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택시 왜 한국엔 없지?
공유경제 이해하기
스마트폰 하나로 뭐든 ‘공유’하는 시대
우리가 살아가는 동네를 돌아보자. 얼마나 많은 차량이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는가?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하나의 제품을 온전히 소유하는 것 자체가 매우 효율성 떨어지는 자원 활용의 방식임은 분명하다.
그럼 왜 최근 몇 년 동안 공유경제라는 키워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이유로 모바일인터넷 기술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가장 현격한 변화는 스마트폰이 거대한 리모컨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를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PC시대에는 인터넷을 통해 주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PC가 위치한 사무실, 집으로 달려가야 했지만, 지금 시대에는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지고 배터리만 가득 차 있다면 언제든지 인터넷에 연결되어 어떠한 형태의 주문이든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권이 확장된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수요 공급 실시간 매칭 서비스 ‘우버’ & ‘디디추싱’
공유경제를 가장 잘 상징하는 기업은 미국의 우버(Uber)다. 모바일앱 서비스인 우버는 전세계 68개국, 520여 도시에서 면허증과 차량을 보유한 누구에게나 우버운전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심지어 차량 구입 자금도 지원한다. 미국 서부에서 시작된 우버 서비스는 이전에 미국 택시산업에 팽배했던 문제점인 택시의 절대 대수 부족, 불친절한 서비스를 단숨에 개선하면서 전통적 택시 산업에 거대한 타격을 주었다. 철저히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매칭(matching)하면서 서비스 공급자의 시간낭비 최소화에 기여하였고,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서비스 품질의 현격한 향상을 선사했다. 우버를 탑승하고 내린 고객들은 지속적으로 실시간 평가를 운전자를 향해 실시하고, 운전자는 데이터에 기반한 객관적 평가를 우버로부터 받게 된다.
중국판 우버에 해당하는 디디추싱은 중국의 대표적 공유경제 기업이다. 디디추싱 서비스를 통해 창출된 일자리만도 1,750만명에 달한다. 북경과 상하이의 지독한 교통체증은 디디추싱의 등장 이후 현격히 감소되었다. 택시를 탑승하기 5분 전에 디디추싱 앱으로 주변의 택시를 부르고, 택시 운전자나 소비자 모두 약속된 정확한 장소로 모바일 지도를 보고 찾아가면 그만이다. 도착하면 스마트폰으로 알람이 오고, 그때 준비해서 내려가면 친절한 기사님이 문을 열어준다. 디디추싱은 아시아적 특수성을 반영한 콜택시 앱에서 시작했다. 한국, 일본, 중국 모두 대도시 길거리에 택시가 부족하진 않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은 우버와 동일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버 블랙에 해당하는 디디추싱의 쫜처 서비스를 이용하면 서비스의 품질은 그야말로 세계 최강이다. 검은 양복을 입은 기사님이 문을 열어주고 뒷좌석에는 고급 생수와 티슈가 비치되어 있으며 심지어 예쁜 꽃이 놓여있는 경우도 있다. 공유경제는 중국 대륙의 서비스 품질 향상에도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디디추싱의 서비스는 교통을 담당하는 전세계 공유경제 모바일 서비스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고 편리하다. 10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모바일 시장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 된지 이미 오래다.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소비자들을 중독시킨 디디추싱은 택시, 일반차량, 버스, 카풀, 대리기사에 이르기 까지 교통과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 구색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간편결제 서비스 또한 편리하게 연계되어 있어 아무런 추가적 행위 없이 하차하면 자동으로 약속된 운임이 결제된다.
한국은 규제 많아 우버 잘 안돼
한국 카카오택시는 우버, 디디추싱에 비교하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물론 택시를 스마트폰을 통해 부른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하지만, 지급결제 방식도 간편치 않고, 우버와 유사한 일반 차량을 통한 공유형 서비스는 규제에 막혀서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중국에 공히 존재하는 유연운임제도 한국에선 규제로 막혀있는 불가능한 시도다. 우버, 디디추싱 모두 비오는 날이나 특별히 혼잡한 날에는 더 높은 운임을 제공하면 더 빨리 차량이 배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연운임제도가 존재한다. 길거리에 빈 택시가 안 잡혀서 고생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기술 혁신가들은 기성세대와 충돌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여전히 한국에서 우버, 에어
비앤비는 본격적 서비스를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4차산업혁명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변화의 한 축으로 바라봐야 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기술의 발달은 공유경제의 흐름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이다. 공유경제를 지배하는 기업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연결을 이뤄주면서 데이터를 선물로 받고, 축적된 데이터는 인공지능에 의해 분석되어 미래에 더욱 효율적인 수요 공급의 매칭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정권변화의 기로에 놓여있다. 정치변화는 경제정책의 변화와 별개가 아니다.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공유경제의 개념을 담아내야 미래 대한민국 경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니고 트렌드를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긍정과 희망의 마음으로 한국판 공유경제 산업의 중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