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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공구인 칼럼] 자갈밭을 옥토로 영리한 영업


자갈밭을 옥토로 영리한 영업





해 본적 없는 공구영업 하라구?

태어나면서부터 영업을 잘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영업은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돌이켜 나를 보면 영업은 누구나 잘 할 수 있다는 말이 와닿기도 한다. 나의 지난 과거는 영업과는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영업직을 벌써 10년 가까이 하고 있고 영업은 나름 재밌고 또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30대 중반에 처음 시작한 영업은 내게 무척 어려웠다. 특히 공구영업은 어려운 것이 공구 종류도 많고 영업자이기에 공구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생각하면 아무런 일이 아니었지만 영업 초보였던 나는 영업현장에서 위축이 되기도 했다. 
 
‘공구박사’가 공구를 잘 판다
 
영업은 사람관계라는 말이 있다.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영업자라면 자신이 파는 제품은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영업을 나갔지만 공구에 대한 무지함으로 공구상 사장님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슬럼프에 빠지고 자신감이 사라졌다.  주위의 조언에 따라  나 자신을 돌아봤다. 공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에 공구상 사장님과 대화가 되지 않고 그렇기에 마음을 얻기 어려운 것이었다. 차차 공구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무뚝뚝한 공구상 사장님들로부터 맷집이 쌓여 가자 상황이 달라졌다. 영업은 자신감이다. 그러한 자신감은 제품에 대한 이해와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공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공구를 잘 파는 법이다. 물건을 팔고 싶다면 물건을 공부해라. 공구에 대해서는 무엇이든지 잘 아는 ‘공구박사’가 되고 공구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울 정도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영업은 이렇게 해야겠다는 작전을 세운다면 자신감이 올라가고 영업이 두렵지 않다.
 
전투에 앞서서 주변 환경을 살펴보라
 
보병의 전투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전투유형이 달라진다. 참호전이 있고 시가전이 있고 백병전으로 나누어진다. 참호전과 시가전, 백병전 모두 전장의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전투방법이다. 적과 아군이 뒤섞인 상황이라면 백병전을 준비해야 하고 너른 들판에서 공격하는 적을 맞이한다면 참호전. 그리고 도시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시가전을 준비해야 한다. 종종 많은 사람들이 영업을 전투에 비교한다. 실제로 그렇다. 영업은 전투와 같다. 전투도 영업도 모두 주변상황과 자신을 파악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알고 그것에 맞추어 준비를 한다면 전투도 영업도 어렵지 않다. 나도 영업하기 어려운 도시 외곽지역을 영업 지역으로 배정 받은 적이 있다. 외곽지역 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제품을 배송하는 차량이 없기 때문이다. 참 난감한 상황이다. 주문을 받아도 즉각 배달이 아닌 택배나 화물을 이용해 늦게 배달이 된다. 유심히 살펴보니 물건을 팔아도 수금이 어려운 업체도 많았다. 영업은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업체와 잘 지내는 영업자는 없다. 영업자에게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활동범위도 한정되어 있다. 영업은 자신과 타인에게 이익이 될 때 이루어진다. 그에 맞는 업체를 우선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영업도 어찌보면 하나의 서비스
 
지역에 매출이 나올만한 업체를 추려내기 위해서는 직접 업체를 많이 방문해 보아야 한다. 많은 납품처를 상대해본 공구상이면 알 것이다. 방문을 통해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듯 제각기 다른 업체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동안 매일 평균 200킬로미터를 돌아다니자 나에게 맞는 업체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전체 거래처 중에 중요한 업체거나 앞으로 성장이 가능한 업체, 나와 관계가 좋아 매출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 업체는 주문제품 배달하기 힘든 지역에 위치해도 소중히 여겼다. 주문이 들어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내가 직접 물건을 배달했다. 나는 영업을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가 아닌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택배보다 영업자가 직접 거래처에 물건을 배달함으로 업체가 이 사람은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 그러니 수금도 쉽게 이루어졌다. 직접 배달하며 거래처의 마음과 신임을 얻으면 매출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영업은 하면된다? 할만하게 만들어야
 
영업하기 힘든 지역을 흔히 ‘자갈밭’이라고 한다. 자갈밭은 식물이 자라기도 힘들고 곡식 수확도 힘든 땅이다. 그래서 영업맨들은 매출을 올리기 힘든 지역을 자갈밭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영업은 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참 어리석은 소리다. 자갈밭에는 아무리 씨앗을 뿌려도 큰 수확을 얻기 어렵다. 무조건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면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자갈밭이라도 누구나 성실하게 잘 가꾸면 6개월이 지나 옥토로 변하기 마련이다. 영업 자갈밭을 옥토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마찬가지로 내 환경과 성격에 맞춰 자갈과 같은 업체는 제외로 하고 고른 흙과 같은 업체를 선별해 공을 들여야 한다. 단단한 자갈처럼 매출이 작고 수금이 힘든 업체는 골라내어 서서히 거래를 끊고 신선한 흙처럼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해갔다. 빠져나간 업체만큼 신규업체를 채우고 시간이 흐르자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영업은 머리를 써서 하는 것이다. 오래된 전화기와 무거운 카탈로그를 들고 다니는 것 보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가볍고 큰 화면의 노트북을 활용해야 한다. 불편하고 힘들게 영업하지 말자. 이왕이면 쉽고 편안하게 영업을 하자. 

글_천진규 CRETEC 영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