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넌 누구니?
1차 산업혁명(18세기)
증기기관의 등장, 기계가 근육을 대체하다
1712년 제임스와트가 증기엔진을 발명한 이래 급속도로 진행된 산업혁명은 인간과 동물이 담당했던 육체노동을 기계로 대체했다. 승부의 관건은 노동력의 숫자가 아니라 기계에 투자할 자본의 크기로 바뀌었다.
2차 산업혁명(19세기)
발명의 시대, 미국식 대기업이 창궐하다
1876년 벨은 전화를 발명했고, 1885년 AT&T를 설립했다. 통신산업은 라디오와 TV로 이어지면서 인류의 소통 방식과 여가를 즐기는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1892년 에디슨에 의해 설립된 제너럴일렉트릭은 산업 전반에 걸친 전기화(electrification)를 이끌었다. 전구와 전동모터에서 터빈, 제트엔진으로 사업을 확장·진화했고, 오늘날 전력생산설비 1위 기업이 됐다. 1903년 헨리포드는 포디즘(Fordism)으로 상징되는 대량생산 시스템을 선보인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일사 분란한 분업화 시스템은 생산효율을 극대화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들 미국식 대기업들은 오늘날까지 꾸준히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20세기)
컴퓨터의 등장과 자동화
컴퓨터의 등장은 연산의 속도를 빛의 속도로 향상시켰다. 기계가 정보의 처리를 담당하게 되면서 동시에 생산시설의 자동화 또한 급속히 이뤄졌다. 공장에는 자동화된 로봇들이 점점 자리를 늘려나갔고, 생산라인에서 사람이 설자리는 점점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은 자동화된 공장을 컨트롤하는 존재로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했다.
4차 산업혁명(지금)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
스마트한 기계들로 가득 찬 공장의 효율은 급격히 증대된다. 재고는 최소화되고, 기계의 결함은 나타나기도 전에 예상되고 사전에 예방된다. 동시에 불량품도 데이터분석에 따른 정확한 예측으로 최소화된다. 수요와 생산량의 관리 또한 실시간 데이터분석 결과에 따라 인공지능의 판단에 근거해서 이뤄진다. 기술의 발전으로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비용효율이 상승할수록 데이터의 양은 그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급증하게 된다. 그렇게 가상의 구름(Cloud Computing) 속에 수집된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는 분석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데이터분석은 스마트공장, 스마트도시, 스마트한 모든 것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처럼 현실의 차가운 기계와 기계가 말랑한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진화하는 것을 가상적 물리적(Cyber Physical) 생산시스템이라 부르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회적’ 기계들의 교신하는 망, 더 쉽게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계들의 SNS!
로봇과 로봇은 서로 소통(Machine to Machine, M2M)하면서 스마트한 공장의 일원으로서 협력을 하도록 설계된다. 이제 데이터를 통한 소통의 가짓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사람과 사람의 교신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의 숫자는 전세계 인구수의 몇 배, 몇 십 배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초연결된 세상은 모든 것들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쏟아내고 이들 빅데이터는 분석되고, 기계에 의해 맥락이 파악되고, 예측되고, 통제된다. 지금도 인공지능이 창조하는 부가가치는 인간의 지적 판단능력으로 창조하던 부가가치를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존재론적 성찰은 더 이상 의미 없는 명제일지도 모른다. 이제 인류는 합리적 판단의 역할을 기계에게 넘겨주어야 할지도 모른다. 마치 땀나는 육체노동을 기계에게 넘겨주었던 1차 산업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저성장 이겨내려면 4차 산업혁명 따르라
4차 산업혁명 뭐 대수냐고, 실체가 있냐고 하는데…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다 우리는 영영 세계 경제 20위권 밖으로 밀려난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이제 100년 전 농업의 숙명이 되어간다. 과거 80% 이상의 노동력이 농업에 집중됐었다. 지금은 10% 미만이다. 20년 후 제조업에 종사할 인구는 10% 미만이다. 이제 우리는 로봇과 인공지능을 창조하는 4차 산업혁명의 창조가가 되거나, 혹은 미래를 앞서가는 전도유망한 창조가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 혹은 육체노동, 지식노동에서 소외된 절대다수가 즐길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혁신적 기술이 창조하는 미래는 놀라움을 안겨주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노동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할 수많은 인간들의 모습에 불안과 초조함도 늘어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준비되어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3차 산업혁명의 심화를 꿈꾸며 시대착오적이고 근거 없는 기대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현재 전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대량실업, 저성장 기조는 이러한 산업 구조변화의 신호탄이다. 이걸 일시적이다 생각하면 완전 오판이다. 데이터산업에 목숨 걸어야 글로벌 대량 실업에서 한국의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다. 인공지능의 핵심을 담당해야 인공지능을 위한 저임금 파트타임 일자리로 전락하지 않는다. 과거 중세시대에 영주의 지위를 데이터 생태계를 장악하는 기술혁신 창업가들이 이미 누리고 있다. 기술 길목 차단으로 소비자의 손가락을 중독 시키고, 이제는 귀를 현혹하고 있다. “알렉사? 구글?” 근본적으로 경제, 산업의 틀을 재편하지 않으면 과거로 남겨지고 화석처럼 땅 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국가의 기간산업 그 중심에 ‘데이터’를 위치시켜야 미래의 냄새를 좀 맡을 수 있다. 데이터로 혁신하는 새로운 도전자에게는 일정 기간의 선점 우위를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었으면 당연히 그 영역에선 경쟁자 나오기 전까진 독점 아닌가? 데이터 혁신가들에게 독점의 달콤함을 선사해주어야 미래가 그려진다. 과거 대기업 재단하던 잣대로 데이터 혁신가들을 줄세우면 우리의 미래는 미국, 중국의 혁신가들이 비자발적으로 혁신할 것이다. 그때 가서 후회하면 늦어도 너무 늦다.