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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단기 국산화 이끌다 - 유광공업(주)


절단기 분야 국산화 이끌다

유광공업㈜





35년 노하우 가진 국내 절단기 분야 선도기업 유광공업. 뛰어난 내구성과 주행성능으로 오랜 시간 그 품질을 인정받아오고 있다. 최근 2세 경영 본격화를 통해 세계시장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유광공업을 찾았다. 

1983년 창립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절단기 분야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광공업. 창립 당시 포터블 가스절단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당시 외산 절단기 밖에 없었던 산업현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옛 마산 수출자유지역의 단칸 임대공장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사옥이 있는 창원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 옮겨와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사실은 그 이전부터 사업 준비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아버님은 지금의 저보다 훨씬 어렸던 20대 때부터 사업을 해 오셨으니까요. 여기 서부경남 지역은 조선이 주요 산업이다 보니 종이 자를 때 가위가 필요하듯, 철판 자르는 기계를 만드는 사업이 전망 있다고 판단하신 거죠. 절단 기계를 국산화하신 게 아마 업계 최초일 거예요. 무엇보다 그 부분을 높이 평가해 드리고 싶어요.”
유광공업은 최근 이정록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015년에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이정록 대표가 이미 실질적인 경영을 맡아온 것도 사실이다. 
“서울에 있는 모 공사에 근무 중이던 10년 전 아버님이 미래를 보시고 저를 부르셨어요. 저는 당시 서비스 관련 사업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장기적으로 제 삶에 있어 더 보람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게 됐죠. 그리고 가업인 제조업을 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8년 입사해 현장에서부터 경영까지, 다 경험하며 이 자리까지 오게 됐어요.”

 
창업정신 잇는 세대교체로 미래가치 창출 
 
취임식도 없는 조용한 세대교체였지만 창업정신만큼은 제대로 이어가리라 다짐하며 늘 가슴 속에 새긴다는 이 대표.
“제가 효율성만 따지려고 한다면 당장 이익은 높아질 수 있겠죠. 비용절감이나 단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가지 방편도 고민하지 않은 게 아니에요. 그러나 저희는 납품업체나 협력업체 간 의리를 소중하게 여깁니다.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성장해오며 동고동락해왔기 때문에 보이진 않지만 끈끈한 무언가가 있어요. 알게 모르게 손해를 보기도 하고요. 사업이란 게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같이 도움을 주고받았으니까 의리를 지켜나가는 거죠. 그런 의견을 아버님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주시니까요. 뒤에서 묵묵히 조언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합니다.” 
그는 유광공업에 입사하기 전 해외 ODA(정부개발원조)사업 분야에서 일을 한 바 있다. 그때의 해외경험을 살려서 수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세계시장에 중국산 저가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메이드인 코리아’의 제품에 대한 신뢰와 선호도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동남아나 중동에서부터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까지 저희 제품이 세계 곳곳에 나가 있어요.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 등의 해외 산업현장에 우리 CNC절단장비가 자리 잡고 있죠. 해외에서도 저희 제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요. 베트남이나 신흥국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 역시 해외시장에 관심이 많고요. 지금 진행 중인 신제품 개발이 완료되면 새롭게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려볼 계획입니다.”


 
포터블 절단기와 CNC 절단장비 전문기업
 
유광공업은 포터블 절단기와 CNC절단장비 등 크게 2개의 사업 분야로 나뉜다. 포터블 절단기는 전국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CNC 가스/플라즈마 절단장비는 원하는 사양대로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해 직접 납품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CNC 절단장비의 경우 첨단 시스템 도입은 물론 양질의 자재사용과 정교한 레일시공으로 고속, 고정도, 고기능 절단을 실현한다. 
“유광의 노하우는 35년 이상 축적돼 온 것이기 때문에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고 자부합니다. 설계부터 제작, 시공까지 이미 세계 10여개국에 달하는 해외현장에서의 설치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것은 물론 세계적인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죠. 품질 면에서 다른 외산제품과 비교해도 절대 밀리지 않아요. 모든 기계는 내구성이 중요한데, 절단작업 특성상 항상 고열에 노출되어 있고 야외작업인 경우가 많아요. 가혹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내구성만큼 중요한 게 없지요. 또 기계를 오래 사용하게 되면 주행성능이 떨어지게 되고 이 경우 자재손실이 커집니다. 저희 제품은 세계적 수준의 내구성과 뛰어난 주행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장기근속 작업자의 노하우와 철저한 품질관리
유광공업의 품질은 오랜 노하우와 좋은 자재의 사용, 그리고 철저한 품질관리에 있다. 특히 직원들 대부분이 15년~20년 된 장기근속자란 게 가장 큰 재산이다. 
“손기술이 중요해요. 도면대로 기계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움직이는 기계다 보니 너무 빡빡하거나 너무 느슨해도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적당한 작업 포인트를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노하우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원가가 좀 높더라도 좋은 자재를 쓴 부품들만 사용하는 것 또한 품질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물론 100% 테스트 후 제품을 내보내는 원칙도 철저한 품질관리의 일부분이죠.” 
유광공업은 단순히 조립만 하는 게 아니라 가공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주요 부품은 직접 생산함으로써 품질 유지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  
“물론 모든 부품을 생산하진 않지만 외주를 줄 수밖에 없는 핵심 부품은 20~30년 함께해온 부품생산업체에서 생산합니다. 모터와 주물 등 저희와 같이 동반성장해 온 업체들과의 좋은 협력관계도 제품의 우수성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삼부자 함께 기업 이끌며 새로운 도전
 
지난해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관련 업계도 침체기를 걸었다. 그러나 설계팀에 근무하고 있는 동생 이정한 부장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아버님이 옆에 계시니 든든하다고. 
“지난해 매출 최저치를 기록했어요. 올해는 반등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주소식도 있고 해서 희망을 갖고 있어요. 물론 실제 선박 건조에 착수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버티고 있습니다.”
유광의 어려움은 비단 이번 한 번의 일은 아니다. IMF 당시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의 데이터를 보면 정말 힘드셨겠구나 싶어요. 당시 아버님은 저희들에게 회사 얘기를 잘 안하셨어요. 그런 어려움을 겪으셨기에 저희들에게 회사를 이어가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던 거고요. 이후 경기가 회복되고 조선업이 살아나면서 기계 수요가 많아졌죠. 그리고 사업도 성장했고요. 한때 직원이 50명 이상 있을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규모가 축소됐지만 그래도 나름의 보람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광공업은 35년 간 10만대 이상의 기계를 공급해 오며 국내 조선, 철강 산업분야가 발전하는 데 기여해왔다는 이 대표.
“저희가 당장 어렵다고 사업을 접는다면 외산 절단기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직원들과 협력업체들도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제조업을 하는 보람이랄까요? 기술개발이나 고용창출에 있어서 사회발전에 기여해왔다는 부분에서 자부심이 커요. 사업이 잘되면 최대한 직원들과 공유하려고 노력합니다. 돈만 벌려고 하면 제조업하기 힘듭니다. 다른 많은 기회가 있지만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을 운영해 나가려고 해요. 저희가 작은 업체지만 나름의 기업철학을 가지고 지금까지 경영해왔기에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필요한 부품 갖추고 신속한 수리 서비스까지
 
“생산한지 20년 넘은 제품도 자주 수리의뢰가 들어옵니다. 그만큼 유광 제품들이 현장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지요. 저가 제품을 구입하여 고장나면 폐기하는 것보다 소위 가성비는 훨씬 뛰어나다고 자신합니다.”
국내 절단기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인 만큼 수리 부품은 항시 재고를 확보하여 신속한 사후관리를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본사는 물론 크레텍을 비롯한 주요대리점에도 수리기술을 전수하여 가까운 곳에서 빨리 수리할 수 있도록 해 드립니다. 저희같이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사용자 의견이 저희들에게 바로 들어와요. 작은 업체지만 업계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대형업체가 하는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렇기 때문에 품질에 더 신경 쓰는 거고요.”
가격측면으로는 중국산 기계에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품질유지와 원활한 부품공급, 그리고 현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제품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고. 
“올해 중에 신제품이 나옵니다. 지난해부터 준비해오던 건데, 그걸로 수요가 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해외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론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해 기계의 구조를 단순화 하는 한편, 고장률을 더 낮추도록 하는데 개발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전한다. 
“우리 직원분들은 다 가족 같아요. 정년 연장까지 하면서 근무하고 계신 분도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업무를 자기 일처럼 해주시는 부분이 참 감사하지요. 아버님이 항상 말씀하셨던 게 기술직원들을 귀하게 여기라고 하셨어요. 우리만의 기술 노하우를 이어갈 젊은 세대들도 언제든 환영합니다. 앞으로 국내업체의 강점을 잘 살려서 제품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품질 유지를 우리의 생명처럼 지키겠습니다.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 일 있겠지만, 새로운 도전으로 시작한 만큼 잘 극복해 나가려고 합니다. 제조업계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