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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높인 안전화 제작 - 영진실업(주)

 

특수신발 연구개발 박차 기능성 높인 안전화 제작 


영진실업㈜


영진실업은 안전화 제조업체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방위산업체로 등록돼 있는 기업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경영이념에 맞게 안전성과 착용감을 높여 최고 성능 갖춘 안전화 제작으로 국내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영진실업은 가죽제 안전화는 물론 특수화, 고무제 안전화 등을 주로 생산한다. 2001년엔 국내 최초 FI 소방인증 획득 및 한국형 소방 규격서 기준을 만들었으며,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안전화 제조 벤처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과감한 R&D부문 투자와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특허와 인증을 취득하는 한편, 차별화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멘트, 인젝션라인 갖춰, 2가지 공법 모두 생산


영진실업은 국내 자체 생산방식 중 가죽제의 경우 시멘트공법, 인젝션공법 등 2가지 안전화공법은 물론 고무제 안전화의 대량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시멘트공법은 갑피와 창을 본드로 접착하여 생산하는 제조방법이고, 인젝션공법은 액상의 폴리우레탄(PU)액을 밀폐된 금형 속에 사출하여 중간창을 형성함과 동시에 갑피와 창을 결합하여 생산하는 제조방식을 말한다. 인젝션공법의 경우 폴리우레탄이 갑피와 결합되어 분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쿠션감은 물론 물이나 열 저항성이 좋아 안전성도 높다. 이처럼 가죽제 신발제조에 있어 두 가지 방식을 다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 바로 영진실업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조선소에 납품하는 안전화는 인젝션공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2004년 대부분의 제조사가 접착식으로 신발을 만들 때 빠르게 기계라인을 도입했죠. 외국기계를 들여와 한국형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반자동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거의 자동화단계에 이르렀어요. 시멘트, 인젝션공법 뿐만 아니라 고무제 생산라인까지 갖추고 있어 운동화, 슬리퍼, 레인부츠까지 모든 주문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저희 영진의 강점입니다.”
안전관리공단 기준에 의하면 안전화는 경작업용, 보통작업용, 중작업용으로 나뉜다. 국내 작업현장 중 강도가 높은 철강이나 조선소 납품 위주의 신발은 바로 중작업용이다. 타 업체에 비해 무게감은 좀 있지만 안전화의 기본 원칙인 ‘안전을 위한 신발’에 치중해왔기에 영진의 안전화 제조 기술력은 국내 탑 수준이다. 

 

 

블라인드 테스트 1위로 대우조선해양 납품


영진은 현재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조선 등에 십수년간 납품해 오고 있을 만큼 그 제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불량률이 1% 이하인데다 어떤 제품이든 주문생산이 가능한 만큼 판매상에서도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특히 15년 이상 거래한 업체가 80% 이상인 것을 보면 동반기업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엿볼 수 있다. 
“조선소에 납품하려면 보통 작업화로는 안돼요. 중작업용 안전화가 돼야 합니다. 강도 높은 현장에서 견딜 수 있어야 하니까요. 또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실적도 있어야 테스트에 참가할 수 있어요.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가해 상표인증번호 다 떼고 2달여간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현장 작업자들이 우리 신발을 선택해 주었죠. 올해 인증 준비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만큼 큰 상은 없지요.” 

 

 

특고압 절연장화 출시로 기술력 인정받아


영진은 최근 특고압 절연장화를 출시해 호평받고 있다. 다른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비해 훨씬 높은 강도의 성능이 나와서다. 
“기존 제품들은 시험전압 3만 볼트까지 성능이 나옵니다. 남들과 똑같이 만들 거면 차별성이 없잖아요. 저희는 전문 연구기관과 합작 개발해서 최고 4만 볼트까지 나오도록 제작했어요. 이것이 디자인보다는 성능 우선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이유입니다. 안전화의 기능에 충실하고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거죠.”
그의 말처럼 영진실업의 경영이념은 ‘기본에 충실하자’이다. 이는 권 대표의 부친인 권중한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기인된다. 
“아버님이 말씀하시는 게 늘 기본을 하라는 거예요. 자수성가하셨기에 땀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시는 겁니다. 한 번에 큰 것을 구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거죠.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필요한 수준에서 사라고 늘 말씀하시고요. 또 직원부터 챙기는 게 기본이란 걸 잊지 말라고 하세요. 직원들 월급 안 밀리는 건 철칙이고요. 저는 지금도 월급의 70%를 저축해요. 24살부터 월급의 3분의 1을 저축해 지금의 제 집도 마련했습니다.” 
권 대표는 대학 졸업 후 2004년 입사해 어느새 영진실업 14년차를 맞았다. 창고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자재관리, 배달, 생산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대표이사가 된지는 이제 4년. 그동안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라면 다 갖추려 노력한 덕에 설비, 약품, 소방관련 자격증 뿐만 아니라 품질관리(Quality Control)자격증까지 갖추었다. 
“아버님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실 때는 면장갑으로 시작하셨어요. 그래서 안전화 제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셔서 저보고는 밑에서부터 배우라고 말씀하신 거죠. 저 역시 잘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현장부터 배웠기에 신발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거든요.”

 

 

주5일 근무에 신선한 재료 공수한 집밥으로 직원복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력이 필요한 만큼 영진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오랜 기간 근무해 오고 있다. 
“직원은 30명 정도 됩니다. 주5일제 근무에 웬만하면 야근, 특근 없이 일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현장직이나 사무직 똑같이 적용돼요. 그리고 저희 회사 자랑에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식당입니다. 3년 전 이곳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영진식당을 오픈한 거죠. ‘내가 집밥 좋아하는 만큼 우리 직원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아버님의 생각에서 비롯된 겁니다. 밀양이나 양산농장 등에서 직접 신선한 식재료를 공수해와 음식을 내놓다 보니 주변에서도 많이들 오십니다. 원래 구내식당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인근에서 유명한 맛집이 되었네요.(웃음)”
회든 고기든, 먹고 싶은 메뉴를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 있어서 회식도 영진식당에서 진행한다는 권 대표. 건강검진도 마찬가지다. 근무일 중 하루를 택해 최신 시설을 갖춘 해운대백병원에서 검진을 받는다. 공장 집진기도 최신설비로 들여놨다. 이 모든 것이 직원들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직원들의 건강이야말로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 아버님의 경영철학을 잘 이어받고자 합니다.”

 

 

안전화에서 일반신발까지 영역 확대


최근 패션계의 안전화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안전화 제조업계의 대응방안은 뭘까?
“현재 안전화시장 또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망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쇼핑몰 사업부서 창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공구상사만 아니라 일반 매장에서도 제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논의 중에 있고요. 안전 분야만이 아닌 타 업종과도 연계해서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을 계획 중입니다.”
권 대표는 또 최근 국내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안전화가격 인상도 고려대상이라고 전한다. 그러나 대기업 등에서 인상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많은 업체들이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저희 역시 수입과 자체 생산 등을 나눠 진행할 계획입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힘들지만 기본에 충실하자는 경영이념에 따라 제품생산과 기술개발에 더욱 충실할 계획입니다. 불경기일수록 뛰어난 제품력을 갖춘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기술개발과 새로운 신발 연구에 집중 


기술개발에 대한 그의 의지는 현재 진행형이다. 자체 연구개발실을 갖추고 기능에 집중한 제품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것. 지난해 국가과제로 개발 의뢰받은 프로젝트도 올해 중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부산대와 코오롱 등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데,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가볍 게 하는 한편, 소방관의 볼규격을 평균치로 맞춘 안전화를 2년째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한국신발피혁연구원 등 국가공인기관과 연구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몇 건 진행 중이다. 자체 연구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 연구기관의 전문가들과 협업 또는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발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특수신발 분야에 더욱 연구개발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타사에서 쉽게 만들지 못하는 제품 말입니다. 영진의 특고압 장화 등 안전화가 질적인 면이나 성능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영진의 매출액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권 대표가 영업을 담당하기 시작한 2010년 대비 지난 하반기 기준으로 본다면, 7년 만에 매출이 2배 성장했다. 매년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키워가라는 부친의 조언처럼 매년 10~15%씩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는 것. 
앞으로 저가시장을 겨냥한 대량생산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소량생산, 고부가가치 사업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권 대표. 
“앞으로도 단순히 브랜드에 의존하기보다 제품력과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영진실업이 되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