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MAKERS

유럽을 공략한 장갑 - (주)형제인터내셔널

 

유럽을 공략한 장갑

  

16개국 수출 (주)형제인터내셔널

  

 

 

 

유럽에서 알아주는 장갑

산업용 장갑 전문 제조사 형제인터내셔널은 유럽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헝가리, 핀란드, 러시아와 미국 등 16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이다. 해외 판매가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한다. 1960년 이 대표의 아버지인 이계로 씨가 대구 범어동에 형제장갑을 설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국내최초로 기모장갑과 기사용 장갑을 개발했고, 이후 앙고라장갑, 요술장갑 등 패션용 장갑을 국내 제조 유통했다. 이어 경영을 맡게 된 이해수 대표는 1999년 ㈜형제인터내셔널로 법인을 전환했고, 본격적인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글로벌 장갑 브랜드인 UVEX, ANSELL 등을 OEM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 전투용 헬리콥터인 블랙호크 제조와 자동차 벤츠 등 제조에도 형제인터내셔널에서 만든 장갑이 쓰인다. 이렇듯 좋은 품질과 기술력으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는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노력을 가하고 있다. 

 

 

70여종 기능성 장갑 생산

 
형제인터내셔널이 제조, 유통하는 장갑은 크게 70여 가지. 용도별로는 일반작업용, 잘림 방지, 진동/타격
방지, PVC 장갑으로 나뉜다. 잘림방지 장갑은 뛰어난 내절단성 소재를 활용해 칼날 등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 손이 베이지 않도록 한다. 정전기 방지 장갑은 일반적으로 사람 몸에 흐르는 6볼트에 가까운 전기를 흡수시켜 반도체, 정밀기자재 등 민감한 작업 시 전기가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 PVC 장갑은 방유·방수 기능성 제품으로, 고무인 NBR과 기름에 강한 화학물질을 혼합 후 장갑 표면을 코팅해 만들어 낸다. 최근에는 진동·타격방지 장갑을 출시하고 더 나은 품질을 위해 지속 개발하고 있다. 
“진동 및 타격방지 장갑은 외부 진동이나 충격으로부터 손을 보호해 손 떨림,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제품입니다. 망치, 전동드릴, 예초기 등 각종 공구작업과 건설현장 등에 많이 활용되죠.”
이외에도 모바일 스크린 터치가 가능한 스마트 터치 장갑, 차량 도색작업 시 페인트가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는 실리콘 프리 장갑 등 다양한 기능을 더하거나 개선하며 새로운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원칙은 쾌적하게, 움직임을 편하게!

 
장갑의 세계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종류는 무궁무진하지만, 이 대표가 장갑을 만들 때 꼭 지키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작업자의 손을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죽이나 사람의 피부를 떠올려 보세요. 공기가 잘 통하고, 땀은 바깥으로 나가죠. 바깥의 먼지는 피부 속으로 안 들어와요. 장갑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해서 작업자의 손에 땀이 차지 않도록 만드는 거예요. 습하지 않으니 작업 후에 장갑을 벗으면 손이 보송보송할 수 있어요.”
둘째는 장갑 낀 손을 무조건 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장갑을 끼고 하는 일이 맨손보다 편할 수 있도록 장갑에 탄력을 준다. 긴장하지 않고 있을 때 가장 편한 손가락의 형태로 곡선을 주고, 인조가죽의 탄성으로 작업을 하다가 멈출 때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펴져 쉴 수 있도록 만든다. 손을 편하게 만들기 위한 개발을 통해 열에 강한 실리콘장갑, 100의 무게도 80만 느끼도록 만드는 미끄럼 방지 장갑 등이 나왔다.
이 기본에 충실한 두 가지 원칙을 통해 형제인터내셔널은 지금껏 작업자가 믿고 쓰는 장갑을 생산해올 수 있었다.

 

 

 

 국내와 다른 해외 시장… 품질이 우선

 
국내 장갑시장은 품질보다 저렴한 가격을 선호한다. 이러한 치열한 국내 상황을 겪은 이 대표는 오히려 품질에 매진하며 해외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다.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개발 생산해 수요가 많은 해외로 수출하게 된 것.
“빨간 코팅장갑 한 켤레가 시장에 300원 정도로 팔리고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남는 게 없더라고요. 산업용 특허제품을 연구했고, 수익성을 위해서 해외로 진출해야 했죠.”
88년도부터 해외로 나간 그는 어떤 장갑을 누구에게 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북유럽,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추운나라로 겨울용 얇은 앙고라·울·아크릴 장갑을 팔러 다녔다. 장갑 파는 시장 상인을 붙잡고 중간도매상을 소개받고, 그 중개상에게 또 물어 다른 사람을 소개받는 식으로 현지 수입상을 만났다. 안전장갑 판매를 위해 공구상도 많이 다녔다. 독학으로 영어를 구사하고, 말 안통하면 손짓 발짓하면 뭐든 된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특히 “품질이 완벽하면 그에 대한 돈을 지불해주는 게 유럽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내 사용자도 유럽처럼 안전을 생각해야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유럽은 작업자 안전용품에 대한 품질 기준이 있다. 예로 ‘잘림 방지 장갑 레벨3 이상을 지급해야한다’는 규정과 같이 사업장에서 지켜야할 안전법이다. 이를 위해 형제인터내셔널은 품질 향상에 노력했고, 현재 유럽연합 통합규격인증 CE를 70여개 보유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 요구하고 있는 윤리경영 감사인 SMETA를 매년 통과 받고 있다.

 

 

무역의 날 1천만불 수출탑… 베트남 생산 시작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수출 증대에 힘입어 지난 2011년 무역의날 1,000만불 수출탑을 받은 형제인터내셔널은 대구 본사와 경북 칠곡 공장을 비롯해 지난 2016년부터는 베트남 공장에서도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 70명의 직원이 영업, 관리, 생산,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 최신 산업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도 자주 방문하고 있다. 세계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독일 뒤셀부르크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등 안전박람회를 통해서 변화하는 안전용품 제품과 기술을 직접 살펴보고 더 나은 장갑을 자체 개발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고객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비행기를 타고 바로 달려 나가는 행동파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고, 실수가 있다면 위험부담도 감수한다. 고객과의 신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철학 때문이다.
“처음 해외에서 만나 힘들게 이어져 온 바이어와의 인연을 꾸준히 유지해왔기에 가능했죠. 단순 가격만 맞춘다고 금방 시작하고 그만둘 수 있는 거래가 아닙니다.”
‘품질과 신뢰’가 바로 형제인터내셔널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힌 그는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해외 뿐 아니라 국내 고객과의 접점도 넓혀갈 계획이다.

 

글·사진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