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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김영선의 행동관상학] 숫자에 강하면 큰 성공은 어렵다


숫자에 강하면 큰 성공은 어렵다





고집 센  사람, 한방에 훅 간다

여러 사람이 있는 집단에서 잘 고립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성격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의외로 정이 많아서 고립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이 많은 사람은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도우려는 경향이 있으나 반면에 상대방도 자신에게 같은 정성을 기울여 줄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베푼 만큼 되돌아오지 않으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혹은 남을 돕다보면 양자 간 어느 한쪽이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으로 인간관계가 형성되기가 십상이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사정상 도움이 끊기면 인간관계도 끊기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호적으로 도왔으나 뒤에 가서는 그것이 도움 받는 사람의 권리가 되어 도움이 정리되는 순간 인간관계가 정리가 되는 것이다. 물론 고립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정이 많은 것은 아니다. 정이 많은 사람이 고립되기가 쉽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마치 입에 쓴 모든 것이 좋은 약은 아니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쓴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편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유난히 고집이 센 사람이 있다. 상대방과의 관계에 당최 타협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이다. 이처럼 고집이 센 사람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귀가 얇은 사람이다. 귀가 얇기 때문에 어떠한 소리를 들으면 그것을 객관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얇은 귀를 통해 뇌리에 박히고 그것이 다시 자신의 고집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귀가 얇지 않은 사람은 다각도로 신중하게 생각하기에 한 가지 견해에 사로잡혀서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주변을 살펴보면 고집이 센 사람들이 그야말로 한방에 훅 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원만한 인간관계, 큰 인물 못돼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간관계를 언제나 적이 없도록 원만하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적이 없어야 언제 어디서라도 안전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믿고 늘 좋은 인간관계 유지에 신경을 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일수록 적이 많다. 적이 많다는 것은 뒤집어 살펴보면 동지가 많다는 뜻이다. 가령 A와 B가 치열한 라이벌 관계인데 C라는 사람이 양자 모두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아간다고 가정할 때, 그저 그런 부드러운 인간관계는 가져갈 수 있겠으나 결정적 선택의 순간에 C는 A와 B 모두에게 외면을 당하게 된다. 즉 C는 그 누구의 동지도 아닌 것이며 따라서 C가 곤경에 처했을 때 A나 B 모두 외면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마키아벨리즘에서도 ‘적의 적은 나의 동지’라고 했으며 우리 속담에도 ‘열 친척 가진 놈 새벽이슬 맞는다’는 속담이 생긴 것이다. 어느 고을을 방문한 자가 그 고을에 친척이 많으면 친척들이 서로 대접을 미뤄서 오히려 오갈 데가 없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은 큰 인물은 되지 못한다.
굉장히 돈을 잘 벌 것 같은데 의외로 돈을 잘 못 버는 사람은 숫자에 강한 자다. 사업에서도 은행원 출신이나 세무서 출신치고 성공한 사람이 드물다. 경영은 회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흔히 숫자에 강한 사람은 숫자에 굉장히 집착한다.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감가상각, 기회비용 등을 놓고 장부상의 숫자만 들여다보느라 현장을 놓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두 사람이 격투기 대결을 벌일 예정이라고 가정해보자. 격투기 대결에서 중요한 것은 눈빛, 기세, 용기, 결의 등이다. 이런 것은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에 강한 자는 두 사람의 키, 몸무게, 가슴둘레, 허벅지 둘레, 주먹사이즈만 따진다. 그리고 신체적 우월로 승패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이렇듯 숫자에 강한 자는 현장을 놓치고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이란 암묵지다. 어두울 암(暗), 잠잠할 묵(黙) 알지(知). 이렇듯 보이지 않고 계량화 될 수 없는 지혜가 성패를 가늠한다. 그러나 숫자에 강한 자는 암묵지를 모르고 표면화된 숫자에만 집착하며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영역은 도외시하고 간과하기 십상이다.  
끝으로 술을 대단히 잘 마실 듯한 외향적 성격인데 전혀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성격도 호탕하고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지만 술을 마시는 시늉만 할 뿐, 막상 거의 먹지 않는다. 비근한 예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러한 사람은 조직 장악력이 좋고 성격이 직선적이며 실력자인 경우가 많다. 스스로의 자제력이 강하고, 타인이 감히 강권을 못할 위엄이나 지위를 갖추고 있으며 설사 타인이 강권을 한다고 해도 자연스럽게 거절할 강단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에둘러 말하지 말고 거두절미로 결론부터 직언으로 말해야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진행_장여진·그림_심의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