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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드릴 시장의 강자 - (주)캐벨

 

내구성 높은 모터기술력 코어드릴 시장의 강자

 

㈜캐벨 

 

 

 

 

캐벨은 제품 설계에서부터 개발, 부품가공, 완제품 조립까지 직접 제조는 물론 국내 전국 지점망을 갖추고 25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캐벨은 코어드릴 구조에 대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 보유와 함께 자체적으로 전기모터의 핵심인 회전자와 고정자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만큼 최고 품질의 제품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코어드릴의 시장에서 캐벨 제품 점유율은 연간 전체 판매량 대비 85%내외의 수준이며, 습식부문 고객만족도가 국내1위라 자부한다. 건식은 15%내외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박병규 대표는 경영 2세다. 원래 자동차 산업분야의 일을 꿈꿨으나 해외유학과 대학졸업 후 캐벨에 입사, 2014년엔 부친인 박노환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처음 회사운영을 시작한 당시에는 어떠한 일부터 시작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워 회사 내부관리에만 신경 썼죠. 그러다 다양한 제품을 접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다녔어요. 시장조사도 하고요. 그러면서 대외적인 관련 모임을 통해 인맥과 정보도 쌓았습니다. 시흥시기업인협회, 산업기술대학교 동문회 등 운영진으로도 활동하면서 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을 만나 경영과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한국장수기업협회 활동만 남기고 기업운영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신뢰와 명성을 쌓아온 캐벨


캐벨은 모든 공정 과정에 있어 품질관리테스트를 통해 검사성적서를 기록하고, 부설연구소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엄격한 품질검사 등 품질관리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판매 또는 기술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라기보다는 직접 현장에 가서 실제로 요구되는 부분에 대해 파악하려고 노력하죠. 저희는 많은 비용을 투자하면서까지 코어드릴 전동공구 모델에 4번의 기술 및 편의장비시설 업그레이드를 하였습니다. 새로운 모델,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쓰시는 제품을 조금이라도 고객 분들께서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생각과, 기존 고객 분들께서 부담 없이 사용하시도록 성능은 올리고 가격은 유지하여 제품만족도와 기술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끊임없는 혁신이야말로 캐벨만의 노하우라고 볼 수 있어요. 용도에 맞게 아이템을 최적화하는 것, 그것이 캐벨만의 노하우입니다.”
캐벨은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지만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브랜드다. 주요 수출국으로는 러시아를 꼽는데, 전체 수출액의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그 외 이스라엘, 루마니아, 홍콩, 베트남, 호주 등 25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카자흐스탄과 중국, 인도시장도 개척 중입니다. 중국과는 기술제휴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술제휴는 처음이라 신중을 기하고 있죠. 내수가 80%, 수출이 20% 정도 비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내보다 해외시장 개척을 먼저 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았다는 박 대표. 
“실제로 일본에 첫 수출을 하고 나서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 전수 리콜을 할 뻔했지만, 검수 결과 결합되는 타사제품 불량으로 밝혀지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었어요. 제품 특성상 부하를 많이 받는 제품이다 보니 타사 제품들보다 A/S에 대한 부분들이 빈번하게 발생해왔죠. 요즘은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와 강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빠르게 대응하고, 현장 사용자들과의 많은 소통을 통해 제품의 내구성을 점차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기술이 함께 가는 캐벨의 경영이념


이처럼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정받는 캐벨만의 글로벌 시장 공략비법이 따로 있을까?
“사람이 있기에 기업이 있고, 기업이 있기에 국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나라의 사람과 문화를 먼저 이해한다면 무엇에 관심 있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인지할 수 있겠죠. 혹여나 발생되는 문제들도 마찬가지예요. 사람과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간다면 어디서든 잘 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캐벨의 경영이념이 드러난다. 
“기술과 사람, 즉 인재가 함께 동반 성장하는 기업을 꿈꿉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실상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예요. 지난 1980~90년대만 해도 건설업계 활성화로 전동공구 업계 회전율이 최고 정점이었어요. 2000년대에 들어와서 국내 기술도 많이 좋아졌고 값싸고 품질 좋은 국산제품도 많이 개발되었죠.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간 만큼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은 어렵지만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기술력으로 발돋움하는 한편, 개발도상국 등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수출력을 강화할 좋은 기회라는 거죠.”

 

계양전기 1호 A/S맨 출신 박노환 대표와 캐벨


캐벨 창업자인 박노환 대표는 계양전기 첫 A/S맨 출신이다. 조립, 수리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 덕에 1986년 계양이 전국 A/S센터 구축을 시작할 때 전국 곳곳을 다니며 기반을 쌓았다. 10년 근무 후에는 인천 남동공단에서 계양대리점을 시작으로 ‘대일기계상사’라는 공구상을 차렸다. 붙임성 좋은 아내 덕분에 10년 만에 큰돈도 벌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제 브랜드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그 기반을 닦기 위해 공구상도 시작한 거고요. 매출이 좋았던 공구상을 접기 아쉬웠지만 2001년 캐벨을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지금도 A/S실에서 직접 수리를 도맡아 하는 박노환 대표, 아들에 대한 바람은 한 가지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 많이 배우면 좋겠어요. 그것을 토대로 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만족하고 직원이 만족할 수 있는 기업, 또 협력업체와 대리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기업, 크기보다 실속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그가 창업 당시 다양한 아이템 중에 코어드릴을 선택한 이유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공구상 할 때 코어드릴이 한 달에 많게는 60대도 팔렸어요. 그러나 당시 유통되는 일본 제품이 국산에 비해 3배가 비쌌어요. 공사하는 사람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그 비싼 기계를 쓰는 걸 보니, 벌어서 남의 나라 다 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죠. 그때 ‘좋은 코어드릴 만들어 싸게 팔아야겠다’ 라고 결심했어요. 2001년 캐벨을 시작하고 제품개발을 지속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2010년 즈음 시장에 우리 제품으로 거의 대체되는 걸 확인했어요. 그렇게 코어드릴 분야를 성장시켜왔지만, 이제는 또 시대가 바뀌었어요. 다음 세대에는 다음 세대에 맞는 사업으로 변화해 나갔으면 합니다.”

 

 

2대로 이어가는 장수기업, 신뢰가 최고의 가치


두 부자는 코어드릴 분야 강자인 만큼 자부심과 함께 신뢰를 최고의 가치를 여긴다고 입을 모은다.
“첫 번째는 제품가격에 대한 신뢰예요. 어떤 일이 있어도 기존 거래업체들과 대리점에 대해 가격부분은 철저하게 지켜오고 있어요. 두 번째는 사후처리에 대한 신뢰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접 현장에 가거나 또는 방문하시는 분들과 다양한 소통을 통해 그것을 데이터베이스화 합니다. 그것이 쌓여 또 제품의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요. 무엇보다 전기모터 기술력에 대한 신뢰 또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신뢰 부분은 철저하게 지켜나갈 생각입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인 창업주의 정신을 잇는 한편, 2세 경영인답게 새로운 포부를 밝히는 박병규 대표.
“제가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저만의 방식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 한 가지 ‘성실함과 끈기’ 만큼은 의문이 듭니다. 남들은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수차례 고비를 겪으시면서도 자사브랜드를 만들고 또 그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의지를 꺾지 않으셨죠. 365일 국내 최고의 제품과 기술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믿음을 실천해 오셨으니까요. 쉬는 날에도 혼자 나오셔서 일하시는 모습 보며 과연 나는 저렇게 든든한 뿌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의 자리에 앉아있지만, 아버님의 사랑과 믿음이 있기에 저 또한 굳건히 자리를 잡고 나아갈 수 있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전동공구 전문기업으로서 틀을 깨고 싶어요


1세대가 전동공구 전문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춰왔다면, 2세대가 꿈꾸는 미래는 조금 다르다. 
“분야가 달라도 연결할 수 있는 게 뭘까를 늘 고민했어요. 우리가 코어드릴 전문업체지만 또한 전기모터가 주 메인생산품입니다. 품목의 다양화를 시도하는 출발점이 되는 거죠. 의류분야의 신발제조기기라든가, 의료분야의 전기모터를 단 병원밥차, 또한 전기모터를 단 개별구동장치나 자동주차 관련 자동차용품까지 연구하고 있어요. 단순히 혼자서 어떤 제품을 개발한다기보다 그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기업 여럿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가치,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물론 캐벨은 전동공구 전문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잘 성장시켜 나가야겠지요. 저는 무엇이든 되게끔 하는 게 재밌어요. 방향 설정을 하고 어떤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서 매칭할지를 늘 고민해요. 물론 살아온 시대가 다르니 아버님과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잘 소통하며 시대에 맞게끔 변화를 주도하려고 합니다.” 
잘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박병규 대표. 엔지니어이기보다 크리에이터를 꿈꾼다. 
“제가 못하는 부분은 저보다 잘 하는 사람이 하면 됩니다. 어떤 아이디어든 공유해도 좋다고 생각하고요. 누구든 그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먼저 그 기술을 선보인다면 그것을 기반으로 또 다른 누군가가 더 좋은 기술과 제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기술과 제품의 발전은 그 국가를 성장시키고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이 중요해요. 기술이 좋아짐으로 사람이 불필요한 존재가 되는 게 아니라 기술이 좋아짐으로 업무가 보다 편안하고 정확하게 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기술전략입니다. 인재양성과 기술 공유를 통하여 현재보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한국과 캐벨이라는 기업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