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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기 전문기업 - (주)광성분무기


가내공업에서 베트남법인설립까지 50년 방제기 전문기업

㈜광성분무기





가내공업으로 시작한 방제기 전문기업. 철저한 품질관리로 세계 각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제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은 물론 명실상부 방제기 분야 국내 최고 브랜드로 올라선 광성분무기를 찾았다


CE인증 및 전수검사로 품질 최우선경영 철칙

오랜 시간 분무기 제조의 한길만을 걸어온 광성분무기(이하 광성) 최국진 대표는 제품개발과 품질관리의 철칙은 바로 현장에서 얻는다고 강조한다. 
“현장에 귀를 많이 기울입니다. 일선에서 저희 제품 취급하시는 고객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죠. 아침에 출근해서 잠깐 업무회의한 후에는 한 달에 20여일은 외부에 있어요. 물론 그 중에는 베트남 출장일정도 포함되죠.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광성은 품질관리인증시스템 ISO9001 인증을 획득했고,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돼 있다. 또 기술혁신성 중소기업(INNO-BIZ)에 선정돼 있는 것은 물론 유럽 안전인증마크 CE를 획득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갖춘 우수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광성은 전통도 있고 품질도 좋다고들 말씀하십니다. 그게 저희들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수출이나 군납을 위해서는 대외적인 신뢰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해외에서도 바이어들이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게 CE인증 되어 있느냐, ISO인증 받았느냐는 거예요. 중요할 수 밖에 없죠. 제품력의 판단 근거가 되니까요.” 
광성은 현재 특허 2건에 실용신안 20건, 디자인등록은 50여건 되어 있다. 제품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품질이라고 생각한다는 최 대표. 만약 수출을 꿈꾸는 기업이 있다면 대외적인 공신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인증부터 받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저희는 30여 품목을 생산하는데 제품 하나하나 전수검사를 다 합니다. 샘플링해서 일부만 테스트하는 게 아니라, 출시 전 모든 제품을 검사하는 거죠. 그런 진정성이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노하우가 되는 것 같아요.” 

 
1968년 창립, 아버지의 뒤를 잇는 2세 경영

광성분무기는 1968년 농업용 방제기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광성공업사로 시작했다. 아버지가 가내공업식으로 창업해 온 가족이 함께 사업을 일궈왔다. 최 대표 역시 대학시절부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틈틈이 일을 배웠고, 대학을 졸업하고 군 제대후 1984년 본격 입사해 한 단계 한 단계 실무를 밟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전공은 금속공학이다. 
“처음부터 광성의 사람으로 준비한 거죠. 학교 다닐 때부터 아버지께서 늘 가업을 이어받으라고 하셨거든요. 결국 뿌리치질 못했고 97년에 대표로 취임했어요. 후회한 적은 없어요. 올해 86세 되셨는데, 지금도 아버님은 저와 같이 회사에 출근하세요. 일을 놓으신 지는 7~8년 되시지만 재미삼아, 운동삼아 회사에 나오셔서 늘 옆에 계시니 든든합니다.”
광성의 사훈은 ‘최선을 다하자’다. 가업을 이어받으며 사훈을 바꿨다는 그. 그의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아버님은 원래 사훈을 ‘정직과 근면’으로 하셨어요. 물론 정직, 근면도 같은 맥락이지만 제가 굳이 ‘최선을 다하자’로 바꾼 이유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설령 잘못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어요.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고요.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제 경영철학이자 경영목표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이뤄진 베트남방문, 그리고 법인 설립까지

1990년대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한 데 반해 광성은 베트남으로 진출했다.
“한국이 베트남과 수교하기 전이었는데, 원래 매제가 해외투자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가기로 되어 있었어요. 갑자기 일이 생겨 못 가게 되면서 제가 대신 가게 된 거죠. 가보니 베트남이 농업국가고, 또 우리 주력제품도 농업용 방제기다 보니 앞으로 이쪽에 미래가 있겠다 싶었어요. 그 이후 시간 날 때마다 베트남에 가서 몇 년간 문을 두드렸지요. 2001년 6월 호치민시에 대표사무실을 설립하고 1년 반 동안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어요.”
그러나 당시 폐쇄적인 정치사회환경으로는 사업 관련 자료를 어디서도 얻을 수 없었다. 직접 발로 뛰어야만 했다. 드디어 2003년 한국에서 정식으로 투자허가서를 받아 베트남정부에 제출함으로써 현지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다. 
“당시 많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라 저 역시 청도, 심양 쪽으로 많이 알아봤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 한 판단이에요. 당장은 어렵겠지만, 비전이 있겠다고 봤거든요. 요즘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 15년 앞서 선점한 셈이니까요.”
 
IMF도 이겨낸 제품력, 남다른 기업문화

50년 방제기 전문기업의 역사를 일궈오는 동안 광성에는 어려움이 없었을까? 
“IMF때는 저희 역시 위기였어요. 때마침 대형 수출 건이 진행되고 있어서 무리 없이 이겨낼 수 있었죠. 일본정부가 진행하는 아프리카 공적개발 원조사업이 있었는데, 저희가 약 11억 원에 달하는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요.”
늘 앞서 행하며 위기를 넘겨온 최 대표에게는 사실 그만의 남다른 비결이 있다. 그는 아침 6시 40분이면 회사에 출근한다. 또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30분 간 기도로 업무를 시작한다.
“매입처와 매출처들, 우리와 거래관계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서로 신뢰와 믿음, 사랑으로 상생할 수 있도록 아침마다 기도합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니 다 잘되는 것 같아요.(웃음)”
일찍 하루를 시작한 만큼 업무도 남보다 일찍 끝낸다. 다른 회사보다 퇴근시간이 30분 정도 빠르다. 직원들은 8시 출근해 5시 30분에 퇴근한다. 물론 성수기 때는 특별근무가 추가된다. 
“직원들과 회의하고 결정했죠. 러시아워엔 도로에 소모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30분 일찍 퇴근하는 게 업무적으로도 훨씬 효율성이 높아요.”
광성은 전체조회 시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안전교육, 위생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외부강사를 초빙해 자산관리, 재테크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품목 확장 등 제품 다변화로 세계시장 확대

광성은 국내와 해외생산 등 이원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대전 본사는 R&D와 생산을 동시에 하고 있는 한편, 베트남법인은 주로 생산위주로 운영되는 것. 
“내수가 비중이 크지만 베트남 생산체계가 확립돼 있어 동남아나 중동지역으로 수출의 폭을 넓히고 있어요.”
현재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오만, UAE, 이란 등 중동지역으로도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정확한 매출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보다 수출비중을 높일 생각입니다. 최근 태국에서 독점권 요청이 들어와 있는 상태예요. 이 부분도 적극 검토할 예정입니다. 국내시장은 이제 한계가 있어요. 수출비중이 현재 10% 정도라면 앞으로 25% 정도 상향시키는 것을 목표로 다각적으로 노력 중입니다.”
지금 국내 농업용 방제기 시장은 중국의 저가제품에 밀려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는 최 대표. 농업용 방제기 품목만으로는 사업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피력한다. 
“지금까지는 농업용 방제기에만 치중했어요. 문제는 국내 농촌의 농업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또 고령화가 되다 보니 방제할 인력이 부족해요. 매출도 그전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죠. 그걸 타개하기 위해서 품목을 다양화했어요. 원예나 화훼, 방역용 제품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 중이고 또 앞으로도 개발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현장의 소리 뿐만 아니라 해외전시나 전문박람회 등에 부지런히 다니며 시장조사를 한다는 최 대표. 제품 디자인 뿐만 아니라 색상을 고급화하는 한편, 박스포장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방제기 분야 최고의 브랜드가치와 기술노하우

“일 년에 3~4회 정도는 전시회에 꼭 참석하려고 해요. 또 국내 현장 뿐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국내외 거래처를 방문해 미래 제품개발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연구하고 있죠.”
박람회 뿐만 아니라 시중의 마트 같은 곳에도 일부러 찾아간다. 이와 함께 매년 매출액의 3% 정도는 R&D에 투자하고 있다. 
“요즘 자주 들르는 곳이 바로 대형마트나 생활용품을 파는 전문매장들이에요. 우리 제품과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자주 살피며 샘플링해요. 품질만 좋아도 되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까지 방제기 시장에서는 색상과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어요. 이제는 아니에요. 색상이나 디자인까지 다 좋아야 됩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제품 역시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에서 기인한 제품입니다. 국내 또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죠.”
광성은 인력식 분무기 제품도 많지만, 현재 충전식 분무기 제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도 손쉽게 방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개발 포인트. 소형엔진을 부착한 경량화된 분무기 개발로 새롭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PK6000P’ 제품의 경우 60리터 용량 탱크에 70m나 되는 호스길이, 그리고 충전용 대용량 리튬 배터리를 장착했다. 또 튼튼한 회전바퀴가 달려있어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넓은 지역 방제가 가능해 인기가 높다. 
‘PK 더조은’ 제품은 20리터 탱크용량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충전식 분무기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PK-6’는 배부형 충전식 분무기로 양봉용과 과수, 원예, 특용작물 수정용으로 개발됐는데, 고객요청으로 특별히 개발한 제품이라 더 의미가 크다. 
“저희 주력상품은 충전식 분무기입니다. 국내에도 충전식 분무기 회사가 많은데, 우리처럼 다품종인 회사는 없을 거라 자부합니다. 매년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한편, 해외시장에서도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