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걱정되면 디자인을 바꿔보라
이제는 소비자 중심의 사회
기업경영에서 ‘디자인’은 가장 중요한 경영전략이다. 기업을 새롭게 할 때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디자인이다. 과거 제조업의 흐름은 생산만 하면 팔리는 생산자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공장자동화에 의한 과잉생산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커지면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기업은 3대째 망치를 제조하고 있어 망치를 생산하는 단조, 열처리 기술은 오랜 경험을 통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시장점유율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독일 망치나 일본 망치는 자사 제품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들어와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다고 판단했으나 오판이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훨씬 비싼 일본, 독일산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망치가 튼튼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디자인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많이 소홀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부분 소규모 회사들의 BI(회사로고),나 CI(제품로고)는 내용 전달에 충실하다보니 브랜드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망치도 디자인이 생명이다
우리나라의 망치를 세계적인 망치로 만들기 위해서는 3대째 이어온 기술력에 전문적인 디자인을 융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제품디자인이 먼저다. 제품의 기능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무게중심과 원심력의 방향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망치의 헤드부분과 손잡이의 연결방식, 손잡이의 그립감, 못을 빼는 편리성 등 다양한 부분을 디자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단순하게 다른 망치를 참고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동차의 기어봉, 전기면도기의 손잡이, 배관의 결합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우수한 제품들을 벤치마킹했다. 또한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산학연협력사업을 통해 한밭대 산업디자인과 김장석 교수의 협력을 받아 제품디자인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산학연협력사업을 시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지만 나는 다양한 디자인 모델일 작업을 통해 망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공구에 접목할 수 있도록 디자인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손잡이 디자인 하나로 얻는 이득
망치손잡이 부분을 예로 든다면 500여 개 다양한 부분의 손잡이를 분석해 대략 30가지로 추출했다. 이것을 토대로 모델링해 망치손잡이를 디자인한 것이어서 경쟁사의 제품보다 그립감이 우수하고 미끄러지지 않으며 모양도 전통방식의 빗살무늬를 살린 멋지고 우수한 제품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다. 자루와 연결 방식을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갖게 되면서 다양한 제품에 응용이 가능해졌다. 현실적으로 영창에서 프리미엄제품으로 출시되는 BHS의 망치의 경우가 그에 해당되어 통일성 있는 손잡이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 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제품의 원재료 재고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재고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제품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각 디자인이다. 시각디자인이야 말로 회사와 제품에 대한 브랜드이미지를 높게 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하지만 시각디자인 부분은 좋은 제품 디자인을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BI도 기존엔 회사명의 이름을 중점적으로 했다면 새로운 BI디자인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브랜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영창의 BI같은 경우 회사명을 영문으로 작성하되 바다에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BHS의 CI는 어머니의 성함 배현숙(Bae Hyun Sook)의 이니셜을 기초로 해서 BHS가 생겼으며 (Best Hammer Style)의 이중적인 의미도 담겨있다. 또한 단조의 특성인 직선을 더욱 강조한 디자인이다. 이렇듯 새로운 BI디자인은 그 의미가 담겨있어야 한다.
제품 이미지와 컬러 마케팅
박스디자인과 상표디자인도 단순히 내용전달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컬러도 같이 디자인되어야 한다. 삼성하면 파란색, SK하면 빨간색 등 특정회사에 대표되는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사는 제품별 고유의 색깔을 지정하고 박스와 상표를 동일한 색으로 디자인하였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를 때 파란색 망치, 빨간색 망치등 색깔별로 선택할 수 있어 제품 선택도 쉬워진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 마케팅, 컬러 마케팅이다. 근래에 경제부분에서 가장 많이 하는 화두가 되는 말 중에 하나로 융복합이 있다. IOT(사물인터넷)는 실생활을 IT에 접목한다는 경제 융복합 중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소규모 제조업체에서는 이렇게 IT와 사물의 융복합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과의 융복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제품들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디자인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은 바로 명품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뿐 아리나 미국, EU, 아세안 등의 나라들과 FTA를 체결했다. 점점 시장이 글로벌화 되고 있다는 뜻이다. 자사와 같은 많은 소규모 제조회사들의 제품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대두되어야 할 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글_이건우 영창단조공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