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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방열복 제작 - (주)성광택크


다양한 방열 원단으로 모든 요구 만족하는 방열복 제작

㈜성광택크




방열복이 필요한 작업 환경은 제각기 다르다. 고정된 자세에서 뜨거운 열을 상대해야 하기도 하고, 계속해 자세를 바꿔 가며 열을 마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상황에 따라 필요한 방열복 역시 다르다. 성광택크는 6~7가지 방열 원단으로 각각의 상황에 필요한 모든 방열복을 제조할 수 있는 회사다.

증가하는 제조로봇 도입… 로봇방열복이 필요해
 
요즘 전 세계 제조 공장의 변화 추세는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이다. 단순 반복 작업에 로봇을 도입해 인건비 절감과 작업의 정확도 상승을 꾀하는 것.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자동화 공장 ‘스피드 팩토리’를 독일에 설립해 직원 600명이 하던 일을 단 10여 명의 직원과 로봇으로 대체하였으며, 자동차 브랜드 지엠(GM)의 한국 지사 한국지엠 전북군산공장에서는 용접 작업에 347대의 로봇을 이용해 자동화율이 98%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제조 공정에 로봇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억대가 넘는 가격의 값비싼 로봇. 작업을 하다 보면 로봇에 불꽃이 튈 수도 있고 그에 따른 고장과 화재의 위험이 상존한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바로 로봇방열복이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광택크는 로봇방열복 제작 기술을 가진 국내 유일 업체다.
“우리나라에 여러 개의 방열복 제조업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 방열복을 제작해 납품하는 업체는 저희가 유일합니다. 기본적으로 현장의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시키기가 힘들거든요. 고온의 방열과 거기에 더해 유연함까지. 저희는 현장에 맞는 6~7가지 종류의 방열 원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로봇방열복 제작이 가능합니다.”
원단만 있다고 제작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것은 각 종류의 로봇이 움직이는 각도를 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복만 성광택크 대표는 15년간 로봇방열복을 제작해 오며 로봇의 제품넘버만 들으면 도면도 필요 없이 곧장 만들어낼 수 있다. 그 노하우와 기술은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성광택크에서도 로봇방열복 재단은 오직 대표만이 가능하다.
현장의 모든 요구 들어줄 수 있는 경쟁력
우리나라 대형 공장 여서 일곱 곳에 납품하고 있는 로봇방열복. 하지만 로봇방열복의 매출액은 총 매출액의 20%정도를 차지할 뿐이다. 나머지 주 판매 제품은 역시 사람이 입는 일반 방열복이다.
성광택크에서 제조되는 방열복은 기본적으로 소재부터 타 업체의 방열복과 다르다. 성광의 강빈 본부장은 타사와 달리 원료를 수입해 직접 원단부터 제조한다는 것이 성광의 자부심이라 말한다.
“타 업체는 완제품으로 나와 있는 원단을 구입해 방열복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달라요. 원단보다 앞서, 원단을 만들 원료를 수입하거든요. 따라서 저희는 원단 자체부터 타사 제품과는 다르다는 자신이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원단을 직조하는 거니까요.”
성광택크가 미국이나 헝가리에서 수입하는 원료의 양은 연간 10톤에서 15톤 정도. 그렇게 수입한 원료로 납품처가 원하는 기능에 맞는 원단을 직접 생산해 낸다는 것이 성광이 가진 자신감의 원천이다.
“방열복은 각각의 현장 상황에 따라 필요로 하는 기능이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서 ‘나는 움직임은 별로 없는데 열은 강하게 받고 있다’그러면 열에 강한 원단으로 제작하는 거고, ‘나는 열도 받고 움직이는 폭도 크다’하면 유연함도 갖고 있는 원단으로 방열복을 제작하는 거죠. 그런데 타사에서는 갖고 있는 원단이 한 종류 내지 두 종류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장의 요구에 딱 맞게 만들어줄 수 없는 거죠. 하지만 저희는 6~7가지의 원단을 갖고 있으니 현장의 어떤 요구에도 맞춰줄 수 있습니다. 그거시 저희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원단 납품에서 시작된 성광택크의 역사
 
㈜성광택크의 이복만 대표는 20대 초 시절부터 원단 장사를 시작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원단을 떼어다 각종 옷을 제작하는 업체에 납품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원단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게 되었고 자신의 회사를 차려, 처음에는 뱃일을 하는 선원들을 위한 선원복 제조를 시작했다. 그 후 1995년 무렵엔 포스코나 현대제철 쪽에 작업복을 납품했다. 당시만 해도 작업복은 청바지 재질로 된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작업복이 쉽게 찢어지고 튀는 불똥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것을 본 대표는 방열 코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성광택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유럽에서는 섬유에 알루미늄을 코팅해 불에 견디도록 만드는 방열 코팅인 ‘알루미나이즈’가 일반화되어 있었다. 그 기술을 갖추기 위해 대표는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성광이 갖고 있는 원단은 섭씨 1,300도의 열을 견디는 원단은 물론, 그것보다 더 강한 열을 견디는 원단도 보유 중이다. 성광의 기술 개발에 들이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 해 예산의 무려 30%정도를 기술 개발에 투자할 정도다.
“저희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원료부터 직접 수입해서 원단을 직조한다 말씀드렸는데요, 원료만 가지고 그냥 원단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원료 배합의 비율 그리고 실을 몇 번 꼬아서 만드느냐 하는 강도. 그걸 맞추기 위해서 저희가 투자하는 금액이 일 년에 몇 천이 됩니다. 적은 돈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원료 뽑는 데만 몇 천만원의 금액을 투자한다는 건 정말 큰 액수입니다.”



 


거래처, 협력사와 함께 나아가는 사업의 길

 
성광택크의 기술력은 단지 투자금액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어쩌면 그보다 훨씬 중요했을 것은 협력사와의 관계다. 성광에서 개발한 원료 배합 비율과 직조 방법을 넘겨받아 실을 생산하는 1차 협력사. 성광과의 업무 협력은 올해로 17년째로, 그 오랜 시간동안 누적된 작업의 노하우 역시도 방열복 제작 기술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소위 말하는 ‘갑을(甲乙)관계’에서 벗어난 성광의 업무 철학이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광택크는 직거래를 하지 않는다. 95~98%의 제품을 거래처, 즉 중간 유통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직거래를 통한 마진율보다 거래처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둔 이복만 대표의 뜻이다.
“제가 아는 다른 방열복 제조사들은 90%정도를 직거래를 통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요. 직거래를 해야 마진율이 더 높거든요. 사업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맞는 거죠. 하지만 저희는 좀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래처, 협력사와 함께 가는 길을요.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어요. 한 업체 쪽에서 전화가 와서 직거래를 하고 싶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제가 그 업체에 납품하는 저희 거래처를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거래처에 전화해 ‘그 업체에 얼마에 납품하고 있냐, 우리는 그것보다 더 높게 불러서 우리와 계약 못 하게 하겠다’ 했어요. 하하. 웃기죠? 저희는 마진율을 높여서 부자가 되려는 목표는 없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 ‘작지만 제품은 정말 좋은 제조사’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목표에 집중하는 성광택크의 노력. 언젠가 부족한 것 전혀 없는, 그야말로 일백 퍼센트 완벽한 방열복을 만나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