도 했지요. 앞으로 큰 욕심 없어요. 더불어 베풀며 살아야죠. 최근 조선 쪽 매출이 감소했지만, 괜찮아질 거라 합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으니까요. 앞으로도 우리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살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