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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터치 커플러(국내최초 원터치 커플러 생산) - 디엠하이테크


국내최초 원터치 커플러 생산 밸브타입 에어건 특허까지





원터치 커플러 만들기까지 시행착오 거듭
 
“기존 제품들은 다 투터치 커플러였어요. 투터치는 수동개념인데다 끼울 때 힘들죠. 조금만 사용하면 바람 새는 소리도 나고요. 바람도 새지 않고, 자동으로 끼워지는 원터치로 개발하려고 참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다. 20대 후반 안정된 직장을 접고 사회로 나오니 말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고. 원터치 커플러 개발에 착수하면서 사업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는 임두승 대표.  
그래서 시작한 게 공구상사다. 당시 절삭공구만 매월 1천만원씩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동시에 다니던 회사에서 자동차 핵심부품 납품권을 따내는 바람에 커플러 공장, 자동차부품공장, 공구상사까지 3개 업체를 경영할 때도 있었다. 
“다 끌고 가기는 힘들었어요. 공구상사와 자동차 부품공장을 차례차례 정리하고 에어커플러 개발에 사활을 걸었지요.” 
개발과정이 쉽지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러나 독자적인 원천 기술 덕분에 중국의 로컬 제품보다 5~10배가 비싼데도 중국 다국적 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15년 전 상해지사를 설립해 지금까지 수출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전 라인 수주
 
디엠하이테크의 성장에는 여러 계기가 있다. IMF 사태도 오히려 기회가 됐다고 말하는 임 대표. 당시 수입 커플러를 쓰던 현대자동차가 더 이상 수입이 어려워지자 국산제품 중 가장 좋은 제품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때가 전주공장을 처음 지을 때였다고. 당시 공장 전 라인의 모든 커플러와 에어호스까지 수주에 성공함으로써 기업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공급량이 하도 많다보니 납기를 맞추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커플러를 에어호스에 연결해 제품을 완성, 납품하기도 했다. 
디엠하이테크가 원터치 커플러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할 무렵, 한 주력기업에서 원터치 커플러 개발을 시도했다고. 당시 20억을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아주 긴장했었죠. 그러나 시중에 출시하자마자 바람이 새는 등 제품 하자 때문에 난리가 났었어요. 결국 그 업체는 원터치 커플러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투터치만 생산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영, 개발, 마케팅까지 3인의 명콤비
 
디엠하이테크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은 임두승 대표와 예종락 연구소장, 방호경 전무까지, 바로 3인의 명콤비 덕분. 각자 위치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별거 아닌 것 같은 이야기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대화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부분으로 구체화되기도 한다. 특히 임 대표와 예 소장은 20대 시절부터 함께 해 왔다. 현대자동차 포터, 그레이스 초기모델 시절 1차 벤더에서 임 대표는 금형팀 과장으로, 예 소장은 개발팀 과장으로 근무했었다. 
“당시 간부회의를 하면 저희 둘이 제일 젊은 축에 속했죠. 그런데도 임 대표는 주도하는 면이 컸어요. 이미 사업적인 센스가 있었던 거죠.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합이 맞아서 지금까지 온 것 같습니다.”
공장의 모든 설비는 물론 자동화 장비, 무인제조 생산시스템도 자체 개발한 결과다. 
“제가 사업을 하면서 당시 부산에 있던 예 소장을 모셔오려고 집까지 마련해서 불렀죠. 당시 돈도 없었지만 보증까지 서서 집을 샀어요.(웃음) 방 전무는 서울에 있었는데, 별일 없이도 자주 찾아가서 회사로 와달라고 말했죠. 삼고초려 이상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맺어진 세 사람의 ‘케미’는 기가 막힐 정도. 임 대표와 방 전무 역시 알고 지낸지는 30년이 가깝다. 임 대표가 공구상사를 경영하던 시절 물건을 매입하던 담당자였던 그는 코오롱 코리아이플랫폼 유통사업본부장까지 지냈다. 3년 전 마케팅 담당자로 합류하면서 디엠하이테크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것. 
“두 사람의 기술적인 콤비가 굉장히 뛰어나고 창의적이에요. 세 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요. 제가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는데,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도 툭 던져만 놓으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만들어내니까 정말 신기해요. 대외적으로 영업마케팅만 보완된다면 빠른 시간 내 급성장할 수 있겠구나란 확신이 있습니다.”
디엠하이테크의 원터치 커플러가 국내 최초 개발인데도 시장에서 알아주지 않는 점이 안타까웠다는 방 전무. 국산제품이 버젓이 있는데도 여전히 일본, 대만산이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그래서인지 임 대표에게 방 전무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회사에 여태 영업부서가 없었어요. 제품이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연구를 거듭했어요. 이제는 그 어떤 제품과 품질테스트를 해도 우리 맘모스 제품이 더 뛰어나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저희는 매년 15%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밸브 타입 에어건으로 특허출원 유일

최근에는 에어건 제품을 개발, 본격 판매하고 있다. 기존 제품들은 대부분 피스톤 형식인데 반해 밸브 타입 에어건을 개발해 특허 출원까지 완료했다. 에어건 특허 출원은 디엠하이테크 제품이 유일하다. 
“크게 플라스틱 제품과 스틸 제품으로 구분되는데, 외형은 기존 제품과 비슷하지만 내부 구조는 전혀 달라요. 밸브 타입으로 제작된 에어건은 우리 밖에 없죠. 기존 피스톤 형태의 개폐장치는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수명이 달라져요. 또 윤활제가 있어야 작동하는데, 우리 제품은 윤활작용이 필요 없죠. 거기다 기존제품은 그리스가 증발하면 닳기 시작해요. 그러나 우리 제품은 닳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예 소장과 임 대표의 설명처럼 기능적인 부분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 특히 작업자의 입장에서 에어릴이 천장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에어 나오는 부분을 손잡이 위 또는 아래 선택형으로 제작한 것도 눈길을 끈다.  
“피스톤 타입은 왕복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찰열이 생겨 에어가 샐 수 밖에 없지요. 그걸 방지하는 거죠. 에어가 나오는 위치도 다를 뿐 아니라 작업환경에 맞춰서 에어밸브를 조절하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반도체 키판 작업 등 예민한 작업 시에도 편하게 작업할 수 있지요.”
2015년 3월 첫 출시 후 지난해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특히 자석부착형으로 사용 편리성을 더욱 높였다. 
“사용하다보면 바닥에 놓거나 어딘가에 걸어놓기가 불편합니다. 자석이 부착돼서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기존에는 자석을 접착제로 붙여놔서 사용하다보면 탈착이 돼요. 굉장히 불편하죠. 그런데 우리는 원형자석을 피스로 부착시켜 놔서 절대 안 떨어집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늘 앞서가는 디엠하이테크

경산 용성면 소재의 디엠하이테크는 현재 창원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이원화 된 생산방식의 번거로움 때문에 곧 진량4공단으로 통합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저희가 생산하는 완제품 종류가 200가지가 넘어요. 한국형, 스탠다드형, 대형까지 커플러만 해도 24가지인데, 이게 또 길이별로 나눠지는 거죠. 통합 이전하게 되면 개발은 물론 자동화장비, 물류시스템, 영업까지, 모든 효율을 극대화해 원스톱으로 가능한 레이아웃을 만들려고 고심 중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관련 에어제품을 계속 개발하는 한편, 공장 이전과 함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품들이 여럿 있다. 
“공기 잡는 데는 선수니까 관련 신상품이나 주변 기기들을 준비해서 만들고 있죠.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수요가 있어야 되니까, 시장조사를 하면서 출시시기를 보고 있어요.”
임 대표의 자신감에는 40년 지기 예종락 소장에 대한 믿음이 있다. 커플러 관련 특허2종과 에어건 관련 특허1종까지 가지고 있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예 소장은 비행기를 만들어라 해도 만들 사람이에요. 설계에서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안 되는 게 없어요.(웃음) 저희는 드론이 도입되지 않았을 시절 드론을 만들고, 계단을 올라가는 대차나 완강기를 대신할 수 있는 탈출장치 등 이미 도면을 완성하고, 실험도 꽤 많이 진행한 제품들이 많아요. 그러나 좀 더 완성도를 높여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탈출용 해머에 관한 에피소드도 있는데, 대구 지하철 사태 이후에 MBC라디오 생방송에서 기관사가 마스터키를 갖고 나가서 탈출 못했다는 내용이 나오더라고요. 하도 답답한 마음에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죠. 망치로 깨고 나오면 되는데 무슨 말이냐고요. 참 안타까웠어요.” 
13년 전만 해도 대중교통시설에 탈출용 해머가 비치돼 있지 않았던 것. 당시 현대자동차에 탈출용 해머를 납품하고 있었던 디엠하이테크는 이후 폭발적인 보급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 관광버스 화재사고 이후에는 디엠하이테크의 탈출용 해머가 뉴스방송 시연용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자동 제조라인 갖춘 무인 생산시스템 

디엠하이테크는 휴일에는 무조건 쉬고, 잔업 없이 주5일제를 시행한지 벌써 5년이 됐다. 인근 제조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드문 경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물론 물량이 많을 때는 잔업을 안 할 수가 없죠. 지난해 말에는 물량이 너무 많아서 할 수 없이 잔업을 했는데, 힘드니까 하루걸러 하자고 했어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그래서 빨리 출근하고 싶은 공장을 만드는 게 제 꿈이에요. 저는 주4일 근무가 목표입니다. 만약 정 안되면 로테이션으로도 하자, 저녁 잔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말자는 게 제 방침입니다. 효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 둘은 틈만 나면 기계에 의존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거기다 연수원을 지어 직원들이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땅도 매입해뒀지요.”
임 대표의 말처럼 정말 디엠하이테크의 제조라인은 무인 생산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직원은 15명 정도지만, 공정 과정에서 부품만 넣어주면 자동으로 조립하고 가공하는 제조라인이 갖춰져 있어 더욱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말그대로 스마트 공장을 실현함으로써 4차 산업으로 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 
 
“정말 궁극적인 목표는 제대로 된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겁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갈 훌륭한 회사를 남기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이를 위해 현장부터 변화하여 성과를 일궈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목표 실현을 위해 방 전무는 현재 해외시장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제품이 얼마나 견고하고 뛰어난 기능을 갖췄는가가 자신 있다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불변의 진리죠. 국내에만 머물지 말고 해외 전시회 등을 집중 공략해서 세계시장을 노크할 계획입니다. 해외 어떤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단가는 물론 품질경쟁력을 갖췄습니다. 현재 중국 상해지사가 있어 인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는 일부 나가고 있어요. 앞으로는 유럽 등 선진국을 영업 포인트로 잡고, 금년 말까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계획입니다.”
임 대표에게는 또 한 사람의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방학이면 알바비를 받고 일했다는 아들 임민규 과장이 바로 그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아버지 옆에서 묵묵히 대를 이어가고 있다. 
“집에서나 회사에서 늘 한결같은 아버지의 모습과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장 본받고 싶어요.”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뛰어난 기술력, 디엠하이테크가 이루어나갈 내일이다. 

글·사진_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